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달러 vs 19억 달러 극단적 편차…유료 보고서 '거품론' 확산
아이온큐 등 주요 기업 초기 계약 500달러 불과…실제 지출 3억 달러 안팎
GPS 먹통 대비한 양자 시계·항법 센서 집중…컴퓨터는 연구실 신세
아이온큐 등 주요 기업 초기 계약 500달러 불과…실제 지출 3억 달러 안팎
GPS 먹통 대비한 양자 시계·항법 센서 집중…컴퓨터는 연구실 신세
이미지 확대보기[핵심 포인트]
○ 계약 상한선과 실지출의 괴리: 미사일 방어국(MDA)의 1,510억 달러 규모 SHIELD 사업은 지출 한도일 뿐이며, IonQ 등 주요 참여 기업이 실제 체결한 초기 계약은 건당 500달러 수준의 상징적 금액에 그친다.
○ 실제 검증 가능한 시장 규모: 미 국방부(DoD)의 실제 양자 연구 연간 지출액은 약 3억 2,000만 달러(2023 회계연도 기준) 안팎이며, 공개된 연간 계약 규모 역시 1억~2억 달러 선에 머물러 수십억 달러대 시장 전망과 큰 차이를 보인다.
○ 실질적 군 도입 품목은 '시계와 센서': 군이 실제 전력화를 위해 대량 구매·생산하는 분야는 양자 컴퓨터가 아닌, 위성 신호 교란(재밍) 상황에서 위치와 시간을 유지하는 '양자 광학 시계' 및 '항법 센서'에 집중되고 있다.
'1510억 달러' 계약 상한선이 부른 착시
양자 방위 산업을 둘러싼 시장 규모 추정치가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억 달러까지 극단적인 편차를 보이고 있다고 양자 컴퓨팅 전문매체 퀀텀 자이트가이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미사일방어국(MDA)이 발주한 'SHIELD' 사업이다. 이 사업의 계약 상한선은 1,510억 달러에 달하며, 아이온큐(IonQ), 인풀렉션(Infleqtion), 벡터 아토믹(Vector Atomic), 큐시큐어(QuSecure) 등 2,4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 수치는 2035년까지 정부가 지출할 수 있는 최대 한도를 정해둔 무기한 납품/무기한 수량(IDIQ) 계약일 뿐이다. 실제 등록된 2,401건의 초기 주문 중 2,395건은 형식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500달러짜리 계약에 불과했다. 주요 양자 기업 4곳이 확보한 실질 금액도 각각 500달러에 그쳤으며, 개별 과업 주문(태스크 오더)을 따내기 전까지는 추가 재정이 투입되지 않는다. 계약 상한선이 곧바로 기업의 매출이나 수주 잔고로 이어지지 않는 셈이다.
검증 가능한 연간 예산은 3억 달러 수준
시장 조사 기관들의 유료 보고서 역시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퀀텀 자이트가이스트는 지적했다. 2024년 기준 양자 방산 시장 규모를 두고 데이터M(1억 9,600만 달러)과 MRFR(2억 300만 달러)은 약 2억 달러로 본 반면, 커스텀 마켓 인사이트(15억 달러)와 마켓NXT(19억 달러)는 10배에 가까운 수치를 제시했다. 산출 근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단순 평균을 내는 것은 시장을 왜곡할 위험이 크다.
공식 문서로 확인 가능한 가장 신뢰할 만한 단일 수치는 미국 정부의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 보고서에 나타난 국방 연구 예산이다. 미 국방부(DoD)의 실제 양자 연구 지출액은 2023 회계연도 기준 약 3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4 회계연도에는 약 4억 달러로 늘었다가 2025 회계연도에는 약 2억 8,000만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방부 전체 연구개발(RDT&E) 요청액인 1,430억 달러의 약 0.2%에 불과한 규모다. 연방 정부 전체 양자 연구비(약 10억 달러)에서 국방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27~39%로 핵심 고객 위치를 지키고 있으나, 전체 시장 규모는 '수십억 달러'가 아닌 '수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6년 계약 증가의 이면…DARPA 대형 과제 2건 착시
공개된 연간 국방 양자 계약액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연 1억 1,400만~1억 4,100만 달러를 유지했다. 2026년 계약액이 1억 9,100만~2억 2,300만 달러로 급증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착시에 가깝다.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추진한 연구 개발 프로젝트인 PsiQuantum(1억 2,500만 달러) 및 Diraq(초기 5,100만 달러)과의 대형 계약 2건이 증가분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 두 건을 제외하면 2026년 현재까지 체결된 계약 규모는 약 4,700만 달러로 오히려 이전 어느 해보다 낮다.
미국 외 국가들의 국방 양자 투자 역시 단편적인 수준에 그친다. 영국 국방부 과학연구소(Dstl)의 2,800만 파운드 이상 투자, 프랑스 국방용 양자 컴퓨터 구매 프로그램(PROQCIMA)의 5억 유로 상한선, 유럽방위기금(EDF)의 ADEQUADE 프로젝트(2,700만 유로), 캐나다의 양자 방어 허브 지원(2,030만 캐나다 달러), 일본의 2025 회계연도 암호화 보안 예산(20억 엔) 등이 발표됐으나, 각국의 회계연도와 계약 형태가 상이해 합산 집계가 어렵다.
군이 실제로 사들이는 것은 '양자 시계와 센서'
방위산업 현장에서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품목은 양자 컴퓨터가 아닌 양자 시계와 항법 센서다. 전장 환경에서 GPS 위성 신호가 교란(재밍)되거나 단절됐을 때 정밀한 시간과 위치 정보를 유지하는 대체 기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벡터 아토믹은 미 육군과 전술 타이밍 시스템 생산 확대를 위한 1,100만 달러 규모의 3단계 중소기업 계약을 체결했고, 해군과도 1,0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맺었다. 이를 인수한 아이온큐는 DARPA와 2,800만 달러 규모의 계약 수정을 통해 전술 광학 시계 '에버그린-05' 25대 시범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호주의 Q-CTRL 역시 DARPA로부터 2,440만 달러(3,800만 호주달러) 규모의 양자 항법 센서 계약 2건을 수주했다.
반면 순수 양자 컴퓨터 도입은 연구소용 하드웨어 도입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작전용으로 정식 주문된 사례는 전무하다. 방산 분야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상징적인 수주 상한선이나 불투명한 시장 예측 대신, 실제 연방 조달 등록부에 명시된 확정 예산과 실전 배치용 센서·시계 부문의 매출 흐름을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