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에너지 등급제 시행 이어 2027년 2월 자가 교체 의무화 전면 도입
7년 수리 부품 공급 보장… 고환율 시대 ‘아이폰·갤럭시’ 유지비 지각변동 예고
7년 수리 부품 공급 보장… 고환율 시대 ‘아이폰·갤럭시’ 유지비 지각변동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폴란드의 유력 IT 전문 매체인 'gsmManiaK'의 20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EU는 '배터리 및 폐배터리 규정(Regulation 2023/1542)'에 의거해 오는 2027년 2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사용자 직접 배터리 교체' 설계를 의무화한다.
이번 조치는 환경 보호와 소비자 권익 강화를 명분으로 제조사가 기기 교체 주기를 인위적으로 단축하는 관행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취지다.
스마트폰도 가전처럼 등급 매긴다… 내년 6월 ‘에너지 라벨링’ 파고
EU 규제의 첫 번째 관문은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에너지 등급제'다. 오는 2025년 6월부터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은 냉장고나 세탁기처럼 에너지 효율 등급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이 등급은 단순히 전력 소모량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내구성과 전체 수명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산정된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갤럭시 S 시리즈 기본 모델이나 애플의 아이폰 일반 모델은 4000~5000mAh 수준의 배터리를 탑재하며 소위 '콤팩트 플래그십'의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고성능 프로세서와 AI 기능 탑재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기존 용량으로는 EU의 엄격한 수명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제조사들이 실리콘-탄소(Si-C) 배터리 기술을 도입해 소형기기에도 6000mAh급 대용량을 탑재하고 있다"며 "삼성과 애플 역시 내년 출시될 갤럭시 S26이나 아이폰 17부터 배터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설계 변경이 강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년 일체형 시대’ 종말… 2027년 자가 수리권 전면 개방
제조사는 전문 도구 없이 시중에서 흔히 구비된 도구만으로 사용자가 직접 배터리를 분리하고 새것으로 갈아 끼울 수 있는 구조를 구현해야 한다.
동시에 제조사의 사후 지원 책임도 대폭 강화된다. 제품 출시 후 최소 7년 동안 수리용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며, 사설 수리점에서 정품이 아닌 부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소프트웨어 기능을 차단하는 '부품 직렬화' 관행도 금지된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반면, 기기의 완성도는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드웨어 설계 전문가들은 "일체형 설계를 통해 확보했던 IP68 등급의 완벽한 방진·방수 기능을 탈착식 구조에서 유지하려면 상당한 기술적 비용과 두께 증가가 수반된다"며 "이 과정에서 단말기 출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독점 수리’ 체제 붕괴… 1470원대 고환율 속 유지비 절감 기대
금융권과 산업계는 EU의 이번 행보가 제조사 중심의 폐쇄적 서비스 생태계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7년간의 부품 공급 의무화는 기기 사용 수명을 연장해 전자 폐기물을 줄이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이는 그동안 공식 서비스 센터를 통한 수리 독점과 짧은 교체 주기로 수익을 창출해온 빅테크 기업들의 이익 구조에 균열을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21일 기준 1달러당 1,472.7원에 달하는 기록적인 고환율 환경에서 배터리 교체 및 수리비용은 소비자들에게 가중된 부담이었다.
자가 수리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소비자들이 고가의 공식 수리비용을 피할 수 있어 실질적인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EU가 USB-C 타입을 강제했을 때 애플이 결국 전 세계 모델의 단자를 교체했던 것처럼, 이번 규제 역시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027년 출시될 갤럭시 S28 시리즈부터, 애플은 아이폰 19 시리즈부터 완전히 새로운 설계 문법을 적용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