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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버블 공포 맞선 AI 현금 흐름… 美 증시 실적 장세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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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버블 공포 맞선 AI 현금 흐름… 美 증시 실적 장세 굳힌다

- CAPE 40선 돌파와 버핏 지수 240% 도달 속 과열 경고 확산
- 선행 P/E 19.5배 유지와 AI 설비투자 현금 흐름이 하방 지지
- 한국 반도체 수주 잔고 방어 기대 속 금리 반등 리스크 상존
미국 주식시장이 역사적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빅테크 기업의 견고한 실적이 하락 압력을 흡수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주식시장이 역사적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빅테크 기업의 견고한 실적이 하락 압력을 흡수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주식시장이 역사적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빅테크 기업의 견고한 실적이 하락 압력을 흡수하고 있다.

미국 금융 전문 매체 모틀리풀은 99(현지시각) 과거 지표의 붕괴 경고와 선행 이익 전망의 정상 궤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에 따라 한국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의 장기 실적 흐름도 좌우될 전망이다.

거시 지표 과열 경고와 구조 차이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을 둘러싼 경고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S&P 500 지수의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3개월 연속 40선을 넘어섰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가 고안한 이 지표는 10년 물가조정 이익을 바탕으로 경기 변동성을 보정한 수치다. 40이라는 기록은 역사 장기 평균인 17의 두 배를 웃돌며 20년 평균치보다 50%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가 40선 위에서 장기간 머문 사례는 닷컴 버블 붕괴 직전이 유일하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시장 평가 기준으로 삼는 지표도 위험 구간을 나타낸다. 미국 상장주 전체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 지수는 현재 240% 부근에 도달했다. 버핏이 고평가 기준으로 정한 120%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여기에 중동 지역 갈등과 소비 여력 위축,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까지 겹쳐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과거 지표가 과열을 가리킨다고 해서 당장 시장 폭락이 현실화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S&P 500에서 정보기술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공식 집계상 3분의 1을 웃돈다. 전자상거래나 자동차 업종으로 분류되는 아마존과 테슬라 등을 더하면 기술 기업의 실질 지수 영향력은 더욱 크다. 주요 기술 기업들은 막대한 영업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있어 2000년대 초반 벤처 기업들과는 기초 체력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다.

선행 지표 안정과 AI 회수 속도


인공지능 혁신 속도와 설비투자 회수 구조는 시장 체질을 바꾸는 핵심 동력이다. 아마존은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이후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기간을 2~3년 수준으로 설명하며 5년 단위 장기 계약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가속기 칩의 내구연한이 통상 6년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설비투자 비용의 회수 구조가 비교적 빠르게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기술 혁신이 생산성을 높이며 산업 전반의 비용 절감을 유도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과거 실적을 반영하는 CAPE 지표와 달리 선행 지표는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통계에 따르면 S&P 500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19.5배로 집계됐다. 이는 5년 평균치인 19.8배보다 낮고 10년 평균치인 19.0배를 소폭 웃도는 정상 범위다. 단기 미래 이익 추정치를 기준으로 삼을 때 현재 주식시장을 절대적 과열 상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표 간 시각 차이는 산출 방식에서 발생한다. CAPE와 버핏 지수는 10년 장기 누적치와 거시경제 규모를 비교하는 후행 성격을 띤다. 반면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기업들이 향후 1년간 벌어들일 이익 전망을 반영한다. 빅테크 기업들이 호실적을 유지할 경우 과거 잣대로 측정한 고평가 부담은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메모리 가치사슬 전이와 금리 복병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프라 투자 지속성은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와 직결된다. 엔비디아가 7.55%, 애플이 7.05%, 마이크로소프트가 5.36%를 차지하는 S&P 500의 상위 종목 구성은 한국 인공지능 공급망과 밀접하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차세대 규격 납품을 준비하는 삼성전자는 미국 기술 기업들의 자본적 지출에 실적 민감도가 매우 높다.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설비투자가 유지될 경우 한국 메모리 공급망의 가동률 하락 압력은 완충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HBM 생산 물량은 엔비디아와의 공급 협력을 바탕으로 상당량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로 평가받는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회수 주기가 2~3년으로 방어되는 구조는 한국 소재·부품·장비 협력사의 공급 안정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면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에 따른 금리 반등은 핵심 위험 요소다. 채권 금리가 다시 오르고 빅테크의 차입 조달 비용이 커지면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이 지연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전방 산업의 서버 증설 속도가 둔화할 경우 한국 메모리 제조사의 평균판매단가(ASP) 협상력이 약화할 위험이 상존한다.

시장 폭락 시점을 임의로 예측해 자금을 빼는 전략은 장기 수익률을 훼손하기 쉽다. 급격한 하락 조정 이후 찾아오는 강력한 반등 장세를 놓칠 경우 자산 복구 속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변동성 국면을 방어하기 위해 보수율 0.03%에 운용자산 17000억 달러(22958500억 원) 규모인 뱅가드 S&P 500 ETF(VOO) 등을 통한 정액 분할 매수 전략이 감정적 대응을 줄이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향후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와 주요 기술 기업들의 분기별 자본 지출 계획 발표가 시장 향방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