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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카페] 현대百 국내 1호점 ‘톰딕슨’… 미술관 분위기에 느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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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카페] 현대百 국내 1호점 ‘톰딕슨’… 미술관 분위기에 느낌은?

영국의 산업 디자이너의 이름따… 영국 이탈리아 홍콩 등 5국에 매장
톰딕슨이 직접 디자인 의자·테이블·조명·식기 매장 인테리어로 활용
예상보다 단출한 인테리어에 가격 대비 평이한 커피 맛 아쉬움 남아

직장인은 물론이고 청소년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않고 커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기호식품이 됐다.

꾸준한 커피 섭취가 심장병과 당뇨병, 파킨슨병 등의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학계 보고서도 나왔다.
글로벌이코노믹에서는 우리 주위의 골목과 번화가 등에 위치한 이색 카페를 찾아 [주말N카페] 코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4층에 있는 '톰딕슨, 카페 더 마티니' 전경. 테이블 한쪽으로 톰딕슨의 작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오른쪽)이 있다. 사진=손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4층에 있는 '톰딕슨, 카페 더 마티니' 전경. 테이블 한쪽으로 톰딕슨의 작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오른쪽)이 있다. 사진=손민지 기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4층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오른편에 보이는 ‘톰딕슨, 카페 더 마티니’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톰딕슨 카페’다. 이 브랜드는 영국(런던), 이탈리아(밀라노), 홍콩을 포함한 5개국에 10여 개 매장을 두고 있다.

톰딕슨은 영국의 산업 디자이너의 이름이다. 그는 1959년 튀니지에서 태어나 4세에 영국으로 이주했다. 철제 뼈대 위에 왕골을 감아 만든 의자 ‘S-체어’, 청동 구리로 디자인한 조명인 ‘멜트(MELT)’ 등 작품으로 유명하다.

톰딕슨, 카페 더 마티니의 가장 큰 특징은 톰딕슨이 직접 디자인한 의자·테이블·조명·식기 등을 매장 인테리어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예술품과 카페의 만남이라니! 미술관이나 전시관을 굳이 가지 않고도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참신하게 느껴졌다.

“자리 곧 생길 거에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조용하고 우아한 휴식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약 10개 테이블 규모(90㎡, 27평) 규모의 공간을 중년 여성들이 꽉 채우고 앉아있었다. 따로 문이 없이, 팝업스토어처럼 개방형 구조로 돼 있어 주변 매장을 볼 수 있다.

판매 가격을 보고 놀랐던 톰딕슨의 작품. 사진=손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판매 가격을 보고 놀랐던 톰딕슨의 작품. 사진=손민지 기자

좌석을 기다리는 사이 카페 한쪽 진열장에 전시된 작품들을 구경했다. 어느 고객이 “사고 싶다”며 유심히 들여다보는 작품이 있었는데, 통나무 단면처럼 생긴 쟁반이었다. 그 앞에 놓인 가격표에 ‘24만 원’이라고 적혀있어 움찔했다.

과연 이들 상품을 사 가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 카페의 점장이라는 오모 씨(남성)는 “7월 30일 영업을 시작한 이후로 매일 고객들이 붐비고 있다. 전시품 판매로 얻는 수익은 카페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플로어 라이팅(조명), 스탠드도 한 달 후 추가로 비치될 예정이다. 작품마다 해설(소개자료)이 따로 없어 아쉽다고 말하자, 그는 “앞으로 노트북과 아이패드 등 전자기기를 마련해서 상품 구매 상담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기자는 회색빛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바' 형 테이블 자리에 앉았다. 카페 주위로 ‘구찌’ 등 명품 매장들이 둘러싸여 있어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테이블은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의 것보다 훨씬 면적이 넓었다. 이 역시 톰딕슨이 기획한 것인데, 그가 깔끔하고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추구해서 위에 아무것도 두지 말라고 카페 측에 요청했다고 한다.

이 카페의 음료는 플라스틱 컵에 담겨 나온다. 음료 배경으로 톰딕슨이 만든 조명 작품 '멜트'가 보인다. 사진=손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이 카페의 음료는 플라스틱 컵에 담겨 나온다. 음료 배경으로 톰딕슨이 만든 조명 작품 '멜트'가 보인다. 사진=손민지 기자


메뉴판은 계산대 앞에 딱 하나가 펼쳐져 있었다. 커피 외에도 칵테일, 감자‧고구마 튀김, 샌드위치가 있었는데 금액은 판매 예술품만큼이나 높은 편이었다. 명품 매장과 전시품을 관람하는 비용이 포함된 듯했다. 기자는 각각 금‧은색 별 표시가 붙은 ‘플랫화이트’(7000원)와 ‘로열 블랙 밀크티’(8000원)를 하나씩 주문했다.

음료는 일회용 투명 플라스틱 컵에 담겨 나왔다. 톰딕슨이 직접 만든 커피잔이 아니라 실망했다. 플랫화이트는 쓴맛이 강했고 부드러운 정도는 평이했다. 밀크티는 홍차 음료인 ‘데자와’와 흡사했다.

부엌을 유심히 보니 커피 머신이 있었다. 미리 뽑아둔 에스프레소가 여러 잔 보였다. 서빙의 효율성을 위해 직접 추출 대신 기계를 이용하긴 해도, 원두는 최고급을 쓰고 있다고 직원은 설명했다.

다소 실망스러운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이 카페에 고객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호기심에 방문했다는 주부 이 모 씨(55세‧여)는 “쇼핑을 하다 보면 쉴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마침 이렇게 고급스럽고 구경거리가 있는 휴게 공간이 생겨서 좋다. 값이 비싸다는 단점은 있지만,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