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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잇단 ‘점포 정리’, 근로자들에게 닥친 ‘고용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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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잇단 ‘점포 정리’, 근로자들에게 닥친 ‘고용 불안’

"점포 인력 전환배치는 간접적인 퇴직 압박"

홈플러스 노조원들이 본사의 구조조정 계획에 반발해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홈플러스 노조원들이 본사의 구조조정 계획에 반발해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형마트 근로자들이 미래에 닥칠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대형마트 판매액(32조 4366억 원)은 온라인 유통업체 판매액(79조 5849억 원)의 절반보다도 낮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올해 발생한 코로나19의 타격이 더해지며 대형마트들이 생존을 위해 부실 점포 정리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천안 아산점·양주점·빅마켓 신영통점의 문을 닫은 데 이어 오는 7월 천안점·일산 킨텍스점·의정부점을 폐점할 예정이다. 이들 지점을 포함해 올해 연말까지 총 16개 지점이 정리될 계획이다. 회사 측은 폐점 점포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반경 40㎞ 이내 다른 점포로 직원을 재배치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홈플러스는 안산, 둔산, 대구점 3개 매장에 대한 자산 유동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해당 용지에 주상복합을 세울 계획을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임일순 사장의 경영 철학대로 인력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점포 영업을 이어갈지, 폐점할지도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형마트 본사들은 인력 구조조정을 할 뜻이 없다고 입을 모았지만, 근로자들 사이에서 실직에 대한 불안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먼저 롯데마트 노조는 폐점 점포 인력을 인근 점포로 재배치하는 것이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폐점한 롯데마트 양주점 직원들은 인근에 있는 의정부점이 아닌 서울역점·김포 한강신도시점 등으로 발령받았다. 이들은 대중교통 이용 때 편도 최대 2시간 반가량 걸리는 곳에 배치되며 간접적인 퇴직 압박을 받은 셈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점포 매각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본사의 결정이 수천 명에 달하는 마트 직영직원과 외주·협력직원, 입점 업주까지 대량 실업을 양산할 수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재임대 방식으로라도 매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 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매장을 다 끌고 갈 수는 없다. 최대한 인근 매장으로 인력을 전환 배치하는 등 배려하겠지만, 통근 거리 문제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