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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무장한 中 휴머노이드, 연구용 시장 잠식… 국내 로봇 산업 '알고리즘 고도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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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무장한 中 휴머노이드, 연구용 시장 잠식… 국내 로봇 산업 '알고리즘 고도화' 시급

엔진아이 'PM01', 고난도 전방 공중제비 성공하며 기술 실체 입증
32kg 경량화로 민첩성 확보… 유니트리·부스터와 '소형 로봇' 3파전
하드웨어 상향평준화 속 '소프트웨어 차별화'가 생존 열쇠
중국 로봇 기업 엔진아이(EngineAI)는 차세대 소형 휴머노이드 'PM01'를 공개하고 시연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로봇 기업 엔진아이(EngineAI)는 차세대 소형 휴머노이드 'PM01'를 공개하고 시연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로봇 시장의 하드웨어 상향평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소형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기술 실체'를 앞세워 시장 주도권 굳히기에 나섰다.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IT 전문 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은 중국 로봇 기업 엔진아이(EngineAI)가 공개한 차세대 소형 휴머노이드 'PM01'의 시연 결과를 집중 보도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히 외형을 모방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의 동적 평형 감각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국내 로봇 업계에 기술적 대응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CGI 논란' 정면 돌파한 엔진아이… 동적 안정성 한계 극복

PM01의 핵심 경쟁력은 외부 충격을 실시간으로 상쇄하는 '회복 탄력성'에 있다. 공개된 영상에서 PM01은 보행 중 가해지는 강력한 외력에도 0.001초 단위의 미세 조정을 통해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는 내부 센서와 액추에이터(구동기)가 유기적으로 협응하며 지면과의 접지력을 유지한 결과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로봇 공학의 난제로 꼽히는 '전방 공중제비(Front Flip)' 성공이다. 통상적으로 무게 중심이 지지점보다 앞서 나가기 때문에 뒤로 도는 백플립보다 제어가 까다롭지만, PM01은 정교한 코어 근육 안정화 기술을 통해 이를 소화했다.

이러한 기술력 과시는 최근 중국산 로봇을 둘러싼 '컴퓨터 그래픽(CGI) 조작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엔진아이는 최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로봇에게 타격을 당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기술의 신뢰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경량화·고성능' 투트랙 전략… 소형 휴머노이드 3파전 격화


PM01의 성능 비결은 철저히 계산된 소형화와 경량화 설계에 있다. 엔진아이의 대형 플래그십 모델인 SE01과 비교할 때, PM01은 키가 27cm 더 작고 무게는 8kg가량 가벼운 약 32kg(약 70파운드)으로 제작됐다. 이러한 소형화는 단순한 크기 축소를 넘어 민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PM01은 알루미늄 합금 외골격을 채택해 내구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낮은 무게 중심을 설계에 반영해 착지 시 관절에 가해지는 기계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물리적 우위를 점했다.

연산 인프라 측면에서도 인텔 리얼센스(Intel RealSense) 깊이 카메라와 엔비디아 젯슨 오린(NVIDIA Jetson Orin) 칩을 탑재해 복잡한 인공지능(AI) 연산을 현장에서 즉시 처리하는 고성능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소형 휴머노이드 시장은 유니트리(Unitree)의 'G1', 부스터(Booster)의 'T1'과 함께 PM01이 가세하며 3파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PM01은 24개의 자유도(DoF)를 바탕으로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며, 특히 초속 2m(시속 약 7.2km)의 빠른 이동 속도를 기록해 경쟁 모델인 T1(초속 1.2m)을 앞서는 등 주요 성능 지표에서 우월한 수치를 기록했다.

하드웨어는 '중국', 소프트웨어는 '미국'… 기술적 지향점은?


현재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은 테슬라의 '옵티머스'로 대표되는 대형 범용 로봇과 중국 중심의 소형 연구용 로봇으로 양분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단가를 낮추는 동시에 실제 구동 영상을 공격적으로 배포하며 글로벌 연구소의 '표준 플랫폼' 자리를 노리고 있다.

로봇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로봇의 유연한 움직임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하드웨어 조립 능력보다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응하는 신경망 제어 알고리즘의 최적화 수준이 향후 패권을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PM01 역시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되기에는 낮은 하중 지지 능력과 짧은 배터리 수명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여전하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냉정한 평가도 공존한다.

지능형 제어 알고리즘 집중 투자…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 관건


엔진아이 PM01의 등장은 로봇이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국이 가성비와 기술력을 결합해 연구용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은 국내 로봇 산업에 명확한 지향점을 제시한다.

이제는 단순히 '걷는 로봇'을 만드는 단계를 넘어, 복잡한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회복하는 '지능형 제어 알고리즘'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드웨어의 범용화 추세 속에서 우리만의 독보적인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적 선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