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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음 주 이란과 합의"…레바논발 위기 넘어 호르무즈 개방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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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음 주 이란과 합의"…레바논발 위기 넘어 호르무즈 개방 청신호

60일 휴전 연장·호르무즈 재개방 MOU 잠정 합의…트럼프 최종 서명만 남아
이란, 협상 중단 선언 하루도 안 돼 번복…유가 배럴당 95달러 급등 후 관망세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개전 95일을 넘긴 미국·이란 전쟁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ABC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음 주 안에 이란과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면서 60일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담은 양해각서(MOU)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났다.

이란이 같은 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를 이유로 협상 중단을 선언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낙관론이어서 시장은 상충하는 두 신호 사이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작은 걸림돌, 금세 돌려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ABC뉴스 수석 워싱턴 특파원 조너선 칼과의 통화에서 "잘 되고 있다, 잘 되고 있어(Looking good, looking good)"라며 "오늘 작은 걸림돌이 있었지만 금세 돌려놨다. 이란이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에 화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 안에 합의가 이뤄질 것(I think we'll have an agreement over the next week)"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같은 날 CNBC 인터뷰에서는 "협상이 끝나도 상관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가, 트루스소셜에 "이란과의 협상이 빠른 속도로 계속되고 있다"고 게시하는 등 하루 사이 발언이 수차례 엇갈렸다.

발언의 배경에는 MOU 협상의 실질적 진전이 있다. CBS뉴스, 악시오스 등 복수의 미국 매체에 따르면 미·이란 협상단은 현재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는 내용의 MOU에 잠정 합의했다.

합의안에는 이란이 해협 내 기뢰를 제거하고 30일 안에 선박 통항을 정상화하는 대가로 미국이 이란 항구 봉쇄를 단계적으로 해제한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 남은 상태다. 다만 이란 외무부는 "메시지 교환은 계속되고 있지만 최종 합의는 아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핵 의제 포함 여부와 제재 완화 수위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레바논 전선이 최대 복병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 확장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계열 반관영 통신 타스님은 1일(현지시각)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범죄가 계속되는 한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하고, 이란과 저항전선 세력이 "호르무즈 해협 완전 봉쇄와 밥엘만데브 해협 등 다른 전선 개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도 "미·이란 휴전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포괄적 휴전"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책임을 돌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긴급 통화해 "베이루트로 향하는 이스라엘군은 없으며 이동 중이던 부대도 되돌렸다"고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나아가 헤즈볼라 대표자들과 중간 채널을 통해 접촉해 "모든 총격 중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헤즈볼라와 직·간접으로 접촉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레바논 대통령실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상호 공격 중단 미국 제안을 수용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저녁 "이스라엘군은 계획대로 레바논 남부 작전을 계속한다"고 밝혀, 레바논에서의 실질적 교전은 멈추지 않았다.

유가, 합의 기대와 교전 불안 사이 요동


에너지 시장은 협상 낙관론과 군사 충돌 우려 사이를 격렬하게 오가고 있다. 국제 원유가격 기준 브렌트유는 1일(현지기각) 배럴당 94.98달러(약 14만 3752원)로 마감해 전일 대비 4% 넘게 뛰었고, 장중에는 97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5월 한 달 동안 19% 가까이 하락하며 코로나19 이후 최악의 월간 낙폭을 기록했던 유가가 협상 불확실성이 커지자 다시 튀어 오른 것이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선임 고문 밥 파커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가 열리더라도 개방은 부분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적어도 향후 두 달은 브렌트유가 배럴당 90~1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전쟁으로 인한 걸프 지역 정유 설비와 파이프라인의 손상, 유조선 통항 안전 문제, 재고 고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SPR)도 빠르게 줄고 있다. 미 에너지부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한 주에만 전략 비축유를 800만 배럴 방출했다.

전쟁 발발 이후 누적 방출량은 5800만 배럴로 전체 비축량의 14%에 해당한다. 잔량은 현재 3억 5710만 배럴로 지난해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이란 협상의 핵심 중재자로 나선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 카야 칼라스는 파키스탄 방문에서 "파키스탄이 수차례 전면전 재발을 막았다"고 평가하며, "호르무즈 재개방을 향한 10년 단위의 외교 창구가 열려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를 목표 시한으로 제시한 가운데, 레바논 전선 통제 여부와 핵 의제를 둘러싼 이견 해소가 최종 합의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