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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류에서 교류로"…K전력 3사, AI용 전력망 변경은 기회이자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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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류에서 교류로"…K전력 3사, AI용 전력망 변경은 기회이자 과제

AI 서버 전력 수요 폭증에 엔비디아 '직류 전환' 승부수… 카이버부터 본격화
韓 전력기기 3사, 큰 틀 전력망은 강점… 직류 전환엔 비용·기술력 과제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사진 = 효성이미지 확대보기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사진 = 효성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 루빈'부터 800V 고전압 직류(DC) 배전망을 본격 탑재하기로 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구조가 교류(AC) 중심에서 직류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도기를 맞고 있다. 국내 전력기기 3사인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에도 새로운 수주 기회와 기술 대응 과제가 동시에 던져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은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이 GPU를 탑재하는 서버(랙)부터 기존 저전압(54V) 직류 방식 대신 800V 고전압 직류로 전기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AI 서버 한 대가 쓰는 전력량이 계속 늘면서, 지금 방식으로는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만으로도 서버 공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버려 정작 연산 장비를 놓을 자리가 부족해지는 상황에 부딪혔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전기를 실어 나르는 구리선도 대형 데이터센터 한 곳당 수만톤(t)씩 필요해, 재료비 부담도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800V 직류로 바꾸면 전기를 만들고 나르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에너지가 줄어 전체 전력 효율이 최대 5% 좋아지고, 부품 고장이 줄어 유지보수 비용도 최대 70%까지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출시되는 차세대 서버 '카이버'부터는 이 800V 직류 방식이 본격적으로 널리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과 데이터센터를 직류 방식으로 설계하는 문제를 두고 물밑에서 협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전력업계에서는 국내 3사가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데이터센터까지 끌어오는 큰 틀의 전력 설비 분야에서는 이미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800V 직류 방식을 충족하려면, 지금까지 주로 만들어온 교류용 변압기 설비를 직류용 설비로 바꿔야 하는데, 여기에 상당한 비용과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기존에는 직류 설비보다 교류 설비가 더 비용 효율적이었기 때문에, 이를 직류로 바꾸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면서도 "AI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전력이 점점 커지면서 전기를 만드는 단계부터 나눠주는 단계까지 직류 방식이 기존 교류 방식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상황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금은 국내 기업들이 직류 배전 설비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들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가 교류에서 직류로 넘어가는 지금이 이제 막 시작된 과도기인 만큼, 새로운 표준을 먼저 만드는 기업이 앞으로 수주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새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지금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 생산 능력(캐파)을 늘리는 데 더 힘을 쏟는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단계는 맞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몰려드는 주문량에 비해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해외로 나갔던 공장을 다시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정책(리쇼어링)이나 낡은 전력망을 새로 바꾸는 흐름과 맞물려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물량을 맞추는 게 더 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휘·유덕규·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ude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