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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잔고의 함정… IMF "방위비 과열" 경고에 K-방산 리스크 부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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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잔고의 함정… IMF "방위비 과열" 경고에 K-방산 리스크 부상하나

급격한 군비 증강이 재정 악화·물가 압박 초래… 수출 전선 비상
발주국 재정 지출 위축 기류… 금융 패키지·현지화 전략 시급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방위산업 지출 과열을 세계 경제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지목했다. 지정학 위기로 촉진된 군비 경쟁이 정부 재정 적자를 키우고, 공급망 병목을 심화해 진정세에 접어들던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방위산업 지출 과열을 세계 경제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지목했다. 지정학 위기로 촉진된 군비 경쟁이 정부 재정 적자를 키우고, 공급망 병목을 심화해 진정세에 접어들던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방위산업 지출 과열을 세계 경제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지목했다. 지정학 위기로 촉진된 군비 경쟁이 정부 재정 적자를 키우고, 공급망 병목을 심화해 진정세에 접어들던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동안 대규모 해외 수주를 이어오며 호황을 누리던 국내 방산 업계의 수출 전선에 예산 삭감과 집행 지연이라는 돌발 변수가 불거질 전망이다.

IMF "방위비 과열이 물가 압박"… 호황 그늘 부각


IMF는 지난달 25(현지시각)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각국의 급격한 국방비 증강이 거시경제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담긴 IMF 연구팀의 실증 분석을 보면, 국방비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해당 국가의 중장기 재정 여력은 평균 2% 안팎 줄어든다.
최근 2년간 주요국의 국방비 증가율이 글로벌 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과 역행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도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특히 한국 방산 수출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하며 무기 수입국이 밀집한 동유럽 국가들의 재정 적자 확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구체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이 같은 경고는 대규모 해외 수주를 바탕으로 주가 추진력을 얻었던 한국 방산 업계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이 수주 잔고 증가에만 환호하는 사이, 정작 무기를 사 가야 할 국가들의 재정 한계라는 펀더멘털 리스크가 수면 위로 올랐다.

발주국 재정 지출 위축… 수주 집행 지연 리스크


방산 업계에서도 도입국의 기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 방산의 핵심 고객인 폴란드는 최근 재정 적자가 GDP 대비 5% 선을 넘어서며 국채 발행 부담이 급증하자 국방 예산의 집행 시기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당초 30조 원 규모로 추정되던 폴란드 2차 계약의 세부 조율이 길어지는 배경이다.

루마니아 역시 국방비 확대 속도를 두고 내부 정쟁이 격화하며 신규 무기 도입 예산 조정론이 고개를 들었다. 중동의 축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유가 변동에 따른 재정 구조 압박으로 방산 발주 우선순위를 전면 재검토하는 기류다.

블룸버그, 로이터 등도 주요 구매국들이 지출 구조조정을 검토하거나 실제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타전했다. 한국 방산 업계 역시 이러한 기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금융 패키지 한계… 한국 기업 영향 직접적


해외 발주처의 재정 지출이 위축되면 한국 기업들이 입을 타격은 직접적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 D&A 등이 추진 중인 대형 수주 건은 상당 부분이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이나 대출에 의존하는 금융 패키지 구조다.

발주처의 재정 압박이 심화해 금융 경색으로 이어진다면, 이미 체결한 계약마저 인도 시기가 연기되거나 본계약 전환이 지연되는 리스크로 직결된다. 무기 수입국들의 금융 패키지 요구 조건이 까다로워질수록 국내 국책은행의 지원 한도 역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기존 계약 집행이 이어지겠지만, 신규 수주 속도 둔화 가능성이 향후 주가나 실적 모멘텀을 뒤흔들 더 큰 변수라고 지적한다. 다만 정부 차원의 안보 동맹 강화와 방산 금융 지원 확대 정책이 맞물린다면 이러한 충격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 수주 넘어 '체질 개선'… 지켜볼 4가지 지표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 방산 기업들이 외형 성장에만 치중할 때가 아니라고 진단한다. 발주처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면서 실익을 챙기는 전략적 계약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단순 무기 판매를 넘어 분할 인도와 장기 할부 구조를 확대하고, 현지 생산 비중을 넓혀 구매국의 경제 반발을 무마해야 한다. 정부 간 계약 비중을 높여 신뢰도를 담보하고, 금융 지원을 포함한 패키지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나온다.

앞으로 방산주 투자자와 산업 관계자가 리스크 강도를 가늠하기 위해 주시해야 할 지표는 명확하다. 수주 착시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주요 수출국의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과 한국 국책은행의 방산 금융 지원 여력 한도를 감안해야 한다.

아울러 전체 수주 계약 가운데 금융 패키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피고, 국내 방산 기업들의 분기별 수주 잔고 대비 실제 매출 전환율을 종합 점검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