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왑·JP모건은 무단 계좌 접근 차단…비자·마스터카드 등 42개 기업 새 표준 개발 참여
포피는 접근 권한 관리, x401은 이용자 신원 검증…AI 금융거래 보안 인프라 구축 본격화
포피는 접근 권한 관리, x401은 이용자 신원 검증…AI 금융거래 보안 인프라 구축 본격화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의 주요 금융업체들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고객 계좌 접근을 차단하는 가운데 AI 에이전트의 신원과 활동 권한을 확인하는 새로운 인증 체계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금융거래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시대에 대비해 무조건적인 접근 차단에서 벗어나 안전한 이용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산업계의 대응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금융 전문매체 포캐스트는 찰스슈왑,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금융회사의 AI 에이전트 접근 차단 조치와 함께 새로운 인증 프로토콜인 '포피(Poppy)'와 '프루프 x401(Proof x401)'의 등장에 주목하며 이같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포캐스트에 따르면 금융업체들은 AI 에이전트가 고객의 비밀번호를 이용해 계좌에 접근하고 거래를 실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와 법적 책임을 우려하고 있다.
릭 워스터 찰스슈왑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Muse)'를 언급하며 "고객이 단순히 비밀번호를 뮤즈에 제공하고 뮤즈가 고객을 대신해 행동하도록 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통제할 수도 없고 고객도 통제할 수 없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고 반문했다.
포캐스트는 이처럼 AI 에이전트의 접근을 전면 차단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방정부 차원의 명확한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회사와 기술기업들이 자체적으로 AI 에이전트의 접근과 활동을 관리하는 인증 체계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비자·마스터카드 등 참여…AI 에이전트 접근 권한 표준화
새로운 인증 체계 가운데 하나는 미국 AI 기업 시에라가 주도하는 '개인 에이전트 프로토콜(Personal Agent Protocol)'이다. 이 기술은 포피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포피는 지난 6일 열린 시에라 서밋에서 공개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스트라이프, 플래이드, BBVA 등 금융·결제 기업을 포함한 42개 설계 협력사가 참여하고 있다.
포피는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서비스에 접근할 때 허용되는 활동 범위를 표준화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AI 에이전트의 접근을 완전히 차단하거나 계정에 대한 광범위한 통제 권한을 허용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포피는 이러한 양자택일 방식에서 벗어나 서비스 제공 기업이 AI 에이전트의 접근 범위를 구분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위해 온라인 서비스의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데 사용되는 오어스(OAuth) 기반의 세션 인증 방식을 활용한다.
AI 에이전트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기능부터 로그인, 접속 세션 관리, 서로 다른 서비스 환경에서의 업무 수행까지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결제 처리 자체는 포피의 핵심 적용 범위에서 제외됐다.
포캐스트는 포피가 금융회사와 AI 에이전트 사이에서 안전한 접근 권한을 설정하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프루프 x401, AI 에이전트 뒤에 있는 실제 이용자 신원 검증
포피가 AI 에이전트의 접근 권한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지난 15일 발표된 프루프 x401은 에이전트에게 권한을 부여한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프루프 x401은 인터넷 통신에서 인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HTTP 401 응답 체계를 확장한 개방형 프로토콜이다.
서비스 제공자가 AI 에이전트에 신원 증명과 전자서명된 위임 권한을 요구하고 이를 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기술은 네 단계의 권한 위임 구조를 적용한다.
먼저 실제 이용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친다. 이후 이용자가 AI 에이전트에 허용할 활동 범위를 정하고 전자서명된 위임 권한을 부여한다.
AI 에이전트는 해당 권한을 디지털 신원증명 방식인 오픈아이디4VP(OpenID4VP)를 통해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거래 상대방이 이용자의 신원과 위임 권한을 독립적으로 검증한다.
각 단계에는 확인 가능한 전자적 증빙이 남도록 설계됐다.
프루프 x401은 메타의 뮤즈, 챗GPT, 그록, 클로드를 비롯해 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MCP), 구글의 AP2 등 다양한 AI 에이전트와 관련 기술 체계에 대응하도록 개발됐다.
포캐스트는 기존 AI 결제 기술이 에이전트에 부여된 결제 수단의 기능과 이용 범위를 규정하는 데 집중했다면 프루프 x401은 해당 에이전트의 행동을 실제로 누가 승인했는지 확인하는 문제를 다룬다고 설명했다.
비자의 TAP이나 스트라이프의 ACP와 같은 기존 기술이 인증 수단의 기능과 사용 범위를 규정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과 구별된다는 분석이다.
프루프 x401은 AI 에이전트가 어떤 방식으로 결제하는지를 다루는 리눅스재단의 x402와도 역할이 다르다.
x402가 AI 에이전트의 결제 처리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면 프루프 x401은 거래를 요청한 에이전트의 배후에 있는 이용자의 신원과 승인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프루프 x401 역시 결제 처리 자체는 핵심 기능에 포함하지 않는다.
포캐스트는 두 프로토콜이 서로 다른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AI 에이전트 기반 상거래에 필요한 신원 확인과 접근 권한 관리 체계를 보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회사가 AI 에이전트의 무단 접근을 차단하는 현재의 대응에서 벗어나 검증된 에이전트의 활동을 허용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