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중소형 방산주 21% 급락…WSJ "무인기·전자장비주 반등 기회"

글로벌이코노믹

美 중소형 방산주 21% 급락…WSJ "무인기·전자장비주 반등 기회"

대형 방산주 ETF보다 낙폭 커…카먼·머큐리시스템즈 투자 대상으로 주목
드론·AI 국방예산 137조원 포함한 추가 지출 불투명…저비용 무기 수요는 증가
RBC "과거 중간선거 후 방산주 시장 대비 초과수익"…선별 투자 필요
지난 3월 19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애슈빌의 안두릴 아스널-1 생산시설 조립라인에 퓨리 무인 전투기가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 19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애슈빌의 안두릴 아스널-1 생산시설 조립라인에 퓨리 무인 전투기가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중소형 방산업체들의 주가가 대형 방산업체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무인기와 군사용 전자장비 관련 종목에 투자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방예산 증액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비용 효율성이 높은 무인 무기체계의 수요는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중소형 방산주가 최근 급락했지만 군사기술의 변화와 국방 조달체계 개편을 고려하면 일부 기업의 주가 하락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20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중소형 방산업체의 비중이 높은 스테이트스트리트의 SPDR S&P 항공우주·방산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21% 하락했다.

대형 방산업체 중심의 아이셰어즈 미국 항공우주·방산 ETF가 같은 기간 15%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6%포인트 더 컸다.

특히 중소형 방산주 중심 ETF의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6배로 낮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평균인 44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WSJ는 “중소형 방산업체들이 군사기술 혁신과 국방 조달체계 개편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주가에서는 이러한 기대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 중소형 방산주 낙폭 더 커…신규 상장도 주가에 부담

중소형 방산주의 주가 부진에는 미국 국방예산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신규 상장기업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투자분석업체 캐피털알파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는 방산 관련 기업 6곳이 기업공개(IPO)를 실시했고 유럽에서도 5곳이 증시에 새로 입성했다.

신규 상장으로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산주가 늘어나면서 기존 종목들의 주가에도 부담이 발생했다.

새로 상장한 기업들도 대부분 상장 이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냈다.

여기에다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방산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약해졌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베팅 확률이 지난달 중순부터 60%를 넘어섰다.

미국의 높은 재정적자와 국채금리도 국방예산 증액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캐피털알파파트너스의 바이런 캘런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높은 금리가 정부 지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 드론 72조원·AI 65조원…국방예산 추가 지출 불확실


현재 가장 큰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예산 증액 구상 가운데 별도의 입법 절차가 필요한 자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계연도 국방예산으로 1조5000억달러(약 1991조7000억원)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3500억달러(약 464조7300억원)는 예산조정 절차를 통해 확보해야 한다.

해당 예산에는 드론 관련 지출 540억달러(약 71조7000억원)와 인공지능(AI) 관련 지출 490억달러(약 65조600억원)가 포함돼 있다.

중간선거 이후 의회의 권력 구도가 달라지면 이 같은 추가 지출 계획이 축소되거나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WSJ는 “국방예산의 증액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든다고 해서 방산업종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방산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회계연도의 실제 국방예산이 이전 회계연도의 1조달러(약 1327조8000억원)보다는 많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1조500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캘런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국방비 지출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사기술 혁신을 촉진하려는 움직임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처음 시작된 것이 아니라 약 10년 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부터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1조5000억달러의 국방예산이 GDP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짚었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은 냉전 기간 매년 GDP의 5~10%를 국방비로 지출했다.

◇ "고가 미사일 대신 저비용 드론"…중소형 업체에 기회


국방예산이 제한되더라도 중소형 방산업체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수백만달러짜리 방어 미사일을 사용해야 하는 비용 문제가 부각됐다.

고가의 요격무기를 대량으로 소모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캘런 애널리스트는 미군이 예산 제약으로 F-35 전투기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원하는 만큼 구매하지 못하게 된다면 드론과 무인항공기 구매를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전통적인 대형 무기체계보다 저비용 무인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업체들에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미국 국방부도 자율무기와 로봇을 중심으로 군사 조달체계를 개편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말 자율전투를 전담하는 4성 장군급 통합전투사령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새 조직은 드론과 로봇 등 무인체계의 구매를 담당하며 미국산 저비용 무인무기의 생산·공급체계를 신속하게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와 별도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팔머 럭키 안두릴 창업자,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 등이 미래 전쟁의 양상을 연구하는 작업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이 같은 국방부의 정책 변화가 새로운 군사기술을 보유한 중소형 업체들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카먼·머큐리시스템즈 주목…여러 무기체계에 부품 공급


미국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츠는 중소형 방산업체 가운데 다양한 무기체계에 부품과 기술을 공급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RBC의 켄 허버트 애널리스트는 카먼과 머큐리시스템즈를 관련 기업으로 제시했다.

카먼은 미사일과 요격무기, 드론, 우주 분야에 사용되는 고성능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다.

월가에서는 카먼의 매출이 향후 4년 동안 연평균 2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머큐리시스템즈는 항공기와 지상 군용차량, 미사일 등에 사용되는 컴퓨팅 장비와 전자시스템을 공급한다.

허버트 애널리스트는 전장에서 첨단기술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각 무기체계에 필요한 컴퓨팅 성능도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가 머큐리시스템즈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업체는 특정 무기체계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군사 플랫폼에 기술과 부품을 공급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카먼과 머큐리시스템즈의 예상 PER은 모두 약 40배다.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과거 평가와 비교하면 상당히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동안 카먼의 평균 예상 PER은 약 100배였고 머큐리시스템즈는 약 60배였다.

WSJ는 두 업체의 주가가 이전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 기대가 반영된 만큼 기업별 경쟁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 중간선거 후 방산주 평균 13.6%포인트 초과수익


과거 미국 중간선거 이후 방산주의 주가 흐름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RBC캐피털마켓츠가 1986년 이후 시장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방산주는 중간선거 이후 1년 동안 대체로 전체 주식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집권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상원이나 하원 가운데 최소 한 곳의 다수당 지위를 잃은 경우 방산주는 이후 1년 동안 시장 대비 평균 13.6%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다만 이는 과거의 평균적인 성과로 향후에도 같은 결과가 반복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WSJ는 “드론 분야처럼 경쟁업체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시장에서는 어떤 기업이 최종적으로 성과를 거둘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1월 중간선거의 불확실성과 높은 금리는 당분간 국방예산 전망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미국이 전쟁으로 줄어든 무기 비축량을 보충하고 달라지는 전장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는 필요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WSJ는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최근 방산주 하락이 일부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종목을 선별하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