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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샤오미, 미래 먹거리 '전기차' 집중…삼성전자에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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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샤오미, 미래 먹거리 '전기차' 집중…삼성전자에 호재?

완성차 생산 위한 대규모 투자…삼성전자, 車 부품 고객사 확보 총력
이미지센서·파운드리 경쟁 확대…車 디스플레이 기반 디지털 콕핏 등
애플 전기차 예상 이미지. 사진=맥루머스이미지 확대보기
애플 전기차 예상 이미지. 사진=맥루머스
스마트폰 업계에서 삼성전자의 경쟁상대인 애플, 샤오미가 신사업으로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전장 부품에 집중하는 삼성전자와는 다른 행보다.

전자업계와 미국 투자사 번스타인, 중국 증권일보 등에 따르면 애플은 2025년 이전에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현재 파트너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샤오미는 최근 전기차에 100억 위안(약 1조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샤오미 자동차'라는 이름으로 법인 등록도 마쳤다.

애플은 수년 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전기차 사업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하지 않는 애플의 특성 때문에 협력사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올해 초 애플은 현대자동차, 닛산 등과 전기차 생산 협업을 논의했으나 모두 결렬됐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 모두 애플의 하청업체가 되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파이낸셜타임즈는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을 거론하면서 ‘자동차계의 폭스콘’이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최근에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전기차 협력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디지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SK그룹 등 복수의 한국 관계자와 만났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협의가 목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일본에서는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와 만나 전기차 위탁 생산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체들은 애플의 전기차 위탁 생산에 거부감을 드러냈지만, 캐나다 마그나와 대만 폭스콘 등은 애플 전기차 생산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는 올해 7월 LG전자와 합작사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했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LG그룹 계열사에서 생산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디지털 콕핏, 조명 등 부품과 파워트레인의 시너지 효과가 큰 만큼 애플에게는 매력적인 회사일 수 있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 역시 애플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내년에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세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올해 5월 폭스콘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의 전기차를 우선 만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업계에서는 애플이 2025년 안에 전기차를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2030년까지 1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이를 발판 삼아 매출 성장률을 2배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샤오미는 지난 1일 '샤오미 자동차'라는 이름의 자동차 법인을 설립했다. 법인 대표는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 회장이 직접 맡는다. 레이 회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전기차에 총 100억 달러(11조 6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차 투자금액으로 법인 설립을 위한 자본금 100억 위안(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앞서 샤오미는 지난달 중국 자율주행 기술업체인 딥모션테크를 인수하고 전기차 관련 조직을 확대했다.

또 지난달 중국 주요 매체들은 중국 헝다그룹이 전기차 계열사인 헝다신능원 자동차 매각을 위해 샤오미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기준 헝다신능원의 시가총액은 125억 달러(약 14조 7000억원)다. 샤오미는 선전시 정부 산하 투자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헝다신능원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발판으로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현재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 상하이GM우링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폭스바겐, 벤츠, 현대기아차,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상하이자동차, 창안차 등 중국 자동차 기업의 경쟁하고 있다.

한편 애플과 샤오미가 전기차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면서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완성차 시장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대신 차량용 부품을 선보이면서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하만은 올해 초에는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사바리를 인수했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2017년에 인수한 전장기업이다. 하만이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미래차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만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 420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올해 7월에는 삼성전자에서 차량용 이미지센서인 '아이소셀 오토 4AC'를 출시했다. '아이소셀 오토 4AC'는 픽셀 120만개를 3.7분의 1인치 옵티컬 포맷에 탑재한 제품으로, 차 안에서 외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후방카메라에 탑재된다.

부품에 집중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애플과 샤오미의 완성차 시장 진출이 호재일 수 있다. 부품업계 고객사 확보 경쟁이 거센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애플과 샤오미를 고객사로 확보하기 유리한 위치에 있다. 우선 전장사업을 책임지는 하만이 미국에 있고 그동안 아이폰 디스플레이 협업도 지속해왔다.

샤오미 역시 삼성전자와 이미지센서 개발을 함께 해왔으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삼성전자의 1억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미믹스4 등에 탑재했다. 또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1'도 공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삼성전자의 부품 계열사인 삼성SDI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5.4%를 차지하며 점유율 5위를 지키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점유율 경쟁도 거세진 만큼 삼성SDI 역시 고객사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