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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축 이동…손정의 '최대 130조 프랑스 베팅', '원전·데이터 주권'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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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축 이동…손정의 '최대 130조 프랑스 베팅', '원전·데이터 주권' 승부수

유럽 최대 5GW 데이터센터 구축…미국 집중 리스크 분산 및 규제 장벽 선제 대응
슈나이더와 설비 현지화로 K-원전 긴장, "HBM·초고압 변압기는 독점적 우위 구간"
소프트뱅크그룹이 프랑스에 최대 750억 유로(한화 약 130조 원)를 투입해 유럽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뱅크그룹이 프랑스에 최대 750억 유로(한화 약 130조 원)를 투입해 유럽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소프트뱅크그룹이 프랑스에 최대 750억 유로(한화 약 130조 원)를 투입해 유럽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이번 투자는 미국 의존 탈피와 '원전 기반 전력' 확보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적 베팅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1(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손정의 회장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재하는 투자 촉진 행사 '추즈 프랑스(Choose France)'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이 유럽으로 축을 이동하면서 국내 반도체 공급망과 에너지 수출 시장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원전 전력·데이터 주권' 확보…왜 프랑스인가


소프트뱅크의 이번 결정은 인프라 과밀화와 전력 부족에 직면한 미국 시장의 대안을 찾으려는 포석이다. 현재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4000개 이상이 미국에 집중된 반면 프랑스는 300개 수준에 불과해 성장 공간이 넓다.
특히 프랑스는 전체 전력의 70%가량을 원자력 발전으로 조달해 산업용 전력 단가가 유럽 주요국 대비 30~40% 낮은 수준이며 공급도 안정적이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의 데이터 주권 규제 강화 속에서 프랑스는 '비미국계 AI 인프라 거점'으로 전략적 가치가 급부상했다.

소프트뱅크는 오는 2031년까지 1단계로 450억 유로(79조 원)를 투입해 프랑스 북부 오드프랑스 지역의 덩케르크, 보스켈, 부섕 일대에 3.1기가와트(GW) 규모의 거점을 세운다. 최종 확충 목표인 5GW는 최신 GPU 수십만 장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규모로, 단일 기업 기준 유럽 최대급 AI 연산 인프라다.

슈나이더 협력에 K-원전 긴장…HBM·변압기는 역대급 기회


소프트뱅크는 프랑스 전력 장비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손잡고 현지 덩케르크항에 데이터센터용 전력 설비 공장도 직접 짓는다. 전력망 부품 공급망을 내재화해 인프라 구축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AI 국가 전략'과 맞물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오는 2028년까지 150억 유로(26조 원)를 프랑스에 쏟아붓기로 했다.

국내 업계와 금융시장도 분주해졌다. 전력 설비 공급망이 유럽 현지 기업 중심으로 짜이면서 한국형 원전의 유럽 수출 전선은 새로운 비교 우위를 시험받게 됐다. 유럽 내 전력·설비 현지화가 강화될수록 '핵심 부품만 글로벌 조달'하는 구조가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국내 반도체와 전력기기 업계에는 거대한 기회의 문이 열렸다. 엔비디아 칩 공급망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현재 공급 구조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 중심의 과점 구조가 형성된 핵심 구간이다. 대규모 전력망 고도화에 필수적인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부문 역시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유럽 초고압망 슈퍼사이클의 직접적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자본잠식 위험과 재무 구조…투자자가 볼 3대 지표


이번 초대형 투자는 자금 조달과 수익 회수 측면에서 뚜렷한 한계와 리스크를 동반한다. 데이터센터는 초기 투자비 대비 회수 기간이 7년에서 10년에 달하는 대표적인 장치 산업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소프트뱅크의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대거 입점시키지 않아 입주율이 60%에서 7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하다. 비전펀드 손실 이후 ARM 지분을 담보로 한 레버리지 구조와 재투자 사이클에 의존하는 소프트뱅크의 재무 특성상, AI 수요 성장이 정체되면 막대한 부채 가중으로 자본잠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독자 판단을 위한 3대 핵심 체크포인트

첫째, 빅테크 자본지출(CAPEX)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웹서비스 등 핵심 클라우드 거물들의 분기별 인프라 설비투자 증감률을 확인해야 하며, 전년 대비 10% 이하로 둔화 시 수요 둔화의 경고 신호다.

둘째,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급도 중요하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및 국내 초고압 변압기 제조사들의 수주 잔고 변화를 추적해야 하며, 전년 동기 대비(YoY) 감소세로 전환하는지 여부가 핵심 판단 기준이다.

셋째, 차세대 HBM 가동률 변화도 살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럽 거점에 공급하는 고대역폭메모리 출하량 실적을 모니터링해야 하며, 공정 가동률이 90% 이상 유지되는지 여부로 실질적 매출 연동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이번 프랑스 프로젝트의 성패는 글로벌 AI 인프라의 '미국 단극 체제'가 흔들리는 첫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