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동 훈풍에 꺾인 유가…트럼프 특사는 러 가스관 열어 유럽 난방 푼다

글로벌이코노믹

중동 훈풍에 꺾인 유가…트럼프 특사는 러 가스관 열어 유럽 난방 푼다

- 카타르 중재 소식에 브렌트유 배럴당 14만 6620원으로 3% 급락
- 쿠슈너 특사, 우크라이나 경유 파이프라인으로 러 가스 재공급 타진
- 독일 저장률 61% 그친 겨울 수급난…한국 조선·정유 공급망 예의주시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 협상 기대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재공급 구상이 맞물리며 국제 원유 가격이 3% 떨어졌다. 이미지=제미나이4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 협상 기대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재공급 구상이 맞물리며 국제 원유 가격이 3% 떨어졌다. 이미지=제미나이4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 협상 기대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재공급 구상이 맞물리며 국제 원유 가격이 3% 떨어졌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11월 2일(현지시각) 카타르의 외교 중재 소식이 전해지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9달러 82센트(약 14만 6620원)로 내렸고, 미국 특사단이 우크라이나를 거치는 가스관 가동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겨울철 난방 수요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불거진 공급망 변화는 한국 정유업계의 원가 구조와 대형 조선사의 선박 발주 환경에 맞닿아 있다.

중동 외교 해빙 조짐에 유가 3% 하락 출발

원유 시장은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 위기가 잦아들 조짐을 보이자, 하락세로 반응했다. 주말 사이 카타르가 양국 간 대화를 중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가격 급등세가 한풀 꺾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 역시 배럴당 100달러 57센트(약 13만 4271원)로 내려앉았다.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은 로이터를 통해 방어와 외교 양쪽에 모두 준비돼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KCM 트레이드의 팀 워터러 수석 시장 분석가는 주말 사이 뚜렷한 군사적 충돌이 없었던 점이 가격 과열을 식혔다고 짚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외교에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다만 시장의 경계감은 여전하다. ING 원자재 전략가들은 최근 원유 가격 흐름이 양국 간 충돌 가능성을 지속해서 반영해 왔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이란 양측이 내건 조건 차이가 현격해 단기간에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쿠슈너 특사의 러 가스 재공급 구상과 유럽의 재고 바닥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기존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유럽에 러시아산 가스를 다시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가 지난 9월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방문해 이 같은 방안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제안의 골자는 미국 중개업체를 거쳐 러시아산 가스를 거래하는 형태다.

우크라이나는 가스프롬과의 5년 운송 계약이 끝난 2025년 초 통과 수송을 멈췄다. 나프토가즈가 계약 연장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송이 재개되면 재정난을 겪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가스 통과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유럽의 극심한 재고 부족이 이번 구상의 직접적인 배경이다. 독일의 가스 저장률은 11월 1일 기준 목표치인 80%에 크게 못 미치는 61%에 그쳤다. 독일은 유럽연합 전체 가스 저장 용량의 20% 이상을 맡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메가와트시당 101유로(약 15만 471원)를 넘어섰다. 반면 유럽연합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중단 입장을 굳히고 있어, 미국 중개 방식이 실현되기까지는 법적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한다.

한국 정유 원가 부담 완화와 조선사 수주 환경 변화


유럽의 가스 수급 재편과 중동 정세는 한국 에너지 산업 가치사슬에 상반된 흐름을 만든다.

유가 안정은 한국 정유 기업의 원유 도입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반면 파이프라인을 통한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현실화하면 유럽행 해상 운송 수요의 급증세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 국가들은 2026년 들어 9개월 동안 야말 액화천연가스 세계 출하 물량의 85%를 해상으로 들여왔다.

다만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등 한국 대형 조선사들은 이미 3년 치 이상의 건조 일감을 확보해 둔 상태다. 육상 가스관 재개 논의가 현실화하더라도 당장의 수주 절벽이나 실적 타격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중장기 해상 운임 추이와 선별 수주 전략에 영향을 주는 거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대러시아 에너지 제재 틀을 완화하고 우크라이나가 파이프라인 개방에 공식 동의할지가 이번 구상의 현실성을 가늠하는 잣대다.

유럽 규제 당국이 기존 수입 금지 방침을 고수할 경우 가스관 재가동 논의는 추진력을 얻기 힘들다. 국제 에너지 시장은 카타르 중재 협상의 세부 조건과 유럽의 겨울철 비축량 추이를 눈여겨보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