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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천 가을 성어기 ‘매년 반복’되는 어선 안전점검,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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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천 가을 성어기 ‘매년 반복’되는 어선 안전점검, 문제 없나

사고 줄이는 행정 필요···인천 등록어선 1476척
안전사고 인명피해 77.4% 어선···낚시어선 사고
전국 지난해 가을 출어선 150만 척 사계절 최고
10년 새 2배…가을철에만 전체 사고 39.7% 집중
인천시 어선 단속 점검 전경.  사진=인천시이미지 확대보기
인천시 어선 단속 점검 전경. 사진=인천시
가을 바다는 풍요롭지만 사고도 함께 따라와 반복되는 사고와 단속 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인천시가 달라진 행정을 도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광역시가 본격적인 가을철 성어기와 행락철을 맞아 오는 11월 30일까지 어선과 낚시어선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안전점검에 들어갔다고 27일 밝혔다.

해양수산부와 군·구, 인천해양경찰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인천어선안전조업국 등이 참여해 인천시에 등록된 어선 1476척 가운데 10톤 이하 노후어선과 사고이력 선박, 2인 이하 1일 조업선, 낚시어선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선박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점검 자체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매년 봄과 가을 성어기가 돌아올 때마다 비슷한 점검과 계도가 반복되는 현실을 보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여론이다. ‘몇 척을 점검했느냐’가 아니라 ‘점검 결과 실제 사고가 얼마나 줄었느냐’가 행정의 성적표가 돼야 한다.

이번 인천시 점검은 예방 캠페인 아니냐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최근 5년간인 2021~2025년 해양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해양사고 선박 1만7036척 가운데 안전사고는 898척으로 5.3%에 불과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체 해양사고 인명피해 614명 가운데 안전사고에 따른 피해가 367명으로 59.8%를 차지했다.

더욱 심각한 부분은 이 가운데 284명, 77.4%가 어선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사고 건수만 놓고 보면 작아 보이지만 한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람의 생명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특히 가을은 조업량부터 다르다.

2025년 전국 출어선은 가을철 9~11월에 150만4926척으로 가장 많았다. 여름 137만3932척, 봄 127만197척, 겨울 97만4510척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2025년 9월 어선 안전사고 인명피해도 17명으로 전년도 같은 달 4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가을 성어기 안전점검이 보여주기식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낚시어선은 더 위험하다…10년 사이 사고 2배


인천이 낚시어선을 집중관리 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낚시어선은 전문 어업인만 타는 일반 조업선과 다르다. 해상 안전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시민이 다수 탑승한다. 최근 10년간 낚시어선 이용객은 2015년 295만 명에서 2024년 496만 명으로 약 70% 증가했다.
2024년 가을 석 달 동안에만 낚시어선 이용객이 약 155만 명에 달했다. 문제는 이용객 증가와 함께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낚시어선 사고 선박은 2015년 174척에서 2024년 359척으로 약 2배 늘었다. 최근 10년 동안 발생한 낚시어선 사고 가운데 39.7%가 가을철에 집중됐다.

충돌사고는 전체 낚시어선 사고의 약 15% 수준이지만 사망·실종자의 52%가 충돌사고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 앞바다가 수도권 낚시인들이 많이 찾는 해역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낚시어선 안전관리는 단순한 어업정책이 아니라 시민 안전정책이기도 하다.

올해 달라진 구명조끼 의무화


올해 안전관리에서 가장 큰 변화는 구명조끼 착용이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7월 1일부터 모든 어선 승선원에 대한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를 시행했다. 이는 긍정적인 변화다. 바다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구명조끼는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기본적인 장비이기 때문이다.

특히 혼자 또는 2명이 조업하는 소형 어선은 해상 추락사고가 발생하면 신고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25년 어선 안전사고 인명피해 가운데 실족이나 파도 등에 따른 해상추락이 20명, 목격자 없는 사망·실종이 12명, 나홀로 조업 중 사망·실종이 11명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인천시가 이번 점검에서 구명조끼와 구명부환, 소화기, 위치발신장치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방향 자체로는 맞다. 여기에 기관실 주요 설비와 항해·무선설비 작동 여부, 낚시어선 승선자 명부까지 확인하는 것도 사고 예방 측면에서는 장점이다.

하지만 ‘점검했습니다’로 끝나면 반복행정 문제는 다음이다. 가을이 오면 점검하고,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철 점검을 하고, 또 가을이 돌아오면 같은 항목을 검사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행정효율을 따져봐야 한다. 올해 정부 합동점검 역시 최근 3년간 안전점검에 참여하지 않은 어선과 최근 사고이력이 있는 어선, 소수인원 조업선, 노후어선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는 과거보다 진일보했다. 모든 선박을 똑같이 보는 것이 아니라 사고 가능성이 높은 선박을 선별해 점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어선에서 소화기 불량이나 위치발신장치 미작동, 구명장비 미비가 반복적으로 적발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 번 고치라는 행정지도로 끝낼 일이 아니다. ‘같은 지적사항이 반복되는지’까지 추적해야 한다. 행정의 목적은 적발 건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재발을 막는 데 있기 때문이다.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야 진정한 점검과 단속이 된다.

첫째, 해수부·해경·지자체·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등 여러 기관이 동시에 참여해 선박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수 있다.

둘째, 전체 선박을 무차별적으로 점검하기보다 노후선박과 사고이력 선박 등 위험도가 높은 선박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셋째,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첫 가을 성어기라는 점에서 제도를 현장에 정착시키는 효과가 있다.

넷째, 낚시어선 승선명부와 안전장비까지 확인하면서 일반 시민의 안전관리까지 범위를 넓혔다.

반면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단속과 계도 중심이라는 점이다. 점검이 끝난 이후 같은 선박의 상태가 어떻게 변했는지 장기간 관리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된다. 노후어선을 적발하고도 교체나 안전장비 보강에 필요한 비용 지원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영세 어업인에게는 안전점검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낚시어선 역시 승선명부 작성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승객에게 비상상황 행동요령을 교육했는지를 확인하는 단계까지 가야 한다.

대안① 1476척 ‘위험등급제’ 도입해야


첫 번째 대안은 인천 등록어선 1476척을 위험도별로 분류하는 것이다. 선령과 선박 규모, 최근 3~5년간 사고이력, 안전점검 지적 횟수, 기관고장 여부, 야간조업 빈도, 조업거리 등을 데이터화 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위험·중위험·일반관리 선박으로 구분하면 행정력도 보다 효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 사고 한 번 없는 신형 선박과 20년 넘은 노후선박을 같은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

대안② ‘반복위반 이력관리’ 반드시 필요


반복 위반 관리인데 올해 소화기 불량으로 적발된 선박이 내년에도 같은 사유로 지적된다면 단순 시정조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선박별로 안전점검 이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2회 이상 동일한 문제가 적발될 경우 집중관리 대상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반대로 지속 안전관리를 잘하는 선박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 단속만 강화하면 현장 저항이 생긴다. 잘 지키는 어업인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까지 병행해야 안전문화도 정착된다. 단속만 강화하고 이후 다른 조치가 없다면 원성은 행정기관으로 간다.

대안③ 영세·노후 어선에 안전장비 지원


‘안전장비를 갖추라’는 행정명령만 반복해서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연·근해 어선을 대상으로 CCTV와 야간조업용 카메라 등 안전장비와 작업환경 개선장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인천도 이러한 국비사업과 시비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 위치발신장치, 기관실 화재감지기, 자동팽창식 구명조끼, 선원 추락감지장치 등을 노후·소형 어선에 우선 지원하면 단속보다 실질적인 사고예방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1~2명이 타는 소형어선은 사람이 바다에 빠졌을 때 이를 알려줄 사람이 없다. 일정시간 움직임이 없거나 선원이 추락하면 자동으로 위치를 전송하는 장치까지 적극 검토해야 한다.

대안④ 낚시어선은 ‘승객 교육’까지 확인해야


낚시어선은 구명조끼를 착용했다고 안전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출항 직전 승객에게 ▲구명조끼 사용법 ▲비상구 위치 ▲해상추락 시 행동요령 ▲화재 시 대피방법 ▲갑판 이동 시 주의사항 등을 직접 교육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점검기관은 승선명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교육 실시 여부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낚시어선 사고가 최근 10년간 약 2배 증가했고 가을철에 사고가 집중된 현실은 단순 계도만으로 대응하기에는 가볍지 않다.

대안⑤ 사고다발 해역·시간까지 공개 의무화


인천 앞바다 어느 해역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지, 어떤 시간대에 사고가 집중되는지, 사고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해 어업인에게 공개해야 한다. ‘조심하라’는 말보다 구체적인 위험정보 한 장이 훨씬 효과적이다.

사고다발 해역과 기상상황, 조업선 밀집도 등을 연계해 모바일로 알려주는 시스템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 해상안전도 이제 경험에 의존하는 시대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 성어기 활성화, 안전과 충돌하지 않는다 안전을 강화하면 조업이나 낚시산업이 위축된다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봐야 한다. 큰 인명사고 한 번이 발생하면 어촌과 낚시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는다. 안전한 바다라는 신뢰가 구축되어야 어업인도 안정적으로 조업하고 관광객과 낚시객도 다시 인천을 찾는다. 따라서 안전대책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반대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안전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인천의 해양·낚시산업을 키우는 기반이다.

인천시는 오는 11월 30일까지 이번 합동점검을 이어가는데 그렇다면 점검이 끝난 뒤 결과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 몇 척을 점검했는지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위반 선박 수 ▲주요 위반유형 ▲구명조끼 미착용률 ▲전년 대비 반복위반 선박 ▲사고 건수 ▲인명피해 증감까지 시민에게 알리는 것이 맞다. 그래야 정책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김익중 인천시 농수산식품국장은 “가을철은 1년 중 해양 사고 발생 빈도가 높은 시기인 만큼 어업인과 승객 모두의 철저한 안전의식과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타 기관과 공조해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