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항모 배치에 이란 실사격 훈련 맞대응...호르무즈 해협 ‘일촉즉발’

글로벌이코노믹

美 항모 배치에 이란 실사격 훈련 맞대응...호르무즈 해협 ‘일촉즉발’

세계 에너지 동맥에 실탄 쏟아붓는 이란... 해상 봉쇄 위협에 글로벌 경제 ‘긴장’
미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전단 전진 배치... “도발 시 압도적 타격” 강력 경고
‘종이 호랑이’ 아닌 실질 위협, 350대 1 기뢰 전술과 고속정 군집 공격 태세 완비
좁아지는 해상 통로, 오판에 의한 우발적 충돌 가능성 최고조... 중동 전운 고조
이란 미사일들이 테헤란의 한 공원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 미사일들이 테헤란의 한 공원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중동의 화약고 호르무즈 해협에 다시금 전운이 짙게 깔리고 있다.

31일(현지시각) 이란 국영 언론을 인용한 온라인 군사 전문매체 아미 레코그니션(Army Recognition)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부터 이틀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규모 실사격 해상 훈련에 돌입했다. 이번 훈련은 미 해군의 전략 자산이 증강 배치된 시점과 맞물려 있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수송로인 이 해협의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실탄 사격 훈련 개시와 함께 해당 해역을 통과하는 전 세계 상선들에 대해 항행 경고를 발령했다. 이는 미국이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을 현지에 도착시키고 미 주도의 합동 훈련을 시작하며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나온 정면 대응이다.

세계 석유 20% 통로... 테헤란의 ‘지정학적 인질’ 전략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석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다. 폭이 가장 좁은 지점이 약 38km에 불과해 이란이 이곳에서 군사 활동을 벌이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해운사들은 항로 변경과 보험료 폭등이라는 경제적 직격탄을 맞게 된다.

테헤란은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직접적인 전면전 없이도 서방 세계에 강력한 경제적 손실을 강요하는 ‘억지력’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이틀 연속 실사격 발표 역시 해상 물류 시스템을 마비시켜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응하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 중부사령부 “비정상적 접근 용납 불가”... 압도적 화력으로 대응

미국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번 이란의 훈련이 발표되기 불과 이틀 전, 중동 작전 지역 전반에 걸친 전투 공군력 배치 및 유지 능력을 시연하는 자체 훈련을 공표했다. 이는 우방국들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장기적인 위기 상황에서도 작전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특히 중부사령부는 이란 고속정이 미군 함정에 근접하거나 저고도 위협 비행을 하는 등의 ‘안전하지 않은’ 기동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좁은 해협 내에서 양측의 군사력이 밀집되면서 사소한 오판이 대규모 교전으로 번질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벌떼 전술’ vs ‘첨단 항모’... 비대칭 전력의 충돌

양측의 전력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약 2만 명의 병력과 131척에 달하는 소형 함정을 동원한 ‘비대칭 압박’에 특화되어 있다. 샤히드 솔레이마니급 미사일 순찰정 등 소형 고속정들은 군집 전술(Swarming)을 통해 미군의 방어 자산을 분산시키고 작전 스트레스를 극대화한다.

또한 이란은 연안 방어 포대에 누르, 가데르 등 다양한 대함 미사일을 배치해 해협 전체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여기에 은밀하게 부설되는 해상 기뢰는 저비용으로 해상 교통을 장기간 마비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이에 맞서는 미군은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타격단을 중심으로 압도적인 제공권과 정밀 타격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5,000명의 병력을 태운 항모와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 편대, 그리고 유도 미사일 구축함 델버트 D. 블랙함 등은 강력한 공중 및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하며 이란의 도발 의지를 꺾으려 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강압적인 태세를 굽히지 않으면서 긴장 완화의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며, “가장 큰 위험은 의도치 않은 우발적 사건이 걷잡을 수 없는 군사적 충돌로 급격히 전개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