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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동 장기주둔 현실화…해군 보급·정비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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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동 장기주둔 현실화…해군 보급·정비 부담 가중

5만명·군함 19척 유지…82공수사단 일부 2027년까지, 디에고가르시아 의존 심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사진=로이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중동에 배치된 미군의 주둔 기간을 연장하면서 이란 전쟁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장기 배치로 장병과 가족의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해군 함정의 보급과 정비에도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이하 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군은 현재 중동 지역에 약 5만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군함 19척, 방공부대, 전투기 비행대대, 공수부대 등이 포함된다. 군함 가운데는 항공모함 2척과 유도미사일 구축함 13척이 배치돼 있다.

미군의 주요 임무는 이란의 미사일 요격,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 보호, 이란 항구와 해안 지역 봉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을 결정할 경우 대규모 공격에 나설 수 있도록 전력을 유지하는 목적도 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파병 일정도 늘어나고 있다. 이란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하는 육군 방공부대의 통상 배치 기간은 9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됐다. 당초 유럽과 태평양 등에 배치될 예정이었다가 중동으로 이동한 일부 부대는 이미 1년 넘게 현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일부 병력의 주둔도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WSJ이 확인한 군 지휘부의 장병 가족 대상 서한에는 장기 파병이 각 가정에 큰 부담을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해군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군은 이란 항구 봉쇄를 위해 구축함을 장기간 운용하고 있다. 승조원 약 300명이 탑승하는 일부 구축함은 과거 한 달가량 작전한 뒤 휴식하던 방식과 달리 수개월씩 연속 항해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보급 여건도 악화됐다. 전투가 이어지면서 미 해군이 중동 지역에서 보급받기 어려워져 인도양의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인 디에고가르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

이에 따라 함정으로 전달되는 우편과 장병 가족의 위문품이 줄어들었고 승조원들이 함정을 떠나 휴식할 기회도 크게 감소했다. 장거리 보급과 배치기간 연장은 향후 함정 정비에도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항공모함의 작전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제럴드 R. 포드함은 지난 5월 귀항하기 전 11개월 동안 임무를 수행했다. WSJ에 따르면 이는 소련 붕괴 이후 미 항공모함 가운데 가장 긴 배치 기록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역시 평소보다 긴 작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중동에 투입될 경우 내년 봄까지 현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현재의 전력 배치가 내년까지 지속되는 장기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 수준의 중동 전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다른 지역에서 미군의 존재감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으로 경제적 압박을 통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 하면서도 군사적 선택지는 계속 열어두고 있다.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과 이란 전쟁 종료를 선언하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경제적 압박을 유지하면 결국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거나 정권이 흔들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2일 기자들에게 미국이 원할 경우 언제든 추가 공격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동에 5만명 규모의 병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도 군사적 선택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부라고 WSJ은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