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장관 “군사적 한계 직면한 이란, 호르무즈 해협서 경제 교란 획책” 정조준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 200억 달러(약 29조7000억 원) 투입해 해상 무역 신뢰 회복 총력
'안전 통행' 최우선… 보험 지원과 해군 호송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 가동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 200억 달러(약 29조7000억 원) 투입해 해상 무역 신뢰 회복 총력
'안전 통행' 최우선… 보험 지원과 해군 호송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 가동
이미지 확대보기폭스비즈니스(FOX Business)가 지난 6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 재무장관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이란이 군사적 열세를 만회하고자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인질로 잡는 ‘경제 교란’ 작전에 돌입했다고 규정하고, 이를 좌초시키기 위한 연방 정부 차원의 전방위 대응책을 공식화했다.
이번 조치는 이란의 미사일 기지를 겨냥한 대대적인 공습과 동시에 진행되어, 군사적 압박과 경제적 안전망을 동시에 구축하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전략적 패러다임의 변화: 무력 충돌 너머 ‘글로벌 경제 교란’ 차단
현재 중동 정세는 이란이 군사적 정면대결보다는 해상 통행 차단을 통한 경제적 타격으로 전략을 급선회하는 양상이다.
베선트 장관은 인터뷰에서 "미군의 압도적인 타격으로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와 제조 시설 등 군사적 기반이 상당 부분 무력화되자, 이란이 '경제적 혼란'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미·이스라엘의 합동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를 담당하는 이 해협에서 민간 보험사들이 전쟁 위험을 이유로 보험 인수를 전격 중단하자, 글로벌 해운사들은 잇따라 운항을 멈췄다.
이란은 이를 틈타 미·이스라엘 관련 선박의 통행을 선별적으로 차단하며 글로벌 시장의 공포를 극대화하고 있다.
‘29조 원의 재보험 방어벽’… 금융 수단으로 이뤄낸 해상 공급망 복원
미국 정부는 민간 보험 시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를 앞세워 200억 달러(약 29조7000억 원) 규모의 재보험 프로그램을 즉각 가동했다.
이번 지원책은 단순한 금전적 보상을 넘어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을 지지하는 입체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2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유동성이 회전(Rolling) 방식으로 운영되어 실제 보증 규모는 서류상 수치를 상회하는 파급력을 가질 전망이다.
또한 보장 범위가 선체와 기계 장치는 물론 적재된 화물 전체를 포괄하며, 원유뿐 아니라 비료와 LNG 등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품목을 모두 포함했다는 점이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특히 이러한 강력한 금융 개입은 보험료 급등의 여파로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던 국제 유가에 직접적인 하방 압력을 가하는 실질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이란의 해상 봉쇄가 가져올 경제적 실익을 사전에 차단하는 일종의 '금융 장벽' 역할을 수행한다고 평가한다.
비대칭 보복 시나리오와 국내 산업계의 실질적 손익 향방
미국의 강력한 방어막 구축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정면대결을 피하며 사이버 테러나 호르무즈 외곽에서의 기습 나포 등 '비대칭 보복'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한 불안 요소다.
이란이 직접적인 해협 봉쇄 대신 물류 시스템 교란이나 산유국 정유 시설 타격이라는 우회로를 택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또 다른 변동성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러한 국면에서 한국의 정유 및 화학 업계는 미국의 재보험 지원으로 인한 '전쟁 프리미엄' 감소와 원가 부담 완화라는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산 원유 도입 비용이 낮아지며 정제마진 방어가 가능해지는 동시에, 원료 수급 불균형 해소에 따른 화학제품의 수익성 회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국의 보험 지원이 일시적인 '금융 방패'일 뿐 물리적 위험 자체를 완전히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며, 기업들이 이번 기회를 공급선 다변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에너지 안보의 마지노선… 해군 호송과 연계한 물리적 안전 확보
베선트 장관은 보험 지원이라는 경제적 수단에 더해, 필요시 미 중부사령부(CENTCOM)와 공조한 해군 구축함의 '호송 지원(Naval Escort)'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는 보험을 통한 재무적 보호와 해군을 통한 물리적 보호를 동시에 제공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과 중국 선박들이 해협을 무리 없이 통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우방국 선박들도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사령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향후 1~2주 내에 안전 통행을 재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이란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미국의 지정학적 결단으로 풀이된다.
공급망 정상화의 분수령… 한국형 에너지 대응 시나리오 가동해야
결과적으로 이번 베선트 장관의 발표는 이란의 도발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못하도록 선제적인 차단벽을 설치한 조치다. 미국이 '달러와 함대'라는 강력한 자산 두 가지를 동시에 투입함에 따라, 3월 중순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적 항행이 정상 궤도를 회복할지가 글로벌 경제 향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처지에서는 미국의 이러한 적극적인 개입이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정부와 산업계도 중동발 쇼크에 대비한 입체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