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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유럽, ‘제2의 석유’ 브라질 희토류 두고 7억 달러 ‘쩐의 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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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유럽, ‘제2의 석유’ 브라질 희토류 두고 7억 달러 ‘쩐의 전쟁’ 격화

서방 자본 7억 달러 투입… 중국 공급망 독점 맞서 브라질 ‘세계 2위’ 매장량 정조준
미국, 세라 베르데에 5억 달러 파격 금융 지원… 글로벌 공급망 ‘탈중국’ 신호탄
룰라 정부 “단순 수출 넘어 제련 허브로”… 자원 민족주의 결합한 G3 각축장 부상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이 브라질에서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이 브라질에서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지난 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첨단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이 브라질에서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브라질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요충지로 떠오르면서, 최근 2년간 이 분야에 유입된 서방 자금만 7억 달러(약 1조 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EU, 중국 ‘자원 무기화’ 맞불… 브라질에 7억 달러 ‘금융 화력’ 집중


브라질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으나 그동안 개발 속도는 더디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핵심 광물 수출을 제한하며 자원을 무기화하자 상황이 반전됐다.

중국의 ‘공급망 독점’에 위기감을 느낀 서방 국가들이 브라질을 대안으로 낙점하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자체 분석을 통해 최근 2년간 브라질 희토류 프로젝트에 유입된 지분 및 부채 조달 금액이 7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상당수가 서방 자본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국은 단일 사업 중 유일하게 상업 가동 중인 ‘세라 베르데(Serra Verde)’ 광산에 5억6500만 달러(약 82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결정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유럽 역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직접 나서 브라질과의 핵심 원자재 공동 투자 협정을 논의 중이다.

오는 3월에는 브라질 수출투자진흥공사(ApexBrasil) 행사를 통해 희토류, 니켈, 리튬 등 5개 주요 광산 프로젝트에 대한 유럽 측의 추가 지원책이 공개될 예정이다.

중국의 ‘수성’ vs 서방의 ‘탈환’… 중(重)희토류 확보 경쟁 가열

중국 역시 브라질 내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필사적이다. 현재 브라질에서 개발 중인 최소 6개의 광산 프로젝트 다수가 중국계 투자펀드나 자동차 기업들로부터 협력 제안을 받은 상태다.

중국은 특히 전기차 모터와 풍력 터빈의 필수 소재인 디스프로슘(Dysprosium), 테르븀(Terbium) 등 ‘중(重)희토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현지 광산 기업들은 ‘탈중국’을 원하는 서방과의 협력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호주 광산업체 비리디스(Viridis)의 라파엘 모레노 최고경영자(CEO)는 “서방 공급망을 따르기로 한 전략적 결정이 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메테오릭 리소시스(Meteoric Resources) 또한 미국 내 가공 공장에 원료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비중국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자원 확보를 넘어선 지정학적 대리전으로 해석한다. 리스크 관리 기업 ‘레인(Rane)’의 마리오 브라가 분석가는 “브라질은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강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브라질의 막대한 잠재력이 미·중·유럽 모두를 끌어들이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브라질 ‘제련 국산화’ 선언… 글로벌 공급망 판도 뒤흔드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단순한 원광 수출국을 넘어 자국 내에서 직접 희토류를 정제하고 가공하는 ‘제련 허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석만 팔아 이득을 챙기던 과거의 자원 외교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동맹국끼리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관점에서 브라질은 최적의 파트너”라며 브라질 내 정제 시설 구축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테라 브라질 미네랄(Terra Brasil Minerals) 등 현지 벤처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제련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는 원료 채굴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이어지는 가치사슬(Value Chain)을 중국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완성하려는 서방의 전략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

업계에서는 브라질의 부상이 향후 10년 내 글로벌 희토류 시장의 독점 구조를 깨뜨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