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중국 자본 지분 보유 시 신차 판매 금지 법안 추진
벤츠, 최대 주주 中 국영기업 영향에 규제 사정권 내 포함
美 제조 기반 예외 인정 여부에 따라 대규모 사업 차질 가능성
벤츠, 최대 주주 中 국영기업 영향에 규제 사정권 내 포함
美 제조 기반 예외 인정 여부에 따라 대규모 사업 차질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CNBC는 이번 법안이 중국을 포함한 적대 국가의 자본이 투입된 자동차 제조사를 미국 시장에서 배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상업위원회 위원장인 브렛 거스리 공화당 하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해외 적대 국가 정부의 직접적 또는 간접적 지분’을 보유한 자동차 제조사의 미국 내 수입, 판매, 생산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CNBC가 확인한 법안 내용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 북한과 함께 해외 적대 국가로 명시됐다.
벤츠 발목 잡는 ‘中 지분’… 업계 ‘의도치 않은 타격’ 우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복잡한 지분 구조다. CNBC는 현재 벤츠의 최대 주주가 중국 국영 자동차 기업인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으로, 지분 9.98%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중국 기업 지리자동차의 리 슈푸 회장 역시 별도의 투자 법인을 통해 9.6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이들이 가진 지분을 합치면 19.67%에 달한다.
현지 법안 전문가들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법안이 ‘적대국 정부의 직접적 또는 간접적 지분’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벤츠가 법안의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정책 자문가는 CNBC에 “법안의 문구는 매우 명확하다”고 지적하며, 현재의 지분 구조로는 벤츠가 미국에서 정상적인 운영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현재 미국 앨라배마주 터스칼루사 공장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을 통해 1만 명 이상의 현지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1997년부터 미국에서 차량을 생산해온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법안에 명시된 ‘해외 적대 국가 정부 지분 보유 시 예외 조항 적용 불가’ 규정 때문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단순 지분 규제 넘어선 미-중 패권 경쟁
이번 입법 움직임은 단순히 개별 기업의 규제를 넘어, 미국이 중국의 자동차산업 굴기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미국 정계는 그동안 중국 자본이 유입된 자동차 기업들이 잠재적인 국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스티븐 에젤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부회장은 CNBC를 통해 “만약 벤츠가 이번 법안으로 인해 시장에서 퇴출당한다면, 이는 정책의 본래 의도와 달리 미국 내 일자리 감소와 산업 생태계 파괴라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산업계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미국 자동차 혁신연합(Alliance for Automotive Innovation)의 존 보젤라 최고경영자는 CNBC가 인용한 서한을 통해 “중국의 자동차 제조 지배 전략이 미국 경제와 국가 안보에 위험 요소인 것은 사실이나, 이번 법안은 세부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외국계 자동차 기업들을 대변하는 ‘오토스 드라이브 아메리카’ 또한 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불합리한 적용으로 인한 시장 혼란을 경계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향후 전개와 시나리오
이번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시장에서의 신차 생산과 판매라는 선택지 사이에서 극단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에 놓인다.
첫째는 지분 매각이다. 중국 국영 기업인 베이징자동차그룹이 보유한 지분을 처분하여 적대국 정부의 지분율을 ‘0’으로 만드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는 중국 측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둘째는 법안의 예외 조항 확대다. 의회 논의 과정에서 미국 내 고용 창출 기여도나 제조 시설의 규모를 고려한 별도의 구제안이 마련될 가능성이다.
최근 커넥티드 차량 보안법 등 유사한 법안들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기업별 특수 상황을 고려한 ‘특정 허가’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벤츠에게 한 가닥 희망이다.
CNBC에 따르면, 실제로 볼보자동차의 경우 최근 중국산 소프트웨어 관련 규제와 관련하여 미국 정부로부터 특례 승인을 받아낸 바 있다.
미국 시장의 향방은 향후 의회 내 법안 수정 과정과 벤츠 측의 대응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이 국가안보라는 정치적 잣대와 충돌할 때, 얼마나 급격한 경영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