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공동체 기여' 기술개발 의지…'바이오 헬스'로 구체화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총 28개 분야에서 올해 상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 연구과제를 발표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 원을 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기초과학)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소재·정보통신기술(ICT))를 설립해 우리 나라 미래를 책임지는 과학 기술을 육성·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가 이날 선정한 28개 분야 연구과제 중 기초과학 분야에서 총 14개 과제가 선정됐다. 특히 이 가운데 30% 정도에 해당하는 4건이 '뇌종양 치료' 연구 과제를 비롯한 건강 관련 주제가 차지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관련 연구에 대한 지원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삼성전자의 관심은 지난해에도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2019년 하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연구 과제 발표에서도 '뇌종양 면역 세포 연구', '전이성 암 세포 견인력 분석 플랫폼 개발을 위한 소재 기술 연구' 등 건강 관련 연구 주제를 연구 과제로 대거 선정했다.
또한 지난달 21일에는 삼성전자의 심전도(Electrocardiogram·ECG) 측정 앱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받았다.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 연평균 4% 성장 '황금어장'...4년 뒤 2800조 원
삼성전자가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보폭을 강화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와 건강수요 증가로 관련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세계 바이오 산업시장은 1400조 원 규모이며 2024년에는 약 2800조 원으로 반도체·화학·자동차시장 규모(약 2770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산업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바이오헬스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조선업(2.9%), 자동차 산업(1.5%)를 뛰어넘는 4%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거대 바이오 기업에 비해 해외 임상을 위한 자금력 부족에 따른 기술격차로 경쟁력이 약한 편이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산업 전체 기술력은 최고기술국 미국의 78% 수준으로 약 3.8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과거 과감한 투자를 통해 우리나라를 '산업화 시대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나라로 끌어올렸듯 미래 신(新)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결심에 나선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투자를 통해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던 삼성전자가 바이오산업에서 또 어떤 역사를 쓸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