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 공포 없앤 경구용 GLP-1 시대 개막…비만치료제 유통 혁명
노보노디스크와 가격 맞불 작전, 아마존 배송으로 환자 접근성 극대화
글로벌 제약 바이오 시장 판도 변화…주사제에서 알약으로 무게중심 이동
노보노디스크와 가격 맞불 작전, 아마존 배송으로 환자 접근성 극대화
글로벌 제약 바이오 시장 판도 변화…주사제에서 알약으로 무게중심 이동
이미지 확대보기비만치료제 시장의 패러다임이 ‘주사’에서 ‘알약’으로 급격한 하방 압력을 받으며 대전환기를 맞이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Eli Lilly)가 주사기 없는 비만 치료 시대를 열며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우존스(Dow Jones & Company)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9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경구용 비만치료제‘파운다요(Foundayo)’가 미국 전역에서 본격적인 공급에 들어갔다.
이는 이달 초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품목 허가를 획득한 지 불과 수일 만의 행보로, 경쟁사인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가 선점한 경구용 치료제 시장을 탈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149달러의 승부수’ 노보노디스크와 정면충돌
일라이릴리는 파운다요의 출시 가격을 시작 용량 기준 한 달 149달러(약 22만 원)로 확정하며 시장에 정면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앞서 경구용 치료제를 출시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 알약 버전 가격과 정확히 일치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양분하는 두 공룡 기업이 ‘가격 동결’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초기 점유율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도 불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공격적인 가격 책정은 단순히 경쟁사 견제를 넘어 비만 치료의 경제적 진입 장벽을 허무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고가의 주사제와 비교해 환자들이 느끼는 비용 부담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 보험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 환자들의 직접 구매 수요를 자극해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우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아마존 타고 흐르는 ‘유통 파괴’…병원 밖으로 나온 비만 치료
환자들은 원격 의료 서비스를 통해 처방전을 발급받은 뒤, 집 앞까지 배송되는 알약을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것만으로 체중 관리가 가능해졌다.
뉴욕 증시의 한 제약 담당 애널리스트는 지난 9일 인터뷰에서 "일라이릴리의 전략은 병원 문턱을 넘기 꺼려 하는 젊은 층과 직장인들을 정조준한 것"이라며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와 보관의 번거로움을 한 번에 해결한 경구용 제제가 온라인 유통망과 결합하면서 매출성장에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주사 치료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잠재적 고객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비만치료제가 일종의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글로벌 대사 질환 관리의 새 지평…국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
국내 의료계 역시 미국 현지의 파운다요 출시 속도와 환자들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구용 GLP-1 제제의 보급은 향후 국내 도입 시 건강보험 수가 책정 및 처방 가이드라인 수립에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알약 제형은 위장관 흡수율의 개인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국내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주사제 대비 복용 편의성은 압도적이지만, 음식물 섭취 여부에 따른 효능 변화 등 정밀한 복약 지도가 병행되어야 한다"며 "일라이릴리가 직접 판매 플랫폼을 강화하는 이유도 이러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여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파운다요가 출시 초기부터 폭발적인 수요를 기록하며 일라이릴리(LLY)의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사기 없는 비만 치료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제약 시장의 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향후 경구용 제제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보여줄 파급력이 전 세계 의료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