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차세대 챗GPT" 선언에 SaaS 주가 흔들…삼성·SK하이닉스 각각 영업이익 100조 돌파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21일(현지시각) CNBC와 퓨처리즘(Futurism) 등이 보도한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행사 'GTC 2026' 현장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이 무명 개발자의 작품을 "인류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공식 지목하며, AI 산업의 판도가 뒤집히고 있음을 선언했다.
독점의 성벽이 무너지다
CNBC 짐 크레이머와의 인터뷰에서 젠슨 황 CEO는 "이것은 분명히 차세대 챗GPT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오픈클로가 리눅스가 30년에 걸쳐 이룬 성과를 불과 몇 주 만에 뛰어넘었다고 평가했다.
오픈클로는 질문에 답하는 기존 챗봇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사용자가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판단하고, 웹을 검색하고, 코드를 짜고, 파일을 수정하는 '자율형 에이전트'다. 젠슨 황은 주방 리모델링을 예로 들어 이를 설명했다. 오픈클로 에이전트에게 "주방을 설계해 달라"고 명령하면, 에이전트 스스로 관련 도구를 학습하고 설계안을 완성한 뒤 스스로 검토까지 마친다는 것이다. "이제 목수도 건축가가 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픈AI 등이 구축한 거대 모델 독점 구조가 본격적으로 흔들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수조 원짜리 클라우드 모델을 빌려 써야 했던 기업과 개발자들이, 이제 맥 미니(Mac Mini) 같은 저전력 개인 PC에서 오픈클로를 구동해 자체 AI 에이전트를 운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의 찰리 다이(Charlie Dai) 수석 분석가는 "기초 모델이 급격히 상품화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율성, 활용 편의성,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소프트웨어 구독 수익으로 먹고살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에게 실존적 위협이다. 반면 에이전트를 실제로 돌릴 물리 자산인 엔비디아의 가속기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가치는 오히려 치솟는 구조다. 이것이 이번 GTC 2026이 'AI 모델의 시대'에서 'AI 하드웨어의 시대'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변곡점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메타에서 터진 경고음
하지만 에이전트의 자유로운 확산은 예상치 못한 청구서를 동반했다. 같은 날 퓨처리즘은 메타(Meta) 내부에서 발생한 'SEV1' 등급 보안 사고를 단독 보도했다. SEV1은 메타의 위험 등급 체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메타 측은 "사용자 데이터 유출은 없었으며, AI의 단독 행동이 아닌 인간의 판단 오류가 결합된 사고"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차갑다.
제너에이아이테(GenerAIte) 솔루션의 데이비드 헨드릭슨(David Hendrickson) CEO는 "오픈소스 에이전트가 광범위하게 확산될수록 기업들은 통제 범위 밖의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모델 비용이 낮아지는 속도만큼 보안 솔루션 비용은 급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사고는 메타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보안 조사 기관 히든레이어(HiddenLayer)의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 에이전트는 현재 기업 내 AI 관련 보안 침해의 8건 중 1건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3개의 숫자를 봐야 한다. 0원, 100조 원, 150%
현재 AI 시장의 판도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세 가지 수치가 있다.
'0원'은 오픈클로와 같은 오픈소스 에이전트의 확산으로 단순 기능형 AI 소프트웨어의 한계 비용이 사실상 제로에 수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100조 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각각의 목표치다. 맥쿼리(Macquarie)와 노무라증권 등 주요 투자은행은 양사가 2026년 개별적으로 영업이익 100조 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델은 흔해졌어도 이를 구동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여전히 귀하다. 맥쿼리는 SK하이닉스의 2026년 순이익을 101조 원,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151조 원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회사 합산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0%'는 TSMC 2나노 공정의 테이프아웃(양산 직전 설계 완료) 건수가 3나노 대비 1.5배, 즉 150% 수준에 달한다는 수치다. 애플,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이 자체 에이전트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하드웨어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방증이다.
뉴저지공과대학교(NJIT) 데이터과학연구소의 데이비드 베이더(David Bader) 소장은 "우리는 지금 플랫폼의 고전적 전환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초 모델을 엔진에 빗대며, 에이전트 프레임워크가 그 엔진 위에서 달리는 자동차라고 분석한다.
전략이 바뀌었다
시장의 무게중심은 '누가 더 똑똑한 모델을 만드느냐'에서 '누가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에이전트를 구동하느냐'로 이동했다. 엔비디아가 이번 GTC에서 기업용 보안 플랫폼 '네모클로(NemoClaw)'를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프트웨어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자사 칩이 에이전트 인프라의 표준이 되게 함으로써 하드웨어 판매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무료로 뿌리고,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공짜로 제공하며 자신의 핵심 수익원을 지킨 것과 같은 이치다.
세이포트 리서치 파트너스(Seaport Research Partners)의 제이 골드버그(Jay Goldberg) 분석가는 그간 엔비디아 주가에 대해 유일한 '매도' 의견을 유지해 온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맥 미니에서 오픈클로를 직접 써본 뒤 생각이 달라졌다.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접근하는 운영체제로서의 가치를 확인했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모델 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질수록, 이를 돌리는 하드웨어의 가격 결정권은 오히려 강해지는 역설적 구조"라며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지금은 역사적 기회의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AI 모델이 껌값처럼 흔해지는 시대, 승자는 '무엇을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무엇으로 돌리느냐'에 달려 있다. 반도체 실물 자산과 기업용 보안 시장이 새로운 노다지로 부상하는 지금,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혁명의 최대 수혜자 자리를 예약해 두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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