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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다음은 광케이블·레이저”... AI 폭발에 ‘빛의 공급망’ 사상 초유의 셧다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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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다음은 광케이블·레이저”... AI 폭발에 ‘빛의 공급망’ 사상 초유의 셧다운 위기

데이터센터 ‘전광학(All-Optical)’ 인프라 싹쓸이… 공급 한계 초과에 단가 폭등
400G서 1.6T 초고속 전환 ‘단 1년’… 코닝 10배 증설, 일본 후지쿠라 세 배 베팅
中, 원자재 통제로 서방 목줄 죄기… 중지이노라이트·이옵토링크 이익 최고 957% 폭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광풍이 메모리 칩과 중앙처리장치(CPU)를 넘어 반도체 가치사슬의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광통신(Optical Communication)’ 생태계마저 통째로 삼켜버렸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광풍이 메모리 칩과 중앙처리장치(CPU)를 넘어 반도체 가치사슬의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광통신(Optical Communication)’ 생태계마저 통째로 삼켜버렸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광풍이 메모리 칩과 중앙처리장치(CPU)를 넘어 반도체 가치사슬의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광통신(Optical Communication)’ 생태계마저 통째로 삼켜버렸다.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레이저, 광섬유, 송수신기(트랜시버) 수요가 전 세계 공장의 총생산 능력을 아득히 초과하면서 원자재 단가 폭등과 심각한 공급 절벽이 금융 시장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했다.

2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와 글로벌 정보기술(IT) 부품 공급망 분석에 따르면, 생성형 AI 모델 고도화로 서버 랙 간의 연산 속도를 받쳐줄 광학 하드웨어 주문이 기하학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AI 관련 광 트랜시버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지난해 165억 달러에서 올해 260억 달러(한화 약 39조 원)로 60% 이상 수직 상승할 것이라고 파격 전망했다.

“엔비디아가 다 묶었다” 추가 주문 제로… 코닝·후지쿠라 역대급 증설 랠리


가장 극단적인 병목 현상이 발생한 곳은 서버와 서버를 빛의 속도로 연결해 주는 ‘플러그형 광 트랜시버(Transceiver)’와 핵심 도화선인 ‘광섬유’ 시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대형 광섬유 제조사의 고위 관리자는 “전 세계 모든 공장의 할Allocation(용량 배정) 물량이 엔비디아를 비롯한 초거대 빅테크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에 의해 완전히 잠겨버렸다(Lock-in)”며 “일반 통신사나 중소기업이 지금 추가 주문을 넣어도 당장 내줄 수 있는 물량이 단 1미터도 없는 심각한 제약 상태”라고 공급망 현장의 비명을 전했다.

이 같은 전례 없는 공급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글로벌 소재 챔피언들은 천문학적인 자본 지출(CAPEX)을 단행하고 있다.

미국의 코닝(Corning)은 엔비디아와 다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직후, 미국 내 광학 부품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10배로 확장하는 전격 투자를 단행했다.

일본 후지쿠라(Fujikura)는 미국 빅테크의 독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총 3,000억 엔(미화 약 19억 달러)을 베팅해 현지 가공 생산 능력을 3배 이상 끌어올리기로 확정했다.

기술의 세대교체 속도 역시 무서운 대차대조표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 100G(기가비트/초) 속도의 트랜시버가 전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기까지 5년 이상 걸렸으나, AI 인프라 랠리를 타고 400G에서 800G를 넘어 1.6T(테라비트/초) 초고속 모듈로 진화하는 데는 고작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한 트랜시버 공급사 매니저는 “단 한 명의 빅테크 고객이 던진 2028년까지의 리드타임 주문량이 우리 회사 신규 생산 라인 20개를 통째로 가동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시장 수요가 공급 역량을 안드로메다 확신 수준으로 초과했다고 토로했다.

중국의 원자재 보복 카드가 키운 병목… InP 기판 품귀에 관련 주가 800% 폭등


광학 붐의 또 다른 화약고는 트랜시버의 심장 역할을 하는 ‘레이저 소스’와 핵심 기본 재료인 ‘인듐 인화물(InP) 기판’이다.

문제는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로 중국 정부가 갈륨에 이어 인듐 등 희귀 광물에 대한 가혹한 수출 통제 족쇄를 채우면서 서방 공급망의 상황이 극도로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인프라 부족과 자원 민족주의가 결합하자 전 세계 관련 소부장 기업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다.

InP 웨이퍼 가공 전문 기업인 영국의 IQE는 올해 주가가 800% 이상 초폭등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미국의 코히런트(Coherent)와 루멘텀(Lumentum) 역시 각각 100%, 150% 이상의 주가 랠리를 기록했다.

역설적으로, 재료부터 광섬유, 가공 모듈까지 상당히 완벽한 ‘전광학 공급망 생태계’를 안방에 구축해 둔 중국의 광학 팹리스들은 단가 상승의 최대 수혜를 입으며 막대한 현금을 쓸어 담고 있다.

중지 이노라이트(Zhongji Innolight)는 구글 데이터센터의 핵심 공급망을 장악하고 2022년 이후 매출이 300%, 이익은 무려 838% 이상 폭증했다.

이옵토링크(Eoptolink)는 엔비디아와 아마존의 핵심 광학 파트너로, 오픈AI의 ChatGPT 등장 이후 매출 657%, 순이익 957% 돌파라는 가공할 만한 대차대조표를 완성했다.

차세대 CPO 기술 전면 등판… “엔비디아·폭스콘 3분기 합작 출하”


공급망 제약이 극에 달하자, 엔비디아를 비롯해 브로드컴, TSMC, 인텔 등 반도체 거두들은 아예 플러그형 트랜시버를 없애고 광학 엔진을 메인 프로세서 칩셋 바로 옆에 바짝 붙여 패키징하는 차세대 ‘공동 패키지 광학(CPO·Co-Packaged Optics)’ 기술을 전면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렸다.

전기 신호가 아닌 빛으로 칩과 랙 사이의 데이터를 직접 통신하게 만들어 발열과 공간을 혁신적으로 줄이고 전송 효율을 극대화하는 공법이다.

엔비디아의 최대 생산 외주 파트너인 폭스콘(Foxconn)은 올해 3분기부터 CPO 모듈을 시스템에 통합한 종합 솔루션인 ‘CPO 스위치 트레이’를 글로벌 빅테크 데이터센터로 전격 상업 출하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CPO 계약 수익이 1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지만, 오는 2030년에는 150억 달러(한화 약 20조 5,000억 원)로 기하학적인 폭발을 이뤄낼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패키징 전문가들은 “CPO가 대세로 자리 잡더라도 애프터서비스(AS) 유지보수의 악명 높은 난이도 때문에 기존 플러그형 트랜시버와 오랫동안 공존 대차대조표를 형성할 것”이라면서도 “전자 재료와 광학 재료의 이종 결합은 테스트와 결함 관리가 극도로 복잡한 만큼, 향후 글로벌 AI 패권의 최종 승부처는 미세 공정이 아니라 ‘빛을 얼마나 정밀하게 통제하고 패키징하느냐’의 가치사슬 연대 능력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