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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대신 전쟁터로” 트럼프의 냉혹한 회항 명령…수리 급한 포드함 중동 사지로 유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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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대신 전쟁터로” 트럼프의 냉혹한 회항 명령…수리 급한 포드함 중동 사지로 유턴

정비 경고 묵살한 백악관의 ‘올인’…이란 압박 위해 세계 최대 항모 전격 투입
“8개월 만의 귀환 무산” 승조원 가족들 절규…미 해군 수뇌부 전력 붕괴 우려 속 강행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존 C. 스테니스(CVN 74)가 해상에서 수직 보급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미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존 C. 스테니스(CVN 74)가 해상에서 수직 보급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미 해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 2척을 동시 상시 배치하는 강경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따라 대서양에서 정비를 앞두고 있던 항모 제럴드 R. 포드함이 전격적으로 중동행 명령을 받으면서 미 해군 전력 운용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결정은 이란의 잠재적 도발을 억제하려는 백악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지만, 미 해군 내부에서는 장비 노후화와 장병 복지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2월 13일 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대 항모인 제럴드 R. 포드함의 배치 기간을 8개월 연장하라는 파격적인 지시를 내렸다. 당초 포드함은 오랜 임무를 마치고 버지니아주 노퍽항으로 복귀해 필수적인 정비와 수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이번 명령으로 대서양을 다시 횡단하여 중동 해역으로 기수를 돌리게 되었다. 이로 인해 약 4200명에 달하는 승조원들은 고국으로의 귀환 대신 연장된 위험 지역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으며, 미 해군사령부는 급박하게 바뀐 일정에 따라 전력 재배치에 돌입했다.

정비 경고 묵살한 백악관의 강행군과 해군의 고충


미 해군 지도부는 포드함이 이미 장기간 운용으로 인해 기계적 결함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제때 정비를 받지 못할 경우 차후 작전 수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해 왔다. 하지만 백악관은 중동에서의 억제력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는 논리로 정비 일정 연장을 강행했다. 해군 전문가들은 항모 정비 주기가 한 번 어긋나면 전체 항모 타격단의 로테이션 시스템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결국 다른 항모들의 업무 부하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CSIS가 경고하는 도착 후 사용 압박과 분쟁 가능성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워싱턴의 주요 싱크탱크들은 항모가 현지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발생하는 정치적, 군사적 압력에 주목하고 있다. 항모 2척이 중동에 집결하게 되면 미국은 이를 활용한 더 공세적인 작전을 펼치라는 압박을 받게 되며, 이는 이란과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압도적인 전력이 배치되었음에도 이란이 비대칭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경우, 미국이 이를 진압하기 위해 항모 전력을 실제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장병 가족들의 고통과 군 사기 저하 문제 대두


갑작스러운 배치 연장 통보는 포드함 승조원과 그 가족들에게도 심각한 심리적 타격을 주고 있다. 이미 8개월간의 임무를 마치고 재회를 기대했던 가족들은 다시 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군 내부에서는 이러한 무리한 작전 연장이 장기적으로 숙련된 인적 자원의 이탈을 가중시키고 모병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개인의 희생을 무한정 강요하는 방식이 현대 미군의 사기 관리에 심각한 결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식 최대 압박 전략의 시험대와 외교적 파장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힘을 통한 평화 기조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하지만 동맹국들과의 조율 없이 독자적으로 결정된 대규모 전력 배치가 지역 정세에 안정보다는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미국이 자국의 해상 전력을 한계점까지 밀어붙이면서까지 이란을 압박하는 전략이 실제로 테헤란의 행동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미 해군의 기초 체력만 소진하는 결과를 초래할지는 향후 수개월간의 전개 상황에 달려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