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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속도 40% 앞당겨 中에 맞선다"… 닛산, '패밀리 모듈화' 전략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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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속도 40% 앞당겨 中에 맞선다"… 닛산, '패밀리 모듈화' 전략으로 승부수

파워트레인·섀시·SW 표준화한 '패밀리 개발' 도입… 부품 종류 70% 감축·기간 30개월로 단축
글로벌 판매 2018년 577만 대→315만 대 급감… 'Re:Nissan' 구조조정 이어 라인업 전면 쇄신
신형 리프·엘그랜드·로그 PHEV 이어 올겨울 차세대 스카이라인 출격… '중국식 초고속 R&D' 이식
닛산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닛산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 전기차(EV) 기업들이 2년 만에 신차를 쏟아내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속도전을 주도하는 가운데, 일본 3대 완성차 제조사인 닛산자동차(Nissan Motor)가 파워트레인, 섀시, 소프트웨어(SW)를 공통 모듈화하는 '패밀리 기반 제품 개발 전략'을 전격 도입했다.

신차 개발 기간을 최대 40% 단축하고 원가를 대폭 낮춰, 2018년 이후 반토막 난 글로벌 판매량을 회복하고 수익성을 정상화하겠다는 승부수다.

8월 22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요코하마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기존 모델별 개별 개발 체제에서 벗어나 복수의 차량을 하나의 '제품 패밀리'로 묶어 개발하는 차세대 R&D 혁신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사사키 히데미(Hidemi Sasaki) 닛산 제품과 프로그램 관리 사무소 총괄 매니저는 "패밀리 전략의 핵심 목표는 고객이 원하는 매력적인 신차를 훨씬 더 빠르고 합리적인 가격에 시장에 공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품 종류 70% 줄이고 개발 기간 30개월로 압축… 전체 라인업의 80% 적용


닛산이 도입한 표준화 아키텍처는 각 패밀리 제품군에 공통 섀시를 적용하고, 파워트레인·소프트웨어 플랫폼·시트·휠 등 핵심 구성 부품을 사전에 모듈화된 포트폴리오 내에서 조합하는 방식이다. 과거 차량마다 맞춤형 부품을 소량 다품종으로 설계해 비용과 시간이 치솟았던 비효율을 걷어냈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기존 평균 50개월(4년 이상)이 소요되던 신차 개발 주기를 신규 플랫폼 적용 시 37개월, 기존 플랫폼 활용 시 30개월(2년 반)로 최대 40% 단축하고, 전체 부품 종류 수를 약 70% 감축해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한다.

닛산은 향후 글로벌 전체 출시 차량의 약 80%를 이 패밀리 기반 모듈화 체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개발 프로세스 역시 기존의 '수익성·상품성·실행' 3인 리더 분산 의사결정 구조를 통합 팀 체제로 일원화하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가상 시뮬레이션을 차량 테스트에 전면 도입해 속도를 극대화했다.

연간 판매 315만 대로 '반토막'… 'Re:Nissan' 체질 개선 속 신차 공세


닛산의 이 같은 파격적 R&D 쇄신은 벼랑 끝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2018년 3월 회계연도 기준 577만 대에 달했던 닛산의 글로벌 소매 판매량은 신차 출시 지연과 라인업 노후화로 인해 올해 3월 회계연도에 315만 대(전년 대비 5.8% 감소)까지 곤두박질쳤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HEV) 모델 부족과 내연기관 라인업 노후화가 겹쳐 타격을 입었고, 일본 내수에서도 주력 모델의 풀체인지가 3년 가까이 멈춰 서며 점유율을 잃었다.

이에 닛산은 지난해 공장 폐쇄와 대규모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한 비상 경영 계획인 'Re:Nissan'을 발표하며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중국에서 배워 수출한다"… 신형 리프·로그 PHEV 이어 '스카이라인' 대기


닛산의 속도전은 중국 합작법인(둥펑 닛산)에서 2년 만에 초고속 개발해 출시한 전기 세단 'N7'의 성공 경험에서 출발했다.

최근 비야디(BYD)가 일본 고유 규격인 '경형 전기차(경 미니카)' 시장에 단 2년 반 만에 신차를 투입해 판매를 시작하는 등 파상공세를 펼치자, 이반 에스피노사(Ivan Espinosa) 닛산 사장 겸 CEO는 "중국의 스피드 경영 노하우를 배우고 이를 글로벌 닛산 공정에 전면 역수출하겠다"는 전략을 천명했다.

제품 기획 전문가 출신인 에스피노사 CEO 체제 아래 닛산은 강력한 '신차 출시 물결'을 가동하고 있다.

일본 내수는 1월 출시된 3세대 신형 리프(Leaf) EV를 필두로 컴팩트 SUV 킥스(Kicks), 프리미엄 미니밴 엘그랜드(Elgrand) 풀체인지 모델을 연이어 선보였으며, 올겨울 브랜드의 상징인 차세대 스카이라인(Skyline)을 전격 출시할 예정이다.

북미 시장은 베스트셀링 SUV인 로그(Rogue)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버전을 올해 초 출시한 데 이어 연내 일반 하이브리드(HEV) 모델을 추가 투입해 수요 회복에 나선다.

야마구치 가즈유키 닛산 제품개발본부 임원은 "개발 기간을 줄여 원가를 낮추면 소비자에게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매력적인 신차를 적기에 제공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닛산의 실적을 흑자 성장으로 되돌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닛산의 '패밀리 R&D 모듈화'와 개발 기간 30개월 단축 선언은, 향후 ‘중국발 2년 주기 초고속 신차 사이클에 맞선 전통 완성차 레거시 진영의 생존 전략’이자 ‘라인업 쇄신을 통한 닛산의 글로벌 판매 정상화 성패’를 가를 핵심 거시 완성차 산업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