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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발 ‘부동산 훈풍’ 용산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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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발 ‘부동산 훈풍’ 용산이 뜨겁다

철도정비창 개발, 재건축재개발 가속도로 ‘들썩’...소형 매물 중심 호가 상승중
정부 서둘러 거래허가구역 지정...경매시장 틈새수요 몰려 낙찰가 급등 '과열'

서울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서울 강북에 ‘용산발 부동산 훈풍’이 불고 있다. 용산역 철도정비창 부지 개발 호재와 일대 재건축‧재개발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강북지역 대장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초 용산 정비창 부지에 8000가구 규모의 도심형 공공주택을 공급해 도심 내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약 51만㎡ 규모의 용산역 정비창 부지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보유한 땅으로, 원래 이곳은 예상 사업비 30조 원 규모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포함됐던 구역이다.
국토부 발표 이후 용산 일대 집값은 적게는 몇 천만 원에서 많게는 2억 원 가량의 호가가 급등하고 매물도 빠르게 소진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용산 일대의 부동산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이자 정부는 발표 8일 만에 용산 일대 재개발·재건축 단지 13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며 진화에 나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주거·상업·공업 등 용도별로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토지를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 사전에 토지이용 목적을 명시해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범위는 용산 정비창 부지(0.51㎢)를 포함해 용산구 한강로동·이촌2동 일대의 정비사업 구역 중 개발 초기단계에 있는 13개소가 포함됐다.

정비창 부지와 인근 정비사업구역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최근 용산 일대 부동산가격 상승세는 주춤한 분위기이지만 주택경매시장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매로 취득한 부동산은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틈새투자’를 노린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된 용산구 한강로2가 소재 건물면적 29㎡, 대지면적 46㎡ 단독주택의 1회 경매 입찰에 45명이나 응찰했다. 이 주택은 감정가(최저가)가 6억 688만6000 원에 책정됐으나 최근 용산 개발 호재 분위기를 타고 응찰자가 대거 몰리면서 최고 응찰가액인 12억1389만 2000 원에 매각됐다. 낙찰가가 감정가의 2배를 넘어선 것이다.

앞서 지난달 진행된 용산구 청파동1가 근린주택의 1회 경매 입찰에도 42명이나 응찰, 감정가(9억 143만 1950원)의 1.6배에 이르는 최종 14억 6000만원에 낙찰됐다. 3종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한 이 주택은 대지면적 95.9㎡, 건물면적 273.4㎡ 규모의 지상 3층짜리 ‘꼬마빌딩’이었다.

지지부진했던 용산구 일대 정비구역들도 최근 사업이 가시화되며 집값 상승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1979년 준공된 용산구 이촌동 소재 한강삼익아파트는 최근 용산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일대에서 재건축단지가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것은 ‘래미안 첼리투스’(렉스아파트 재건축)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 2003년 조합 설립 이후 지지부진했던 삼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2018년 교통영향평가, 지난해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며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단지는 재건축을 거쳐 지하 3층~지상 30층, 4개 동, 329가구(임대 52가구) 규모로 신축될 예정이다.

현재 용산구는 한남·청파·이촌·후암동 등 18곳에서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조합 구성을 완료한 사업장이 7곳, 추진위원회 구성을 마친 사업장이 5곳이다.

용산구 이촌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토지거래허가제 카드를 꺼내 든 이후 매수 문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거래가 가능한 대지 지분이 작은 평형대의 주택 매물을 중심으로 호가가 꾸준히 상승 중”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