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비공식 협력 끝 공식 계약 체결…이례적 협업으로 군 조달 한계 돌파
인큐텔 자산 10억 달러·국방 예산 1% 미만…1달러당 민간 40달러 유치 효과 활용
인공지능·극초음속 6대 핵심 분야 실사 전담…실험실 벗어나 실전 작전 투입
인큐텔 자산 10억 달러·국방 예산 1% 미만…1달러당 민간 40달러 유치 효과 활용
인공지능·극초음속 6대 핵심 분야 실사 전담…실험실 벗어나 실전 작전 투입
이미지 확대보기3일(현지시각) 미국 국방부와 군사 매체 브레이킹디펜스에 따르면, 미 국방부 핵심기술차관보실은 CIA가 설립한 독립 비영리 투자기관인 인큐텔(In-Q-Tel)과 군사용 첨단 기술 발굴을 위한 공식 계약을 체결했다.
브레이킹디펜스는 이번 합의가 양측이 수년 동안 이어온 비공식 협력 관계를 공식 파트너십으로 전환한 조치로, 군부대가 민간 기업의 혁신 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하는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했다.
이번 협력은 인큐텔의 자산 활용보다 민간 벤처의 기술 검증 전문성을 국방 조달 체계에 접목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기술차관보실 주도의 현장 평가 체결
미 국방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마이클 도드 핵심기술 담당 차관보는 향후 12개월 동안 검증을 마친 민간 시제품을 실험실 밖으로 꺼내 일선 전투사령부와 함께 실제 작전 현장에서 평가하는 것을 주요 성공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번 협약은 국방부 최고기술책임자(CTO) 에밀 마이클이 11개월 전 선정한 6대 핵심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대상 분야는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생명공학 제조, 레이저나 마이크로파를 활용하는 지향성 에너지,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극초음속 비행체, 차세대 컴퓨터와 정보 통신 기술, 그리고 분쟁 지역에서 탄약과 물자를 막힘없이 전달하는 전시 보급망 기술이다.
국방부 발표문은 인큐텔이 시장에서 검증해온 벤처 투자 평가 방식을 활용해 군의 시급한 요구에 맞는 초기 민간 기술을 가려내는 데 이번 협약의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도드 차관보는 기술 우위가 신기술을 누가 먼저 발명하느냐보다 전투 현장에 누가 더 빠르게 보급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 국방부가 10년 이상 걸리던 전통적인 무기 개발 방식에만 머무르지 않고, 빠르게 성장하는 혁신 기술 기업들로부터 필요한 장비를 즉시 사들이는 유연한 고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99년 조지 테넷 당시 CIA 국장의 권유로 세워진 인큐텔은 군사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와 무인 방산 기업 안두릴 등 유력 방산 스타트업의 초기 성장을 이끈 발판으로 평가받는다.
10억 달러 자산 한계 넘는 민간 자본 승수
인큐텔의 최근 5년간(2021~2025년) 재무 공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총자산 규모는 약 10억 달러(약 1조 3440억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액수는 미 국방부가 한 해 동안 신무기 연구·개발·시험·평가(RDT&E)에 쓰는 전체 예산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이번 협력의 실질적인 힘은 국방부에 자금을 대주는 것이 아니라 민간 투자금을 끌어들이는 신인도에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상용 플랫폼 중심의 군사 기술 진입 요건 재편
미 국방부가 전문 검증을 거친 민간 기술을 곧바로 군에 들여오는 구조를 갖추면서, 글로벌 방산 부품 공급 생태계의 기술 기준에도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전시 보급 체계와 정보 통신 분야에 민간 장비가 대거 투입되면 군용 드론이나 이동 통신 단말기에 들어가는 고성능 전력 제어 장치와 통신 부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해외 부품 제조사들 역시 기존의 엄격한 군사 규격은 물론 실리콘밸리 벤처기업들이 개발한 최신 소프트웨어와 호환되는 연결 기준을 갖춰야 할 환경에 놓이게 됐다.
향후 시장 흐름은 민간 상용 장비가 군사 작전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가 12개월 내 실전 부대 투입을 추진하는 만큼 초기에는 민간 통신·소프트웨어 표준을 맞추기 위한 시험 작업이 활발해질 수 있다.
앞으로의 핵심 과제는 인큐텔의 검증을 거친 민간 시제품이 1년 안에 실제 전투사령부 평가를 무사히 통과해 정식 양산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미 국방부가 민간 벤처 기술을 현장에 신속하게 배치하는 성공 모델을 정착시킬 경우, 전 세계 방위산업의 조달 체계가 민간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전환점이 마련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