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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으로 소통하는 시대 열린다…언어능력 상실자, 뇌 신호 컴퓨터에서 단어로 변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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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으로 소통하는 시대 열린다…언어능력 상실자, 뇌 신호 컴퓨터에서 단어로 변환 성공

남성 뇌의 언어 운동 영역에 설치된 전극이 컴퓨터 장치에 연결되어 있다. 일러스트레이션=UCSF이미지 확대보기
남성 뇌의 언어 운동 영역에 설치된 전극이 컴퓨터 장치에 연결되어 있다. 일러스트레이션=UCSF
언어능력을 상실한 사람도 말하는 시대가 열린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는 최근 뇌의 신호를 컴퓨터 화면에서 단어로 변환하는 실험적인 '언어 신경 임플란트'를 개발하고 실험에 성공했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의학 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따르면 이 기술은 머리로 생각만 해도 상대방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번 성과는 그 실현을 향한 첫 걸음인 셈이다.

또한 매년 수천 명의 사람들이 부상이나 질병으로 인해 말하는 능력을 잃어 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을 선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언어 신경 임플란트'의 한계는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BCI)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는 데 있다. BCI는 뇌에서 나오는 미세한 전기 신호를 발화 및 입력 컴퓨터 커서 작업 등 물리적 세계의 동작으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학술 연구자뿐만 아니라 미국 전기차 선도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페이스북 등 IT 기업이 관심을 갖고 BCI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후원한 페이스북은 자사의 블로그에 생각으로 문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몸에 부담이 적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CSF의 연구자들은 이 '언어 신경 임플란트'를 테스트하는 데 있어서 15년 전 심한 뇌졸중으로 인한 마비로 말하는 능력을 상실한 30대 남성의 협조를 받았다. 남성은 현재 캡을 씌운 포인터로 화면의 개별 문자를 탭하여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이 남성은 뇌의 표면에 수술로 작은 사각형의 전극 배열을 설치하는 데 동의했다.

테스트는 81주 동안 50회회 걸쳐 진행됐다. 배열된 전극에 컴퓨터를 연결하고 남성이 화면에 표시된 개별 단어를 관찰하고 그들을 소리내어 말하는 상상을 할 때의 뇌 활동을 기록했다. 논문에 따르면, 그 결과 남성이 말하는 단어를 47%의 확률로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다시 단어 예측 알고리즘과 통합할 경우, 그 정밀도는 76%로 향상됐다. 이번 연구에서 어휘는 50단어로 제한됐다. 초등학생이 구사하는 어휘가 수천 단어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표본이다.

UCSF의 신경 외과에서 논문의 선임 저자인 에디 장은 "마비로 말할 수 없는 사람의 뇌 활동에서 완전한 단어를 직접 해독하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뇌의 자연 발화기구를 이용하여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발화를 주관하는 뇌의 영역이, 말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후 수년이 지나도 계속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뇌의 활동에서 단순히 문자뿐만 아니라 전체 단어를 해독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훈련할 수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

물론 이 시스템의 오류율이 높고 제한된 어휘뿐만 아니라 상상한 단어를 인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훈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