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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계기 중국산 소재·부품 의존도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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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계기 중국산 소재·부품 의존도 낮춰야

소재·부품 수입 중국산 비중 15년 새 약 두 배로 확대
와이어링 경우 중국산 수입 의존도 87%로 우려 커져

자동차 배선 부품 '와이어링 하니스'사진=우진큐피디 홈페이지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자동차 배선 부품 '와이어링 하니스'사진=우진큐피디 홈페이지 캡처
한국의 소재·부품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년 새 약 두 배로 늘어나며 부품대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등을 멈춰 세운 와이어링(배선장치)의 경우 중국산 수입 의존도가 87%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 생산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핵심 소재·부품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9일 소재부품 종합정보망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중국산 소재·부품 수입액은 520억8000만 달러(62조1천574억 원)로 전년보다 5.6% 감소했지만, 전체 소재·부품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0.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산 수입 비중이 2004년 14.1%였던 점을 고려하면 꾸준히 상승해 15년 새 두 배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특히 점화용 와이어링 세트와 기타의 와이어링 세트(자동차·항공기·선박용) 수입액 19억7600만 달러 중 중국산 수입액은 17억1300만 달러(2조444억 원)로 전체의 86.7%에 이르렀다.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한 액수는 1072억2000만 달러로 한국 전체 수입의 21.3%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2004년 13.2%보다 1.6배 커진 수치다.

이처럼 한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이 확대된 것은 국내 업체의 생산공장이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혈관이라고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 역시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으로 주력 생산공장을 모두 이전했다.
문제는 신종코로나 사태처럼 중국 내 생산 차질이 발생했을 때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직격탄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연장하자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공장이 줄줄이 멈춰선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정부와 업계는 중국 내 공장을 재가동할 수 있게 현지 정부와 접촉하면서 국내 생산과 제3국 대체 수입을 늘리는 데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일 신종코로나 대응 경제장관회의에서 '신종코로나 관련 자동차 부품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고 외교·통관·자금·특별연장근로·연구개발(R&D)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신종코로나가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경신의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공장은 6일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다른 공장들은 아직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00%는 아니더라도 공장이 계속 가동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현장의 애로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지원하고 있다"며 "민관이 합심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신종코로나 사태에서 보듯 대외변수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며 "정부는 내수가 위축되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기업은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