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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아닌 '네이버'와 경쟁하는 이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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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아닌 '네이버'와 경쟁하는 이커머스

"온라인에선 더 이상 롱테일 안 통해"

네이버가 쇼핑 사업을 강화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가 쇼핑 사업을 강화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네이버가 지난달 30일 쇼핑 서비스 확장을 선포하면서 이(e)커머스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앞으로 대형 브랜드와 유통사 간 파트너십을 강화해 커머스 생태계를 확대해나가려고 한다"며 "네이버 쇼핑 내 브랜드 스토어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와 함께 '스마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중소상공인 위주로 입점해있지만, 유명 브랜드로 구성된 쇼핑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10개 가전 브랜드를 시작으로 패션·생활필수품 등으로 점점 분야를 늘려 올해 안에 200개 이상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이커머스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네이버 쇼핑' 파이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쇼핑 분야를 확장한다고 선포하자 한숨을 내쉰다. 주요 이커머스 관계자는 입을 모아 "이제 경쟁사는 네이버"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말하는 네이버의 강점은 접근성과 상품 수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검색포털인 네이버는 쇼핑 검색 서비스와 ‘네이버페이’ 결제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스마트 스토어'는 간편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친숙한 포털 인지도에 힘입어 세포마켓(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1인 쇼핑몰)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상품 수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위메프는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한다. 2020년 연말까지 1000명의 MD(상품기획자)를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빠른 배송보다는 가격 경쟁을 주로 해온 위메프는 MD 조직의 역량을 성장의 핵심동력으로 꼽아왔다. 매년 꾸준히 공채를 진행했지만, 네 자릿수 채용을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채용이 마무리되면 위메프는 국내 최초 네자릿수 MD를 보유한 유통기업(단일기업 기준)으로 자리매김한다. 위메프 관계자는 "배송 혁신은 적자가 심해 파트너사를 늘려 거래액을 높이자는 전략을 택했다"고 말했다.

G마켓,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중간 판매상으로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계획이다. 출혈 경쟁이 심해지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오픈마켓 대표주자의 자리를 견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하면서 경쟁사는 너도나도 직매입 비중을 늘렸다. 직매입은 수익성이 높지만, 비용 부담도 크다.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얼마 안 되는 흑자 기록 회사로 기존 방식을 유지하며 쇼핑 정보 취득 등을 확장하는 '커머스 포털'을 지향하기로 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 자체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절대적 데이터를 가진 네이버가 주 경쟁사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역시 직매입이 아닌 판매자들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중개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베이코리아의 경쟁사는 네이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원래 유통업계는 롱테일 법칙(상위 20%가 시장의 80% 차지)이 기본이었는데, 온라인 유통이 강화되면서 그 전략이 통하지 않고 있다"며 "파트너사 수와 거래액을 어떻게 늘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