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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카페] 체험형 마케팅의 진화, 신세계백화점 ‘자주(JAJU)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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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카페] 체험형 마케팅의 진화, 신세계백화점 ‘자주(JAJU) 테이블’

신세계백화점 매출 전국 1위 '강남점' 생활용품 매장 옆 입점
같은 층서 판매되는 이탈리아 리빙 브랜드 사용해볼 수 있어
음식 메뉴 앞에 식기 브랜드 적어 '맛과 취향' 만족도 높여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9층의 자주 테이블 바깥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식기들이 박물관처럼 진열돼 있다. 이들 상품은 음식에 담겨 손님에게 나간다. 사진=손민지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9층의 자주 테이블 바깥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식기들이 박물관처럼 진열돼 있다. 이들 상품은 음식에 담겨 손님에게 나간다. 사진=손민지 기자.
직장인은 물론이고 청소년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않고 커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기호식품이 됐다.

꾸준한 커피 섭취가 심장병과 당뇨병, 파킨슨병 등의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학계 보고서도 나왔다.
글로벌이코노믹에서는 우리 주위의 골목과 번화가 등에 위치한 이색 카페를 찾아 [주말N카페] 코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9층에 있는 자주(JAJU) 테이블은 접시‧컵‧보온병 등 주방용품이 즐비한 9층의 한쪽 공간에 있다. “어울리지 않게 이런 데 무슨 브런치 카페야?”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메뉴를 주문할 즈음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메뉴를 주문하자, 식전 빵과 함께 동그랗고 평평한 파란색 보조접시가 나왔다. 접시를 뒤집어보니 뒷면에 검은색 작은 글씨로 ‘덴비(Denby)’라고 적힌 게 보였다. 덴비는 1809년에 역사가 시작된 프리미엄 영국 식기 브랜드로 실용성과 고전적 매력이 가미된 도자기 제품으로 유명하다.

자주 테이블에서는 덴비 외에도 핀란드 식기 브랜드인 ‘이딸라’, 이탈리아 명품 도자기 브랜드 ‘VBC 까사 폰다코’의 실물을 만나볼 수 있다. 원형 조형물이 있는 매장 입구 진열대에 이도 도자기가 전시된 게 보였다. 그제야 메뉴판에서 ‘이딸라 부라타 치즈 샐러드’ ‘이도 떡볶이’ ‘웨지우드 세트’처럼 음식 이름 앞에 식기 브랜드 이름이 같이 적혀 있던 게 기억났다.

사진은 식전 빵 보조 접시로 나온 덴버의 접시(위), 기자가 주문한 봉골레. 사진=손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식전 빵 보조 접시로 나온 덴버의 접시(위), 기자가 주문한 봉골레. 사진=손민지 기자.


기자가 주문한 봉골레(2만 6900원)는 주황빛 덴버 접시에 담겨 나왔다. 음식보다 접시에 시선이 꽂혔다. 직원 말이, 그릇은 메뉴마다 정해져 있는 건 아니라고 한다. 접시 크기가 작은 탓인지 양이 적어 아쉬웠다.

인기 브런치 메뉴라는 리코타 홈메이드 팬케이크(2만 2000원)가 쟁반만 한 타원형 접시에 담겨 다른 테이블로 가는 걸 보고 ‘아차!’ 싶었다. 알고 보니 메뉴 주문 시 그릇도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음에 방문할 땐 어떤 메뉴를 시키든 커다란 도자기를 직원에게 요청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주테이블은 대표적인 스파이스(Spice·양념) 매장이다. 스파이시 매장은 그 층에 입점한 브랜드와 다른 장르의 브랜드를 같은 층에 선보여 쇼핑객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단순히 독특한 상품이나 브랜드를 입점하는 것만으로는 차별화를 하기가 어려워 최근 스파이스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자주 테이블에서 서빙한 식기를 9층에 있는 해당 브랜드 매장에서 할인가에 살 수 있도록 하는 판촉 행사를 여러 번 전개했다고 한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이 곳이 리빙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확인 할 수 있는 시범 매장인 셈이다.

특히나 강남점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인접한 지점인 데다 지하의 고속터미널과 파밀스테이션 덕에 유동인구가 많아 전국 1위의 매출을 기록하는 곳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약 2조 원으로 추정되며 면적 역시 서울 백화점 중 가장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왜 자주 테이블이 이곳에 입점할 수밖에 없었는지 수긍이 갔다.

자주 테이블은 현재 코로나19 재확산 추세를 고려해 들어가기 전 고객 대상의 철저한 신원 확인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자주 테이블 간판. 사진=손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자주 테이블은 현재 코로나19 재확산 추세를 고려해 들어가기 전 고객 대상의 철저한 신원 확인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자주 테이블 간판. 사진=손민지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의문이 남았다.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매장인데 왜 이름에 ‘자주’를 붙였는지 하는 것이었다. 자주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생활용품 브랜드 이름이다. 아마도 같은 신세계 식구라 이름을 차용한 게 아닐까 싶었다. 코로나19가 퍼져나가기 전에는 대기 명단에 이름을 적어야 할 정도로 매장에 손님이 많았다는 신세계백화점 관계자의 말을 들으면서 ‘자주 오라고 이름을 자주로 정했나 보다’라는 아재 같은 생각이 들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