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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시, 코로나 락 다운 장기화 후폭풍 도심에 쥐 대량 출몰…40cm가 넘는 거대한 개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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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시, 코로나 락 다운 장기화 후폭풍 도심에 쥐 대량 출몰…40cm가 넘는 거대한 개체까지

영국 런던 주민들이 코로나 사태로 인한 락 다운(도시 봉쇄) 장기화 후폭풍으로 급속하게 늘고 있는 쥐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런던 주민들이 코로나 사태로 인한 락 다운(도시 봉쇄) 장기화 후폭풍으로 급속하게 늘고 있는 쥐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 런던 템스강 남안의 지구 리치먼드. 동물구제업자 마이클 코츠씨는 조심스럽게 쥐를 찾아 쓰레기통을 점검하고 있었다. “저기에는 틀림없이 뭔가가 있다” 쓰레기가 넘치는 용기를 차면서 코츠 씨가 말한다. 그리고 “쥐들은 작은 생존 기계 같다. 버려진 식품이 있는 자리에는 반드시 돌아 =온다”고 말을 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락 다운(도시 봉쇄)가 길어지는 가운데, 런던 시내에서는 쥐가 눈에 띄기 쉬워지고 있다. 게다가 동물퇴치 업자들에 따르면 런던 중심부 번화가에서 많은 식당이나 사무실 빌딩이 사용되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자 쥐들은 먹이를 찾아 주거지로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가족이 집에서 지내고 식사도 집에서 해결하게 되자, 쓰레기가 늘어 쥐들이 교외의 주택지로 모이게 됐다는 것이다.

또 들새 ‘먹이 주기’가 뜰에 보금자리를 짓는 쥐를 끌어들이고 있다. 코츠 씨는 “정말 좋아하는 뱁새들에게 먹이를 주던 고령의 여성의 경우,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 오기까지, 아마 10~15마리의 쥐가 화단 주변에 굴을 파고 있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런던 동부의 에핑 포레스트 지역에 있는 동물 퇴치업자 폴 크레이든 씨는 더 나쁜 사태를 목격했다. 크레이든 씨가 구제한 곳은 가족이 애완용으로 기르던 토끼장으로 쥐가 구덩이를 파고 토끼를 먹이로 삼으려 했다고 한다. 크레이든 씨에 따르면 평소에는 쥐 구제 의뢰 전화가 일주일에 10통 정도였지만, 락 다운이 시작된 이후 20통을 훌쩍 넘기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동물 구제업체들로 구성된 영국 유해동물 구제협회(BPCA)에 따르면 회원들의 설치류 활동 보고는 2020년 봄 첫 번째 락 다운 때 51% 늘었고, 2차 락 다운이 시작된 11월에는 78% 늘었다고 한다. 올해 통계는 아직 작성되지 않았지만, 목격 정보가 갈수록 늘고 있어 많은 가구가 스스로 대처해야 할 공중위생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쥐 퇴치에 관한 한 런던시에 포괄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런던 시장실은 CNN의 취재에 대해 “이 문제에 관한 데이터의 수집은 시내의 32개 구가 각각 해야 할 일이며, 시로서 데이터의 수집은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치먼드 어폰템스구의 홍보담당자는 쥐에 관한 데이터 수집도, 유해동물 퇴치 서비스 제공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에 얼마나 많은 수의 쥐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민간 구제업체들의 조사에 따르면 2,000만 마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이며, 런던 인구 900만 명을 배 이상 웃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쥐는 번식 속도도 빠르다. 구제업체 ‘렌트 킬’의 조사에 따르면 번식기 한 쌍에서 1년에 약 1,250마리가 태어나기도 한다. 게다가 쥐의 대형화도 진행되고 있다. 크레이든 씨에 따르면 “요즘은 몸길이 40cm인 쥐를 잡는 일도 드물지 않아 덫의 강도를 높이고 약의 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한다.

런던 주민들도 한층 대담해진 쥐를 자주 본다. 동부 타워햄릿 구에 사는 젠 존슨 씨는 “내가 걷고 있는데 한 마리가 내 쪽으로 왔다”며 “다른 한 마리가 주택가를 지나는 것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4년 전부터 런던에 살고 있지만, 이런 상태는 본 적이 없다. 전에는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장소에도 출몰한다. 게다가 지금은 거대한 쥐가 있다”라고 불평을 토로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