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안대·푸단대·홍콩시립대, '워츠사이트 강유전체' 100억 회 쓰기 내구성 달성
원자 결함인 '질소 공석(Vacancy)' 이동 차단하는 적층 구조 설계로 누설 전류 원천 차단
기존 CMOS 공정 호환되는 AlScN 소재 기반… AI 고성능 컴퓨팅용 초고속·저전력 상용화 성큼
원자 결함인 '질소 공석(Vacancy)' 이동 차단하는 적층 구조 설계로 누설 전류 원천 차단
기존 CMOS 공정 호환되는 AlScN 소재 기반… AI 고성능 컴퓨팅용 초고속·저전력 상용화 성큼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모델의 폭발적 확산으로 방대한 연산 데이터를 지연 없이 초고속으로 처리할 저전력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 연구진이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소재로 각광받는 '워츠사이트 강유전체'의 물리적 수명을 기존 대비 100배 끌어올리는 획기적인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전원 공급이 끊겨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강유전체 메모리는 초고속 스위칭과 극히 낮은 전력 소모를 자랑하지만, 약 1억 번의 쓰기(스위칭) 작업 후 재료 내부가 손상되어 작동을 멈추는 내구성 한계가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왔다.
연구진은 원자 수준에서 누설 전류를 유발하는 결정적 결함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물리적으로 억제하는 혁신 적층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상업적 응용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100억 회 이상의 연속 쓰기 내구성'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9월 14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시안에 본부를 둔 시디안대학교(시안전자과기대) 연구팀은 상하이 푸단대학교, 홍콩시립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성과를 거두고 국제 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정식 게재했다.
'1억 회의 벽'에 갇혔던 차세대 AlScN… 상업용 100억 회 돌파
최근 글로벌 반도체 학계와 업계에서는 질화알루미늄스칸듐(AlScN)과 같은 ‘워츠사이트(Wurtzite) 구조 강유전체’를 차세대 메모리의 가장 유력한 후보 물질로 주목해 왔다.
AlScN은 전기적 분극 반전(스위칭) 속도가 나노초 단위로 매우 빠르고 에너지 소모가 적을 뿐 아니라, 기존 반도체 파운드리의 표준 제조 공정(CMOS)과 높은 화학적·물리적 호환성을 지녀 추가 설비 투자 없이도 집적 회로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결정적 장점을 지녔다.
그러나 문제는 '내구성(Endurance)'이었다.
기존 AlScN 기반 소자는 약 1억 회 안팎의 반복적인 쓰기 사이클을 거치면 재료 열화로 전기적 절연성이 무너지면서 고장을 일으켰다.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동일한 워츠사이트 소재에서 기존 기록의 100배에 달하는 100억 회 이상의 쓰기 사이클을 달성, 실용적인 고밀도·고신뢰성 메모리 칩으로의 구현 가능성을 열었다.
"옥수수밭 빈자리처럼 뭉치는 질소 결함"… 이동 제한 층 구조로 해결
연구진은 강유전체 칩의 조기 고장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이 ‘질소 공석(Nitrogen Vacancy)’의 비정상적 이동과 응집에 있음을 원자 규모 시뮬레이션과 전자현미경 관찰을 통해 세계 최초로 명확히 규명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시디안대 왕루이칭(Wang Ruiqing) 연구원은 현지 언론 시안일보 인터뷰에서 이를 '옥수수밭'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강유전체 물질을 질서정연하게 모종이 심어진 옥수수밭이라고 가정할 때, 묘목이 누락된 듬성듬성한 빈자리가 바로 질소 원자가 빠져나간 '질소 공석' 결함"이라고 말했다.
왕 연구원은 "과거에는 장치가 반복 작동 후 왜 고장 나는지 원자 단위의 이동 과정을 규명하지 못했다"며 "핵심은 결함 자체의 개수보다 소자가 전압을 받아 스위칭될 때 이 빈자리(공석)들이 서로 이동하며 뭉쳐 전기가 통하는 미세 통로(누설 전류 경로)를 형성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결함들이 한곳으로 군집을 이루면서 절연 파괴가 일어나 칩이 타버리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결함의 이동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공석 이동 제한 다층 박막 구조’를 독자 설계했다.
질소 빈자리가 특정 구역으로 뭉치는 현상을 억제해 누설 전류의 발생 경로를 원천 봉쇄함으로써, 반복적인 고전압 스위칭 환경에서도 재료의 구조적 열화를 극적으로 늦추는 데 성공했다.
AI 고성능 컴퓨팅(HPC) 신뢰성 장벽 극복… 랩(Lab) 넘어 팹(Fab) 향한다
이번 연구는 아직 실험실 수준의 프로토타입 단계지만, 글로벌 생성형 AI 붐으로 인해 초고속·저지연 연산 칩의 신뢰성 확보가 사활적 과제로 떠오른 시점에 나온 중대한 재료공학적 도약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첨단 노광 장비(EUV) 수출 규제에 맞서 기존 반도체 팹 장비로도 제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신소재 기반 비(非)실리콘 반도체' 및 차세대 메모리 아키텍처 자급자족을 국가적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는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중국 연구진의 워츠사이트 강유전체 100억 회 내구성 입증은, 향후 ‘D램의 빠른 속도와 낸드플래시의 비휘발성 장점을 결합하면서도 고질적 수명 한계에 부딪혔던 차세대 FeRAM(강유전체 메모리) 상용화의 최대 기술적 장벽을 해소한 중대한 학술적 돌파구’인 동시에 ‘초미세 선폭 경쟁을 넘어 원자 단위 신소재와 공정 혁신을 통해 차세대 AI 컴퓨팅 메모리 주권을 확보하려는 중국 반도체 연구 진영의 탄탄한 기초과학 저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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