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카타르산 운반선 통행 수주째 차단…글로벌 공급 20% 증발
JKM 가격 2022년 수준 위협…한전 적자·전기요금 인상 직결
JKM 가격 2022년 수준 위협…한전 적자·전기요금 인상 직결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 통신은 7일(현지시각) "이란 당국이 카타르산 LNG 운반선의 해협 통과를 수주째 전면 불허하고 있다"며 "공급 과잉을 낙관하던 시장이 심각한 공급 부족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보도했다.
유조선은 통과, 카타르 LNG만 막는다…'정밀 봉쇄'의 실체
이번 봉쇄의 특징은 선택성이다. 이란은 일반 유조선이나 유럽·일본 선적 선박에는 제한적 통행을 허용하면서도, 카타르 국적 LNG 운반선만을 집중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6일에도 카타르 LNG 운반선 2척이 해협 통과를 시도했으나 이란 측의 거부로 회항했다. 현재 페르시아만 내에 고립된 LNG 운반선은 10척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이란이 아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LNG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 서방과의 교섭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본다. 여기에 지난달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 라스라판(Ras Laffan) 가스전 가동이 중단된 상황까지 겹치면서, 비축 물량의 수출길마저 막힌 카타르 경제는 사실상 이중 압박에 놓였다.
JKM 일주일 만에 급등…2022년 에너지 위기 재현 우려
공급망 붕괴는 즉각적인 가격 충격으로 이어졌다. 아시아 LNG 현물 가격 지표인 JKM(Japan-Korea Marker)은 봉쇄 장기화 우려가 번지면서 일주일 새 급등, 2022년 유럽 에너지 위기 당시 수준을 위협하고 있다.
가스 확보가 막힌 일본과 방글라데시는 탄소중립 목표를 사실상 뒤로 미루고 석탄 발전 가동률을 높이는 '에너지 유턴'에 나섰다. 대만은 수억 달러의 프리미엄을 얹어 현물 LNG 물량 확보에 뛰어들었다.
가스 가격 충격은 전력 요금에 그치지 않는다. LNG는 석유화학(나프타 대체), 비료(암모니아 원료), 철강 등 제조업 전반의 핵심 원료이기도 하다. 가스값 폭등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제조업 원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공급망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국, 직접 타격권…SMP 상승·석유화학 수익성 악화 불가피
한국은 이번 사태의 방관자 위치가 아니다. LNG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에너지 구조상 세 가지 경로로 타격이 전이될 수 있다.
첫째, 전력 도매가격(SMP) 상승 압력이다.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매입하는 가격은 LNG 가격에 직접 연동된다. JKM 상승은 한전의 적자를 키우고, 중장기적으로는 가정·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둘째, 석유화학·철강업계의 수익성 압박이다. 원료로 LNG를 대량 소비하는 국내 화학·철강 기업들은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로, 글로벌 수요 둔화와 맞물리면 이중 악재가 된다.
셋째, 에너지 안보 전략의 재점검이다. 현재 117일분 수준으로 알려진 국내 가스 비축량의 실효성을 재검증하고, 카타르 편중에서 벗어난 도입선 다변화를 위한 외교 채널을 긴급 가동할 필요성이 커졌다.
트럼프 "해협 개방이 최우선"…향후 48시간이 분수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전쟁 종식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미·이란 협상 진전 여부가 시장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시장은 현재 세 가지 시나리오를 주시하고 있다. 미·이란 협상이 타결될 경우 가격의 급속한 하향 안정이 가능하다. 반면 부분 통행 허용과 대치 상태가 이어질 경우 LNG 가격은 고점 박스권을 형성하며 실물 경기 둔화를 자극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봉쇄가 장기화되거나 물리적 충돌이 확대되면 2022년급 글로벌 에너지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 JKM 및 유럽 TTF 가격 추이,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전 복구 소식, 미국 행정부의 대이란 제재 완화 시그널을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