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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 기술주 세계 최악 폭락…시총 반토막에 자금조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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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 기술주 세계 최악 폭락…시총 반토막에 자금조달 비상

커촹반50지수 하반기 40% 급락…메타엑스·무어스레드 주가 절반 증발
외국인 자금 18조원 이탈…블룸버그 "중국 기술 자립 전략에 부담"
지난 7월 18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에서 관람객들이 중국 반도체 기업 메타엑스의 AI 슈퍼노드 '시징 S600'이 전시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 18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에서 관람객들이 중국 반도체 기업 메타엑스의 AI 슈퍼노드 '시징 S600'이 전시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중국 기술주가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STAR) 시장의 대표 지수는 올해 하반기 들어 약 40% 급락했으며 주요 AI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중국 기술기업들이 미국 기업들보다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증시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과 AI 산업 육성 전략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AI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중국 기술주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는 자본시장을 활용해 첨단기술 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고 1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커촹반50지수 40% 급락…중국 반도체 기업 주가 반토막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기술주 중심 지수인 커촹반50지수는 올해 하반기 들어 약 40% 하락했다.

이는 세계 주요 기술주 지수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메타엑스와 무어스레드의 주가도 같은 기간 각각 절반가량 떨어졌다.

하드웨어 관련 기업들의 비중이 높은 중국 창업판(차이넥스트)지수 역시 36%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중국 정부의 첨단기술 육성 정책과 AI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중국 반도체주에는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커촹반50지수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약 75% 상승해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기술적 성과와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에 주목하면서 높은 기업가치 평가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 커촹반50지수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6월 30일 정점에서 80배를 넘어섰다.

그러나 AI 투자 수요의 지속 가능성과 기업들의 향후 실적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상승세는 급격하게 반전됐다.

블룸버그는 앞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높은 기업가치가 투자심리가 악화된 이후에는 오히려 중국 기술주의 취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자금 900억위안 이탈…상반기 유입분 절반 이상 반납

중국 기술주의 급락에는 글로벌 AI 관련주 매도세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제이슨 랴오, 마빈 천 애널리스트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미국 나스닥과 한국 증시까지 확산한 AI 하드웨어 관련주 매도세가 중국 본토 주식에 가장 큰 충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올해 2분기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AI 관련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점을 주요 배경으로 지목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와 중국 본토 증시를 연결하는 주식거래 제도를 통해 3분기에 회수한 자금은 약 900억위안(약 18조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최근 1년 동안 가장 큰 분기별 자금 유출 규모다.

또 4월부터 6월까지 유입된 자금의 절반 이상이 3분기에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중국 기술주의 급등을 뒷받침했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불과 한 분기 만에 대규모로 이탈한 것이다.

◇CXMT 27%·유니트리 50% 하락…신규 상장기업도 타격

중국 기술주의 약세는 최근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로도 확산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 CXMT는 지난 7월 기업공개 이후 기록한 최고가에서 주가가 27% 하락했다.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 역시 8월 상장 직후 기록한 고점에서 약 50% 떨어졌다.

두 기업은 중국이 반도체와 로봇 분야의 기술 자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그러나 글로벌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신규 상장기업들 역시 급격한 주가 조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올해 본토 증시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370억달러(약 49조5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IPO 자금조달 규모는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전체 조달 자금의 3분의 1 이상은 기술기업들이 차지했다.

이는 중국 기술기업들의 성장 과정에서 주식시장이 중요한 자금 공급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반면 기술주 주가가 장기간 하락할 경우 기업들이 신규 주식 발행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중국 AI 기업은 주식시장이 기본 자금줄"…정부 전략에도 부담

중국 기술주 급락이 특히 우려되는 이유는 중국 AI 기업들의 자금조달 구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주요 AI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채권보다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들은 국제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베칼캐피털의 레오니드 미로노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 AI 기업들 입장에서는 주식시장이 사실상 기본적인 자금조달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주가 장기간 압박을 받는다면 중국이 AI 산업 목표를 달성하기가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며 “주가 약세가 6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투자자들이 중국의 기술적 진전을 충분히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로노프는 증시 침체가 장기화하면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 개혁을 서두르고 국유 자금을 활용한 시장 안정 조치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육성하는 AI 산업의 자금 공급 구조가 주식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주가 급락이 산업정책의 실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 증시 부양 논의…높은 PER는 여전히 부담

중국 금융당국은 기술주 급락에 대응해 증시 안정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금융 규제당국은 15일 회의를 열어 시장 안정 대책을 검토하고 국가 지원 펀드인 이른바 '국가대표 자금'의 주식 매입을 가속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가 시장 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중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발표될 3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할 경우에도 주가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중국 AI 관련주의 기업가치가 여전히 높다는 점은 부담이다.

커촹반50지수의 예상 PER는 현재 40배를 웃돌고 있다.

블룸버그가 제시한 비교 수치에 따르면 한국 코스피지수의 예상 PER는 5배 미만이며 미국 나스닥100지수는 21배 수준이다.

중국 기술주가 최근 급락한 이후에도 이익 대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감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지안 시 코르테시 펀드매니저는 현재 주가 수준을 저평가된 매수 기회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수준은 기술적 조정이지 저평가 매수 기회가 아니다"라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술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주가가 추가로 30~50% 하락해야 매력적인 가격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기술주 급락이 단순한 주가 조정을 넘어 주식시장을 통해 AI 기술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려는 중국 정부의 전략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와 기업들의 향후 실적이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