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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스타링크 접속 차단에 격앙…독자 안보망 확보 요구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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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스타링크 접속 차단에 격앙…독자 안보망 확보 요구 분출

유럽 당국자들 사전 통보 없는 서비스 제한에 격앙…미국 기술 종속 경고
머스크 기업 제재·자율 역량 촉구…유럽 방위 통신망 독자 확보 요구
우크라이나 전선 통신 차단 확인…유럽 자주 국방 구축 논의 확산 조짐
미국 민간 위성 차단에 맞서 독자 통신망 구축을 추진하는 유럽 형상도. 사진=제미나이3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민간 위성 차단에 맞서 독자 통신망 구축을 추진하는 유럽 형상도. 사진=제미나이3 생성 이미지

유럽 각국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발생한 스타링크 접속 차단 사태를 계기로 미국 기술에 안보를 의탁해 온 구조에 강한 위기감을 드러내며 독자 방위 통신망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홍콩 온라인 매체 아시아타임스는 10월 15일(현지시각) 유럽 주요 정책 당국자와 안보 전문가들이 단일 미국 민간 기업의 결정으로 동맹국의 핵심 군사 작전이 일순간에 마비될 수 있다는 현실에 분노와 당혹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공 조기 경보와 타격 무기 통제 같은 전략 자산을 더 이상 외부 기업의 변덕에 맡겨둘 수 없다는 인식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설명 없는 전장 통신 차단에 유럽 당국·전문가 거센 분노


이번 사태는 스페이스X가 서비스하는 스타링크 위성 통신 접속이 우크라이나 전선 일부 지역에서 사전 통보 없이 제한되면서 불거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무기기술 자문역인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프는 군 통신망 제한에 대한 사전 경고를 받지 못해 여러 작전이 실패로 끝났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유럽 외교 안보 라인은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를 향해 "또 당신의 제품으로 정치적인 술수를 부리시는 겁니까? 유럽 고객으로서 우리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라고 공개 질타했다.

영국 싱크탱크 유럽개혁센터 이안 본드 부소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유럽의 모든 국방부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변덕에 좌우되지 않으려면 공격 조기 경보, 탄도미사일 대응, 군대와의 통신, 공격 무기 제어에 필요한 자율적인 역량 개발을 훨씬 더 시급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런던대 로열 홀로웨이에서 EU법과 인권법을 가르치는 스티브 피어스 교수는 한 발 더 나아가 머스크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피어스 교수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머스크와 그의 회사들을 지정학적 적대 세력으로 간주하기 시작해야 한다며 "만약 머스크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사실상 지원하려 한다면, 우크라이나의 동맹국들은 스타링크, X, 테슬라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 압박 의혹 속 대미 종속 비판과 제재론


안보 전문가들은 단일 빅테크 소유주의 정치 행보와 워싱턴의 기류에 동맹국 안보가 휘둘리는 구조 자체를 파고들었다. 머스크가 지난 7월 이후 미국 공화당의 의회 다수당 유지 목적에 최소 2억 7600만 달러(약 3711억 8960만 원)를 투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 동기 개입 의혹은 한층 증폭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에너지 기간시설 타격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넣는 과정에서 이번 조치가 나왔을 가능성을 전했다.

또한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 기드온 라크만 수석 외교 논평가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 기술에 의존하는 체제의 위험성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정부나 백악관이 직접 통신 제한을 명령했다는 공식 증빙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스페이스X와 미국 국방부 역시 이번 접속 제한의 기술 범위와 사유에 대해 공식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유럽 독자 안보망 필요성 부각과 향후 전망


이번 사안은 단일 상용 플랫폼에 안보를 의존하는 체계가 유사시 주권 공백으로 직결될 수 있음을 여실히 증명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외부 정권 변동이나 특정 기업인의 정치 성향에 흔들리지 않는 독자 저궤도 위성 통신망 등 자체 우주 안보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층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 통신망을 상용 단일망에 맡기는 방식을 지양하고 군 전용 자산과 독자 데이터링크를 결합해 안보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 역시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해외 민간 빅테크에 전장 통신 주권을 의탁해 온 방위 체계는 근본적인 신뢰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명 없는 접속 제한으로 충격과 분노에 휩싸인 유럽이 독자적인 대체 통신망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지가 미래 안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