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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자발적 약가 합의에도… 美 제약업계, 무효화 소송 나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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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자발적 약가 합의에도… 美 제약업계, 무효화 소송 나선 까닭

7년 재정 절감액 119억에서 4억 4000만 달러 급감
입법 권한 우회 논란…행정부 가격 통제 선례 차단 의도
미 보건당국의 권한 범위 두고 법정 공방 재개
미국 달러 지폐와 경구용 알약들이 포함된 일러스트레이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 지폐와 경구용 알약들이 포함된 일러스트레이션. 사진=로이터
미국 제약업계 최대 로비단체인 미국의약품연구제조협회(PhRMA)가 트럼프 행정부의 메디케어 의약품 가격 해외 연동 규정을 무효화하기 위한 법정 투쟁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PhRMA가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보건복지부(HHS)와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 등을 상대로 글로브(GLOBE) 규정 집행 정지 소송을 제기했다고 지난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백악관과의 자발적 약가 인하 합의로 규정의 실제 적용 대상과 재정 절감 규모가 당초 계획 대비 급감했음에도, 업계는 미래 행정부의 행정명령을 통한 약가 통제 선례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GLOBE 규정 제정과 PhRMA의 무효화 소송


소송 대상이 된 GLOBE(Global Price Benchmark Enforcement) 규정은 메디케어 파트B(병원·의원 투여 의약품) 프로그램에서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품 가격을 유사한 경제 수준을 갖춘 해외 주요국의 지불 가격과 연동해 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CMS는 지난 9월 30일 해당 최혜국(MFN) 가격 책정 시스템의 세부 시행 기준을 담은 최종안을 공표했다.

그러나 규정의 실제 파급력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CMS는 백악관과 별도로 메디케어 내 최혜국 수준의 약가를 적용하기로 자발적 약가 인하 합의를 체결한 제약사에 대해 해당 규정 적용을 면제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이자,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 등 글로벌 주요 제약사를 포함해 26개 기업과 이미 개별 합의를 마쳤다. 이로 인해 GLOBE 규정이 실제 직접 적용되는 기업은 4개사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폭 감소한 재정 절감액과 입법 권한 침해 선례 차단 의도


적용 대상의 급격한 축소는 정부의 재정 절감 추정치에 그대로 반영됐다. HHS 추산에 따르면, 해당 모델이 시행되는 7년 간(2027년 1월 1일~2032년 3월 31일) 메디케어 파트B 지출 감소액은 약 4억 4000만 달러(약 5895억 원)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제안 규칙 발표 당시 제시했던 119억 달러(약 15조 9436억 원) 대비 약 96.3% 감소한 수치다.

그럼에도 PhRMA가 법정 투쟁을 강행하는 이유는 행정부의 입법 권한 침해 선례를 막기 위함이다.

PhRMA 짐 스탠셀 법률 총책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의회가 CMS에 부여한 권한은 시범 모델을 검증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CMS는 의회가 수년간 거듭 거부해 온 메디케어 가격 구조 전면 개편을 입법 없이 강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고 측인 HHS는 최종 규정 명문에서 "CMS는 의회가 시범 모델 검증을 위해 설계한 법적 틀 안에서 정당하게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히며 권한 남용 주장을 반박했다.

소송 대상에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HHS 장관, CMS 관리자 밈 오즈(Meme Oz), 메디케어·메디케이드 혁신센터(CMMI) 소장 에이브 서턴 등이 포함됐다.

PhRMA는 앞서 2020년에도 행정절차법상 의견 수렴 미비 등의 행정상 오류를 들어 유사한 MFN 약가 연동 규정을 법원에서 무효화시킨 바 있다.

법원의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여부와 백악관과 자발적 약가 합의를 맺은 26개 글로벌 제약사의 실제 약가 인하 이행 시점이 향후 미국 약가 통제 정책의 법적 정당성과 시장 파급력을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