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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미디어 사업에 눈 돌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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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미디어 사업에 눈 돌리는 이유?

백화점·면세·뷰티 등 B2C 사업 발전시킬 신사업 필요
작년 20여 개 매장과 디자인 인력, 온라인 플랫폼 확보
신세계 정유경 vs CJ 이미경 ‘유통여왕’ 대결 성사 '주목'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49)이 기존 B2C 사업과 연관지을 수 있는 미디어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49)이 기존 B2C 사업과 연관지을 수 있는 미디어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이 미디어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총괄 사장 정유경)은 백화점·면세·뷰티 등 B2C 사업을 발전시킬 미디어 사업 발굴을 논의 중이다.

이번 사업 진출 추진은 신세계그룹이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브랜드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20~30대 젊은 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금융업계에서 나도는 ‘영화·드라마 제작사 인수 건’은 ‘설’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정유경 매직’, 이번에도 먹힐까?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은 신세계그룹의 굵직한 변화를 이뤄낸 장본인이다. 그녀는 2015년 12월 백화점 총괄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백화점과 면세점, 화장품, 홈퍼니싱 등 사업 부문에서 성공적인 독자 경영을 이뤄나가고 있다.

그녀가 2017년 신세계백화점 본사를 강남으로 이전한 이후 3년 만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단일 점포 최초로 연 매출 2조 원 돌파 기록을 세웠다. 면세점 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의 경우, 올해 2분기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지난해 2분기 대비 59.6% 감소)했지만, 하반기 인천공항 임대료 협의를 앞두고 있어 3분기 매출 반등이 기대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화장품 사업)은 2017년 영업이익 57억 원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6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주력 사업 분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정 사장의 초기 업적으로 꼽히는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며 화장품 제조업을 접었다.

대신 브랜드 사업‧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정 사장은 지난달 14일 스위스 명품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 퍼펙션'을 인수하며 ‘국내 기업 최초 해외 명품 스킨케어 브랜드’라는 청사진을 실현했다.

그런가 하면 2018년 중견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하며 시작된 홈퍼니싱 사업은 정 사장의 투자로 꾸준히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투자금(약 200억 원)의 2배에 이르는 금액을 들여 20여 개 매장과 디자인 인력, 온라인 플랫폼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에 앞서 미디어 사업을 주도해온 이미경 CJ그룹 부회장(63). 사진=CJ그룹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에 앞서 미디어 사업을 주도해온 이미경 CJ그룹 부회장(63). 사진=CJ그룹


여기에 이번 미디어 사업이 추가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유통 여왕’ 라이벌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대결을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다.

이 부회장은 CJ그룹 내 경영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인물로 '제72회 칸영화제'에서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당시 약 5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누나로 지난 20년간 CJ그룹의 방송 등 미디어 부문 경영을 이끌고 있다. 2019년에는 CJ ENM의 지분 0.11%(2만 3571주, 현 지분가치 30억 원)를 확보했다.

유통업계 여성 핵심 리더로서 탁월한 디자인 감각과 혁신으로 '트렌디 신세계'를 주도해온 정 사장이 미디어 사업 마저 성공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신세계 정유경, 디자인호텔 근무 이력 갖춘 숨은 경영 능력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은 재계에서 철저한 '은둔형' 경영자로 꼽혀왔다. 그녀는 1972년생(쥐띠)으로 올해 49세이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여동생이다. 정 사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10.34%로,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18.22%)에 이어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녀는 서울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 비주얼 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 그래픽디자인과를 다녔다. 1996년 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로 그룹에 입사한 뒤에도 전공을 살려 호텔 객실의 디자인과 인테리어 일을 했다.

2003년부터는 조선호텔 프로젝트실장 상무를 맡고, 2005년부터는 베이커리사업 진출을 주도했다. 이후 2009년 12월, 신세계 부사장으로 해외 유명 쇼핑몰을 벤치마킹하고 샤넬, 에르메스 등의 고급 해외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등 사업 수완을 발휘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