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투자업계의 95세 기본 수명 설정으로 노후 자금 과다 저축 발생
65세 남성 평균 수명 84세이나 은퇴 예정자 3분의 1만 정확한 수치 인식
개인 건강 상태 반영한 맞춤형 설계로 현재 삶의 질과 자산 배분 균형 필요
65세 남성 평균 수명 84세이나 은퇴 예정자 3분의 1만 정확한 수치 인식
개인 건강 상태 반영한 맞춤형 설계로 현재 삶의 질과 자산 배분 균형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금융투자업계가 은퇴 설계 시 고객의 기대수명을 일률적으로 높게 설정해 과다 저축을 유도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배런스(Barron's)는 7월 30일(현지시각) 자산관리 회사들이 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기대수명을 95세로 가정한 채 재정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계 오해와 95세 기본값의 함정
대다수 미국인은 노후 자금 준비의 기준이 되는 기대수명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티아(TIAA) 연구소와 스탠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65세 은퇴자의 평균 기대수명을 정확히 맞힌 성인은 전체 응답자의 33%에 그쳤다.
실제 통계를 보면 65세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84세다. 여성은 87세까지 산다. 출생 시점 기대수명인 남성 76.5세, 여성 81.4세보다 높은 수치다. 은퇴자 다수는 잔여 수명을 오해해 재정 계획 수립에 혼선을 겪는다.
건강 데이터 반영한 맞춤형 자산 배분
개인의 실제 건강 상태를 반영하면 투자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다. 자산관리 기업 에바커스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의료 기록과 복용 약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대수명을 예측하는 AI 플랫폼 '라이프아크'를 도입했다. 제이 잭슨 에바커스 CEO는 향후 금융 설계가 개인의 건강과 수명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및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생명·연금·통합 위험 관리 분야의 세계 최대 계리사 전문 단체인 미국 계리인회가 제공하는 계산기를 쓰면 나이와 성별, 건강 상태, 흡연 여부로 정확한 기대수명을 추정할 수 있다.
헬스뷰 서비스 자료를 보면 당뇨 질환을 가진 70세 흡연 남성의 기대수명은 77세에 머문다. 반면 만성 질환이 없는 건강한 동갑 남성은 89세까지 살 것으로 예측된다. 장수 가능성이 높은 건강한 은퇴자는 주식 비중을 늘려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고, 질환이 있는 은퇴자는 채권 중심의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편이 유리하다.
금융사 수수료 구조와 향후 과제
자산관리 회사의 수수료 수입 구조도 보수적 설계를 부추긴다. 운용자산 규모에 비례해 수수료를 받는 구조 탓에 고객이 은퇴 계좌 잔액을 크게 유지하도록 유도할 실질적 유인이 존재한다.
은퇴 자금 준비는 현재의 삶을 즐기는 과정과 미래 위험에 대비하는 작업 사이의 균형이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저축 계획은 은퇴 후 누릴 수 있는 현재의 삶을 제약하는 결과를 낳는다. 노후 자금 고갈 방지에만 매몰되기보다 개인 건강에 맞춘 수명 예측으로 소비와 투자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한국형 은퇴 설계가 맞닥뜨린 초고령화의 경고
한국 금융권에서도 은퇴 예정자들이 과도한 불안감 탓에 부동산 등 특정 자산에 자금이 묶이거나 무조건적인 절약에 치중하는 경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국민연금 고갈 우려로 노후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개인의 건강 상태나 유산 계획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 재무 설계가 흔하다.
미국 사례처럼 단순히 잔여 수명을 길게 잡고 자금을 동결하기보다, 건강 수명에 맞춘 유연한 자산 인출 전략과 연금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시급하다. 노후 자금의 고갈 방지 못지않게 은퇴 후 삶의 질을 높이는 균형 잡힌 자산관리가 한국 노후 자금 관리에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