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 흥행 불구 주가 급락…"TSMC처럼 리레이팅 가능성 높아"
본주와 미국 ADR 상호전환 주요…글로벌 반도체 실적도 관건
본주와 미국 ADR 상호전환 주요…글로벌 반도체 실적도 관건
이미지 확대보기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5.37%(33만5000원) 하락한 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증시에서 글로벌 기관들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나스닥 ADR이 공모가 대비 12.76% 급등 마감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앞서 지난 10일(현지 시각) SK하이닉스 ADR은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149달러) 대비 12.76% 급등하며 168.01달러에 마감했다. ADR 10주가 본주 1주에 해당하는 비율을 적용하면 원화 환산 가격은 약 252만5862원으로, 당시 국내 증시 본주 종가(218만원)보다 약 16% 높은 수준이다. ADR 가치는 원본 주식과 연동되지만, ADR 가격이 본주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미국 시장 프리미엄’이 나타났다.
이날 주가 하락과 관련해 금융투자업계는 외국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 본주를 사서 넘기는 대신 기존 국장 본주를 매도해 나스닥 ADR을 직접 매수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이 나스닥에서 달러로 ADR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자금 일부가 미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예상이 일부 들어맞는 모습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ADR 상장 기대가 현실화되면서 이벤트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나타난 가운데, 2분기 실적이 높아진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진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도 “ADR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돼 본주에 대한 수급 악화를 예상한 외인과 기관 중심으로 매도세가 커졌다”며 “오는 4분기 HBM 가격 인상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으로 본주의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투자자가 SK하이닉스를 단순 메모리 사이클주가 아니라 HBM 중심의 AI 인프라 자산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과거 대만 TSMC 사례를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격차가 점차 축소되면서 결국 국내 본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 ADR은 전환 구조 등에서 대만 TSMC와 유사하다”며 “지금껏 SK하이닉스 본주 접근이 불가능했던 미국 반도체 지수상장펀드(ETF), 나스닥 지수 추종 인덱스펀드 등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서 SK하이닉스 ADR이 마이크론에 준하는 밸류에이션을 받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TSMC가 전체 발행주식수 대비 ADR 비중을 발행 당시 2.9%에서 현재 20.5%까지 늘리며 ADR 프리미엄을 조절했던 것처럼 SK하이닉스도 ADR 프리미엄을 조절하면서 본주와 ADR의 재평가 선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본주 재평가를 위해서는 국내 본주와 미국 ADR 상호전환 거래가 자유롭게 허용되는지가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주로 예정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도 변수로 꼽힌다. 이는 반도체업종의 수익 지속성을 판가름 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리레이팅 여부는 ADR 프리미엄이 10%대 이상으로 지속될 수 있는지, 본주와 ADR 간 상호전환 거래가 신고만으로 자유롭게 허용될 수 있는지, 이달 말 미국 빅테크 업체들의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가 추가 상향되는지를 우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산업이 3~5년 LTA 계약 구조로 변화하면서 기업가치는 높은 수익성이 얼마나 오랜 기간 지속되는지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계약 기간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HBM의 생산확대로 인한 CAPA 잠식으로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높은 수익성이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재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bce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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