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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미 현금 급증…급속한 경기회복 vs 불확실한 미래 소비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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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미 현금 급증…급속한 경기회복 vs 불확실한 미래 소비 위축

미국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 건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 건물. 사진=로이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대규모 양적완화(QE)와 지금의 QE 차이점은 무얼까.

야후 파이낸스는 28일(현지시간) 2008년에는 연준이 찍어낸 돈이 은행들로 갔고, 결국에는 은행들의 연준내 예금으로 귀결돼 경제에는 별 도움이 안됐지만 이번에는 연준이 찍어낸 돈이 곧바로 소비자들의 당좌계좌에 꽃혔기 때문에 결국 경기를 살리는 불씨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소수 의견으로 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회복 불씨가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는 덧붙였다.

현금을 비롯한 유동성이 가장 높은 통화인 M1 공급은 지난 5월 현재 석달간 26% 폭증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 기간 첫 대응 3개월간 증가규모의 3배 수준이다.

또 관련 통계가 집계된 지난 60년간 1년 전체의 공급증가율 모두를 앞서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사상최대 증가폭이기도 하다. 단 석달만에 1년 증가폭을 모두 제칠 정도로 급격하게 M1이 늘었음을 뜻한다.

문제는 경제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면서 미국인들이 정말로 이 돈을 지출할지 여부이다.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소비자들이 이 돈을 소비에 지출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또 앞으로 수개월 안에 이 돈이 소비로 이어지면서 경제성장을 이끌고, 내년에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부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이는 소수의견이다.
엄청난 실업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안감으로 미국인들이 앞날을 대비해 돈을 움켜쥐고 소비에 나서지 않으면서 경기회복이 물 건너 간다는 비관이 다수론이다.

이코노미스트 옐레나 슈라트예바는 "저축률이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하면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면서 "최대 걱정은 소비자들이 소비지출을 재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인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을 손에 쥐고 있지만 이 돈을 쓰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4월 현재 미 개인저축률, 미국인들이 곧바로 소비에 쓸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2%로 급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59년 이후 개인저축률은 17.3%가 최고였고, 1995년 이후에는 10%에 그쳤다.

미 상무부가 26일 공개한 5월 저축률은 32.2%보다는 낮았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인 23.2%를 기록했다.

돈을 쓰지 않고 움켜쥐고 있는 것은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은 곧바로 현금으로 쓸 수 있는 돈을 2000억달러 넘게 확보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새로운 프로젝트나 투자에 투입된 돈은 거의 없다. 만약을 대비한 실탄으로만 확보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닐 시어링은 불과 몇개월 앞의 상황도 가늠하지 못하는데 투자에 나설 기업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사정은 다른 나라라고 다르지 앟다.

각국 중앙은행이 돈 찍어내기와 풀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기업과 개인의 은행계좌 잔액만 늘고 있다.

시걸의 낙관론은 화폐론자들의 이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화폐론의 시조 격인 밀턴 프리드먼은 은행 계좌 잔액이 많으면 경기부양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경기하강기에 상승 반전을 이루는 중요한 발판이 된다고 주장했다.

시걸은 "이같은 과잉 현금이 M1이나 M2(광의 통화량)를 끌어올리는 식으로 작용하면 이는 훨씬 더 많은 잠재력을 갖게 된다"면서 "그게 이전(대공황)에는 없었으나 지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걸은 이때문에 이번에는 20년만에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다. 내년에 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그렇지만 시걸 자신이 인정하듯 이는 소수의견에 불과하다.

비관론자들은 우선 7월말을 주목한다. 정부의 주당 600달러 추가 실업급여 혜택이 사라지면 소득이 줄어든 가게의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만약 소비지출이 증가하고, 나아가 이같은 수요 확대가 물가를 끌어올린다 해도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비관론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로베르토 페릴 코너스톤 매크로 파트너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지되려면 경제에 구조적인 변화가 선결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긍정적인 구조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코로나19 이후 경제 구조변화는 부정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관했다.

설사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찾아온다 해도 결코 되살아나지 않는, 코로나19와 함께 영원히 사라진 수요가 인플레이션 불씨를 꺼트릴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미 남서부주를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는 코로나19 위기는 기업과 가계의 현금 움켜쥐기를 강화할 전망이다. 소비에 나서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만약을 대비해 저축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매크로 폴리시 퍼스펙티브스 설립자 겸 사장인 줄리아 코로나도는 "경기침체의 행태적인 특징이 있다"면서 "그저 실질적인 충격만이 아니라 스스로 강화하는 확신 상실이 경제를 끌어내린다"고 지적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