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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중국 탈출 기업을 잡아라"…베트남, 글로벌 기업 유치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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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중국 탈출 기업을 잡아라"…베트남, 글로벌 기업 유치 '안간힘'

공급망 다각화 위해 특별 실무팀 구성
중국 밖 이전하려는 외국인 기업 유치

베트남은 공급망을 다양화 하려는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특별 실무팀을 구성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은 공급망을 다양화 하려는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특별 실무팀을 구성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특별 실무팀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성공적이라고 주장하는 베트남의 코로나 대처와 역풍을 맞은 중국을 탈출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이 맞물려진 결과다.

19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매체 '징(Zing)'에 따르면 총리 경제 자문 그룹 멤버이자 중앙경제연구소 소장인 응웬 딩 궁(Nguyen Dinh Cung) 박사는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이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외국인 직접투자 기업을 유치하려면, 총리 직속의 특별 실무팀을 만들어 생산라인을 이전하려는 기업들과 직접 협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특별 실무팀이 총리를 대리해 외국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기는 데 필요한 각종 절차를 처리 및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수의 글로벌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급망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 궁 박사는 이 기업들이 베트남을 생산기지로 선택하게 하려면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베트남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를 연구하며 외국 기업 이전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넛 황(Do Nhat Hoang) 외국인 투자국 국장은 "투자국에서는 중국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의 제조 및 투자 변동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지금은 중국이외 국가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도 베트남으로 이전해올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협회나 투자자들과 협의해 외국 기업들에 대한 지원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미 무선 이어폰 '에어팟' 생산량 일부를 중국이 아닌 베트남에 할당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할 에어팟 물량은 300만~400만대로 전체 에어팟 생산량의 30%에 이른다.

애플 위탁 생산업체인 폭스콘, 페가트론, 콴타컴퓨터, 럭스셰어, 고어테크 등은 지난 2018년부터 베트남 현지 공장을 설립해 부품 생산과 조달을 해왔다. 완제품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만 생산라인에 변수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이 베트남 내에서 기존 파트너를 대체할 새로운 회사를 찾을 가능성이다.

니케이 아시안 리뷰에 따르면 애플은 베트남에서 새로운 폭스콘을 찾고 있다고 알려졌다. 새로운 파트너사로 낙점받은 회사는 럭스쉐어(Luxshare-ICT)라고 예상했다.
애플은 이 회사에 아이폰 및 맥북의 공급업체에 대한 투자를 제안하기도 했다. 현재 럭스쉐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금속케이스 공급업체인 캐셔테크놀로지(Catcher Technology)의 인수협상을 진행중이다. 인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알려져 있는데 성공할 경우 스마트폰 생산을 위한 고품질 금속섀시를 생산하게 된다.

애플은 폭스콘과 경쟁체제를 갖춘 럭스쉐어를 새로운 파트너로 둠으로써 가격인하 경쟁을 유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지 부품화에 대한 아쉬움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상황을 기준으로 봐도 완제품을 만드는 파트너사들은 대부분 중국계 업체들이다. 결국 생산공장을 유치하는 기회는 얻었지만 베트남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희박하다. 수년동안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자국기업들이 육성되는 결과는 얻지 못한 셈이다.

베트남에서 20년을 넘게 대기업 대외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 임원은 "현지 정부도 삼성, 도요타 등 외국기업들을 대상으로 부품 현지화 비율을 높이도록 은근히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기업들은 전문숙련도가 크게 떨어져 대부분이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는 기준을 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