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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유가 상승·엔화 약세에 투자자들 전략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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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유가 상승·엔화 약세에 투자자들 전략 재검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일본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는 가운데 일본 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전략이 재검토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 가까이 지난 가운데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와 아문디를 포함한 글로벌 펀드들은 일본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를 이미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안츠는 일본 국채를 다시 ‘언더웨이트’로 지정하고, 주식과 엔화에 대해서는 ‘뉴트럴(중립)’로 전환하며 옵션을 활용한 변동성 헤지를 진행하고 있다. 아문디도 일본 주식에 대한 ‘오버웨이트’ 비중을 줄이고 환율 개입 리스크를 의식해 엔화에 대해서는 ‘뉴트럴’로 설정했다.

일본 시장 투자자들은 스태그플레이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던 일본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경우 리스크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원유의 90% 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으로 원유 가격 상승으로 자국 경제에 가격 전가 압력을 파급시켜 가계를 압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일본이 직면한 적 없는 심각한 상황으로 원유 가격의 고공 행진이 장기화되면 소비 수요와 경제 활동을 저해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아문디 아시아 투자 책임자 플로리안 네토는 “유가 상승으로 일본은행의 정책 대응이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엔화가 더 하락하면 생활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가계에 대한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 포지션 리모델링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수익률 곡선 변화를 예상하고 포지션 리모델링을 서두르고 있다. 정책 긴축 전망으로 단기 수익률은 상승하는 반면, 장기 수익률은 성장 둔화 우려로 인해 상승 여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일본 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 신하라 켄스케는 인플레이션 리스크의 고조와 성장 전망의 악화를 감안할 때 장기채의 성과가 단기채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는 커브 플래트너 거래가 유리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스테판 리트너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일본 정부의 에너지 보조금 연장까지 더해져 일본 국채는 기술적, 펀더멘털 양면에서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엔화 약세는 지속...주식 시장도 ‘회복력 떨어진다’


시장에서는 엔화가 에너지 문제로 인해 매도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은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엔화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고,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안전자산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헤지펀드는 최근 2개월 간 엔화 숏 포지션(매도 포지션)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린 상태다.

관건은 엔화가치 하락으로 반사이익을 봤던 일본 주식 시장의 회복력이 스태그플레이션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발휘될 수 있는가에 쏠린다.

티 로우 프라이스 일본 주식 전략 포트폴리오 전문가 다니엘 헐리는 “일본의 스태그플레이션 환경 하에서 미치는 영향은 기업이 투입 비용 압박을 흡수하고 가격 결정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주식 시장에 대한 전반적 전망이 당장 바뀌지는 않겠지만, 우선 리스크는 우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내수 주도 섹터의 위험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일반 소비재나 운송, 공공사업 등 분야는 인플레이션 비용을 전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일본 시장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투자자들은 많다. DWS 아시아태평양(APAC) 최고투자책임자(CIO) 아이비 옹은 “현 단계에서 일본의 스태그플레이션은 기본 시나리오라기보다 테일 리스크다”라며 “원유 가격의 최종 정점 수준과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혼란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라는 두 가지 불확실성이 변수”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포지션 조정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일본의 회복 시나리오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미묘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일본 금융 당국 입장에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난제를 떠앉게 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알리안츠 리트너 매니저는 “시장은 일본은행이 안고 있는 딜레마를 아직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이제는 단 한 번의 ‘정책 실수’로 많은 것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