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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확보 필요’ 제주항공 결정 눈길…AK홀딩스는 515.5억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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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확보 필요’ 제주항공 결정 눈길…AK홀딩스는 515.5억 받는다

출자금 528억 회수 결정했으나 AK홀딩스 임대료 선납으로 대부분 상쇄
제주항공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신종자본증권 반영 시 부채비율 1805%
부채비율이 1000%가 넘는 제주항공이 부동산펀드를 통해 현금을 확보했으나 최대주주 AK홀딩스가 취득할 새 사옥에 비슷한 규모의 현금을 임대료로 선납하기로 하면서 재무 부담을 낮추는데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제주항공의 서울 강서구 신규 단독 사옥 조감도. 사진=제주항공이미지 확대보기
부채비율이 1000%가 넘는 제주항공이 부동산펀드를 통해 현금을 확보했으나 최대주주 AK홀딩스가 취득할 새 사옥에 비슷한 규모의 현금을 임대료로 선납하기로 하면서 재무 부담을 낮추는데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제주항공의 서울 강서구 신규 단독 사옥 조감도. 사진=제주항공
부채비율이 1000%가 넘는 제주항공이 부동산펀드를 통해 현금을 확보했으나 최대주주 AK홀딩스가 취득할 새 사옥에 비슷한 규모의 현금을 임대료로 선납하기로 하면서 재무 부담을 낮추는데 활용할 수 없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부동산 투자지분 처분과 신종자본차입, AK홀딩스 건물 임차를 함께 결정했다.

제주항공은 종속회사 퍼시픽제3호일반사모부동산투자의 유상감자와 이익분배를 통해 527억9372만원을 회수한다. 처분 목적은 출자금 회수로, 회수 예정일은 오는 18일이다.

퍼시픽제3호는 제주항공이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호텔사업에 진출하며 2016년 12월 세운 부동산 투자법인이다.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IHG) 브랜드를 도입해 2018년 9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라는 이름으로 294실 규모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5월 호텔사업은 계열사 애경타운(옛 마포애경타운)에 540억원에 넘어가게 됐다. 당시 공시에는 영업양도 영향으로 ‘현금 유동성 확보 및 경영 효율성 증대’가 제시됐다.

이번 유상감자는 호텔사업을 정리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제주항공이 퍼시픽제3호에 넣어둔 출자금을 되찾는 절차다. 감자비율 99.81%는 그간 투입한 출자금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규모다.

제주항공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처지다. 올해 상반기 유동자산은 6400억원으로 유동부채 1조4386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영업손실 1117억원, 당기순손실 1164억원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240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으나 당기순손실 325억원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FCF)도 지난해 266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1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특히 부채비율은 지난해 754.4%, 올해 상반기 1009%까지 뛰었다. 신종자본증권을 부채로 분류하면 1805%에 달한다고 회사도 반기보고서에서 밝혔다.

그런데 제주항공은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서울 강서구 소재 건물을 AK홀딩스로부터 40년6개월간 빌리기로 했다. 임대료 515억5000만원은 내달 6일 임대차 개시일에 한꺼번에 낸다. 보증금은 없고 최초 6개월은 무상이다. 선납액은 제주항공 자기자본의 18.74%에 이른다.
회수금과 선납액의 차이는 약 12억원에 그친다. 돌려받은 현금과 비슷한 규모가 한 달도 안 돼 AK홀딩스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신종자본차입으로 새로 손에 쥐는 돈도 많지 않다. 제주항공은 한국투자증권에서 1000억원을 빌려 900억원은 기존 차입금 상환에, 100억원은 운영자금에 쓴다. 반기보고서상 한국투자증권 일반자금대출 잔액도 900억원(연 6.5%)이어서 같은 금융사에서 금리를 올려 빚을 갈아타는 구조로 보인다. 두 조치로 1500억원 넘는 돈이 오가지만 제주항공에 새로 남는 현금은 운영자금 100억원과 처분·선납 차액 12억원 정도다.

빌릴 당시 금리는 연 7.5%지만 인출 18개월 뒤인 2028년 3월부터 10%로 오른다. 1000억원 기준 연 이자가 75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신종자본차입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재무 부담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낸 임대료가 AK홀딩스의 사옥 매입 자금으로 흘러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AK홀딩스는 하루 뒤인 16일 이사회에서 계열사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로부터 이 건물을 521억700만원에 사들이기로 했는데, 매매일자가 제주항공 임대 개시일과 같은 10월 6일이다. 그날 들어오는 임대료 515억5000만원과 매입가를 맞대보면, AK홀딩스가 실제 부담하는 순매입비는 5억5700만원 안팎에 그친다.

AK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잉여현금흐름(FCF) 등 실질적 현금흐름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약 600억원 가량 줄어든 3651억원으로 나타났다.

일각의 의혹과 관련해 AK홀딩스 측은 답하지 않았다. 관계자는 대신 "현재 제주항공이 내는 임대료보다 저렴한 조건으로 계약한 것"이라면서 "한쪽이 손해를 보는 거래가 아니라 서로 윈윈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주항공은 40년치 임차료를 한 번에 선납하는 것에 대해 장기간 임대료 인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용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yk_1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