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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에너지 안보 중요성 커져…‘전기의 시대’ 한국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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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에너지 안보 중요성 커져…‘전기의 시대’ 한국에 기회”

17일 에경연 개원 40주년 정책세미나서 기조연설
가격 넘어 공급 신뢰 중시…‘에너지 안보 위험 프리미엄’ 전망
AI·전기차·냉방 수요 확대…전력 수요 증가 속도, 전체 에너지의 3배
배터리·케이블·변압기 제조 기반…한국의 전기화 수혜 기대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에너지경제연구원 개원 40주년 기념 정책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유경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에너지경제연구원 개원 40주년 기념 정책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유경 기자
중동발 공급 불안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에너지 안보가 가격 못지않은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인공지능(AI)과 전기차 등의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배터리·전력기기 등 제조 기반을 갖춘 한국에는 ‘전기의 시대’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1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에너지경제연구원 개원 40주년 기념 정책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내외 학계·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참석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 변화와 공급망 재편, 에너지 안보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현재 상황을 “역사상 가장 중대한 에너지 위기 중 하나”로 진단했다.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으로 공급하던 주요 경로와 중동산 석유·가스가 이동하는 호르무즈 해협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가 잇달아 흔들리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이 에너지 전략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는 공급처를 선택할 때 가격뿐 아니라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수출을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는 공급처를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롤 사무총장은 “시장에 ‘에너지 안보 위험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이라며 일부 상황에서는 가격보다 안보가 우선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가스·우라늄·리튬 등 개별 자원을 넘어 현재 에너지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신뢰’를 꼽았다.

이 같은 안보 수요는 공급처 다변화와 대체 기술 활용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공급 파트너를 찾는 동시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 원자력 발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의 또 다른 변화로는 전력 수요의 급증을 제시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우리는 전기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며 최근 2년간 세계 전력 수요 증가 속도가 전체 에너지 수요보다 약 3배 빨랐다고 밝혔다. 기존 수요에 더해 △AI·데이터센터 △전기차 등 운송 부문 전기화 △에어컨 등 냉방 수요가 전력 소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 공급 여건을 AI 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요인으로도 지목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미국·한국·중국·일본·인도 등이 벌이는 AI 경쟁에서도 충분한 전력을 합리적인 가격에 확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전기화가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함께 높일 기회라고 평가했다. 수입 에너지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전력으로 대체하면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동과 다른 공급국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 효과도 기대했다.
세계적인 전기화 수요를 뒷받침할 제조 역량을 한국의 강점으로 꼽으며 ‘전기의 시대’에 한국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한국은 배터리부터 케이블·변압기까지 이미 매우 강한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다”면서 “한국은 전기의 시대에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유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oiyu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