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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유가로 땅도 하늘도 얼어붙었다… 항공·생계비·기업 활동 동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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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유가로 땅도 하늘도 얼어붙었다… 항공·생계비·기업 활동 동시 압박

유류비 급등에 주유비·항공 운임 동반 상승
기업 차량 제한·출장 축소 확산, 생활재 수급 불안 가시화
LCC 이어 FSC까지 노선 감편… 하늘길 축소 본격화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닷새째인 31일 서울 영등포구의 1800원대 주유소에서 차량들이 주유하고 있다. 사진=이지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닷새째인 31일 서울 영등포구의 1800원대 주유소에서 차량들이 주유하고 있다. 사진=이지현 기자
2000원대 초고유가 시대에 따른 후폭풍이 정부·기업들뿐만 아니라 민생 경제에도 강력하게 불고 있다. 10부제 운행, 기업 원가비 절감, 항공기 운항 감편 등 정부와 기업들의 초고유가 대응과 함께 종량제 봉투 사재기 현상 등 민간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 전반의 이동과 생산이 동시에 위축되며 고유가 충격이 산업과 민생 전반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1890.0원으로 전날보다 7.9원 상승했고, 경유는 1880.7원으로 7.5원 올랐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942.0원, 경유는 1918.3원으로 각각 9.0원, 10.8원 상승했다.

정부는 앞서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한 데 이어 시행 닷새째를 맞은 31일 비축유 스와프 제도 운용을 공식화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4~5월 스와프를 활용해 수급 불안을 완화하고 필요시 비축유 방출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협약에 따른 방출 조치도 6월 초까지 병행될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전방위적 대응에도 기름값 상승세가 지속되자 주유소 이용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가격이 낮은 주유소로 차량이 몰리며 대기 차량이 늘어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에는 이용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고유가 여파는 민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프타 원료 수급 불안 우려가 확산되면서 종량제 봉투를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 상품값 상승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기업들도 차량 운행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5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시행한 이후 SK그룹은 전 사업장 차량 5부제를 도입했다. 삼성그룹은 전 사업장에서 차량 10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화그룹과 LG그룹·롯데그룹도 차량 운행 제한과 에너지 절감 조치를 강화했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차량 5부제를 전 계열사로 확대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운임과 운항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공사들은 다음 달부터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 할증료를 인상할 예정이며 운항 축소도 본격화되면서 하늘길도 좁아지고 있다.

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부 국제선 노선 비운항을 결정했으며, 일본·동남아·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감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대형항공사(FSC)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LCC인 티웨이항공이 가장 먼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데 이어 FSC인 아시아나항공도 26일 같은 결정을 내렸다. 31일에는 사태가 심화되며 업계 1위인 대한항공까지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아시아나항공은 FSC 중 처음으로 노선 감축까지 단행하면서 항공업계 전반으로 긴축 기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유가 급등이 촉발한 비용 상승은 단순한 에너지 가격 문제를 넘어 산업계의 생산성과 민생 경제 전반의 위축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노선 감축과 재계의 이동 제한 조치, 생활용품 수급 불안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경제의 인적·물적 교류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지현·최유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