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석유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 석유시장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하고 세계 경제에도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세르 CEO는 회사가 며칠 안에 평상시 원유 수출량의 약 70%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중동 지역 충돌이 길어질수록 에너지 공급 차질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람코는 현재 홍해 연안 얀부 항구를 활용해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항구를 이용하면 하루 약 500만배럴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도 국제 시장으로 보낼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평소 하루 약 7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며 대부분 물량은 동부 해안에서 걸프 해역을 통해 출하된다. 그러나 이란의 선박 위협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 여파로 이라크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들도 생산량을 줄인 상태이며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 아람코는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10%를 담당하고 있어 회사 생산이나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실제로 이번 중동 전쟁 이후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10일 장중 배럴당 약 120달러(약 17만6000원)에 근접해 202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가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이 “매우 곧 끝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 불안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7개국(G7) 에너지 장관들도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협력해 전략비축유 방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이 같은 조치 기대감으로 국제 유가는 배럴당 약 90달러(약 13만2000원) 수준으로 다시 내려온 상태다.
올해 초 국제 유가는 배럴당 약 60달러(약 8만8000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사우디아람코는 원유 생산지인 동부 지역에서 홍해 얀부 항구까지 연결된 동서 송유관을 활용해 수출을 유지하고 있다. 이 송유관의 수송 능력은 하루 약 700만배럴로 알려져 있다.
다만 동부 지역 라스 타누라 정유시설이 지난 2일 공격을 받아 일부 정제 생산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세르 CEO는 일부 원유 등급의 생산이 감소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대부분 고객의 수요는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회사가 보유한 여유 생산 능력을 활용하면 필요할 경우 며칠 안에 생산을 다시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람코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조정 순이익이 약 1047억 달러(약 153조6000억 원)로 전년보다 약 5%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