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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유출 시 中 무역 금지"… 中, '외국 기관 영업비밀 침해 대응 규정'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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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유출 시 中 무역 금지"… 中, '외국 기관 영업비밀 침해 대응 규정' 제정

외국 기업·개인이 中 영업비밀 침해 시 대중 무역·투자 제한 및 입국·비자 취소 처분
전기차·배터리·희토류 등 핵심 산업 노하우 방어 목적… 조사 불응 시 일방 판결 권한 명시
美 국무부의 中 AI 스타트업 5곳 제재에 '맞불'… 전문가 "국가 통제 심화로 무역 불신 증폭"
중국국기 사이에 노동자 축소형이 배치되어 있고, 반도체 칩이 장착된 인쇄 회로 기판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국기 사이에 노동자 축소형이 배치되어 있고, 반도체 칩이 장착된 인쇄 회로 기판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전기차(EV), 배터리, 희토류 등 글로벌 첨단 제조업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이 자국 핵심 기술과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기업과 개인을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정 제정에 착수했다.

외국 기관이 중국 기업의 영업비밀을 탈취해 '국가 주권, 안보 및 발전 이익'을 침해했다고 판단될 경우, 대중(對中) 무역과 투자를 전면 금지하고 입국 거부와 자산 처벌까지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해, 미·중 간 기술 안보 전쟁이 법제화된 보복 체계로 격화되는 양상이다.

10월 26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MOFCOM)는 이날 '외국 기관의 영업비밀 침해 행위 처리에 관한 특별 규정(초안)'을 공식 공개하고 내달 24일까지 대국민 의견 수렴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초안에 따르면 외국 법인, 기타 조직 또는 개인이 국제 무역 및 관련 경제 활동 중 중국의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이로 인해 중국의 주권·안보·발전 이익에 실질적 위협을 가하거나 가할 우려가 있는 경우 중국 정부는 광범위한 행정 및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배터리·희토류 노하우 '국가 안보' 격상… 위반 외국 기관에 무역·투자 금지


중국 정부가 준비한 제재 수단은 전방위적이다.

침해 행위가 확인된 외국 기관에 대해 중국 관련 상품·기술·서비스 무역을 제한하거나 전면 금지할 수 있으며, 중국 내 신규 투자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또한, 해당 기관 소속 인원 및 운송 수단의 중국 입국을 제한하고, 중국 내 취업 허가와 거주권을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위반 행위의 경중에 따라 막대한 과징금도 부과된다.

이번 규정은 중국이 독보적인 제조 경쟁력을 확보한 배터리, 전기차, 태양광, 희토류 가공 등 핵심 산업의 엔지니어링 노하우가 서방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패막으로 풀이된다.

앞서 상무부는 과학기술부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바이오, 태양광 등 14개 핵심 분야의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 금지·제한 기술 목록'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번 영업비밀 규정은 이를 역내·외 전반으로 확장한 후속 조치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쉬톈첸(Xu Tianchen)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및 유럽연합(EU)과의 기술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영업비밀 방어는 국가적 과제가 됐다"며 "특히 최근 외국인 무비자 입국 확대 등 개방 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업적 스파이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법적 가이드라인"이라고 설명했다.

상무부에 직접 조사권 부여… 조사 방해 시 '일방적 유죄' 판결


규정 초안은 중국 상무부에 외국 기관의 행위를 직접 조사할 수 있는 막강한 사법적 조사 권한을 부여했다.

조사 대상이 된 외국 기관은 상무부에 전면 협조하고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할 경우, 상무부는 상대방의 반론 없이 확보된 자체 사실관계만으로 일방적인 제재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명시했다. 중국 내 일반 기업과 개인에게도 외국 기관의 영업비밀 침해 정황을 당국에 고발할 수 있는 공식 창구를 열어주었다.

美 국무부의 '즈수안' 제재에 맞불… "무역 불신 심화할 것"


이번 조치는 지난주 미국 국무부가 미국 지적재산권보호법(PIPA)을 근거로 구글의 독점 AI 기술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딩린웨이의 상하이 즈수안 테크놀로지, 벤처캐피털 미라클플러스 등 중국 기업 5곳을 전격 제재한 직후에 나왔다.

상무부는 미국의 제재에 대해 "중국 기업에 부당하게 낙인을 찍은 조치로 단호히 반대한다"며 "중국 AI 산업의 발전은 독자적인 기초 연구의 결실"이라고 반발하며 맞불 성격의 법제화를 서둘렀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외국 기업들의 중국 내 비즈니스 불확실성을 가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페인 엘카노 왕립연구소의 미겔 오테로-이글레시아스(Miguel Otero-Iglesias) 수석연구원은 "이번 규정은 중국이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경제 전반에 대한 국가 통제력을 한층 강화하는 흐름의 연장선"이라며 "결과적으로 국가 통제 심화, 무역 마찰 격화, 그리고 글로벌 경제 주체 간의 상호 불신 증폭이라는 세 가지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