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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국 철강산업 존재는 공포이자 재앙…정부 차원서 구조조정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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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국 철강산업 존재는 공포이자 재앙…정부 차원서 구조조정 나서야"

글로벌이코노믹 김국헌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김국헌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김국헌 기자] 중국 철강업계의 무차별적인 수출로 인해 고통을 받는 한국 철강업계를 향한 중국 측의 입장은 이번에도 역시 뻔뻔했다.

한국철강협회가 지난 15일 개최한 철강산업발전포럼에서 중국 강철공업협회 리 신창(Li Xinchuang) 부 비서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New Normal 시대의 중국 철강산업 발전 전망'이란 발표를 통해 “중국은 철강생산과 소비가 정점을 지나 하향세로 돌아설 전망이며, 2011년 3분기부터 생산능력 과잉문제에 직면하여 4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12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 이후 철강업체 경영이 어려워져 기업판매 이익률이 3% 이하로 떨어져 타산업 대비 최하 수준”이라고 말하고, "중국 철강업계도 제품 품질 업그레이드와 글로벌 경영, 기술혁신을 통한 스마트한 제조를 통해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쟁점은 중국의 한국향 수출 문제였다.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중국의 수출 문제가 제기됐다. 중국의 입장은 이번에도 변화가 없었다. 리 부비서장은 "중국이 대량으로 수출을 하고 있지만 수출을 하지 못하면 중국 철강업계에게는 더 큰 문제"라고 포문을 열었다. 또 "중국의 과잉생산부분은 수출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저품질이 많이 개선됐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수요가들이 그만큼 원하고 있다"고 변명했다.

중국의 지난해 조강생산량은 8억2000만톤. 전세계 조강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중국 자국 내 건설경기 침체로 수출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지난 2013년 연간 수출량은 5300만톤이었으나 2014년에는 9300만톤까지 늘었다. 올해 7월까지 중국의 수출량은 전년동기대비 27% 늘어난 6210만톤. 올해 중국의 연간 수출량은 1억톤을 넘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수출량이 전체 생산량의 10%라고 해도 1억톤이라는 양은 전세계 2위의 일본 철강생산량을 웃도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10% 수출만 하고 있다고 해서 위안삼을 정도로 적은 양이 아니란 얘기다.

중국의 존재로 인해 전 세계 철강업계가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중국은 한국 철강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이 아무리 방어하려 해도 역부족이다. 철강재 가격은 10년 전 가격보다도 못하다. 이에 전세계에서는 중국을 상대로 반덤핑제소를 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산 봉형강류에 대해 반덤핑제소가 확정된 상태다.

중국의 철강소비량은 현재의 8억톤 수준에서 2030년 6억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남는 2억톤 이상은 수출로 채워질 것이 뻔하다. 앞으로 더 많은 양의 중국산 철강재가 전세계를 덮어버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중국에는 607개의 철강업체들이 있다. 어마어마한 숫자다. 이들 업체들의 구조조정을 국내 철강업계는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강철공업협회는 중국 철강업체들을 대변하는 공식 단체다. 이 곳의 부회장이라는 인물이 밝힌 "과잉 생산은 수출을 통해 해결해야 하고, 물건 사가는 것은 너희들이 원하는 것"이라는 입장이 기자에게는 뻔뻔하게 다가왔다. 전세계 철강업계를 초토화시켜 놓고도 "중국이 대량 수출을 못하면 중국 철강업계는 더 큰 문제"라는 논리를 어떻게 펼 수 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중국은 자국의 문제를 해외로 돌릴 게 아니라 중앙정부를 토대로 강력한 철강업체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지금처럼 3%의 영업이익률도 내지 못하면서 과잉생산을 유지해 전세계 철강시장을 공멸로 빠뜨리는 중국 철강산업의 존재는 공포이자 재앙일 뿐이다.
김국헌 기자 k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